교양 불모지 한국해양대학교
교양 불모지 한국해양대학교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0.10.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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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학점조차 적어

 `필수과목을 선택하고 나면 남는 학점이 거의 없어요'
 공과대학이나 해사대학 학생들이 교양과목을 선택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실제로 해사대학 기관시스템공학부와 해양경찰학과, 해양과학기술대학의 에너지자원공학과, 공과대학의 IT공학부, 전자통신공학과, 나노반도체공학과는 기초선택 과목에 할당된 학점이 없다. 기관시스템공학부는 일반선택교과물에 할당된 학점도 없어 기관시스템공학부 학생들이 4년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교양과목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해 그와 관련된 학문을 습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과연 대학이 전문지식함양만을 목적으로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교양과목을 통해 학생들의 인간적 품성과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전공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 지식을 갖춤으로써 사회에서 두드러진 안목을 가진 인재를 키워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대학은 교양과목의 불모지라고 할 만큼 교양과목의 종류 및 교양과목에 할당된 학점이 턱없이 부족하다.

 해사대학의 경우 해기품질인증제 때문에 108학점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고 공과대학의 경우 공학인증 때문에 교양과목에 할당할 수 있는 학점이 그리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 교양과목 문제의 시발점은 교양과정부를 없애면서 시작되었다. 모든 교양과목에 대한 일을 총괄하던 교양과정부를 없애고 나서 교양과목에 대한 권한이 각 단대로 분산된 것이다. 이후로 각 단대에서는 교양과목 대신 전공과목에 더 많은 학점을 할애하게 되면서 현재와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교양과목의 부족에 대해서 학사과 정현식씨는 "교양과정부가 없어지고부터 교양관련 일들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한계가 생긴 것 같다"며 생각을 말했다. 또한 "인성교육 같은 경우는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시 가산점으로 작용 하는데 이러한 교양과목개설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또 교양과목 문제에 대해 동아시아학과 김정하 교수는 "교양이란 무엇이며 시대에 맞는 교양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데, 학문의 분류체계를 넘나드는 교육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교양의 근본적 의미에 대해 말했다. 또한 김교수는"학생들의 태도가 중요한데 현재 학생들의 태도는 교양과목은 학점을 따는데 보충적인 과목일 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고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지며 학생들의 의지가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우리대학은 필요한 전공만 배우는 전문대학이 아닌 종합대학이다. 종합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진정으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양시스템이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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