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 어학연수 재충전의 시간되어
호주 여행, 어학연수 재충전의 시간되어
  • 박세정 객원기자
  • 승인 2010.10.08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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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한번은 자유롭게 떠나보자

7개월 동안 시드니에서만 살았던 나는 처음으로 시드니가 아닌 도시로 간다는 설렘을 안고 호주 여행을 시작했다. 이 여행의 목표를 세워야겠다고 다짐했었지만 큰 목표보다 "캥거루나 코알라는 보고 오자!"라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기로 했다. 호주 여행을 시작하려던 때는 크리스마스시즌을 한 주 앞둔 성수기였다. 미리부터 항공기를 예약하였어야 했지만 캠브리지 시험으로 그럴 여유가 없던 나는 시험이 끝나고 항공편을 알아보았다. 비행기 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라있었지만 〈그레이 하운드〉라는 버스보다 비행기가 조금은 저렴했다. 여기서 왜 하필 비행기를 타느냐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호주는 우리나라의 35배 되는 면적을 가진 엄청 큰 나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도시를 이동한다.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차를 이용한 지인에 말에 따르면 침대칸도 구비되지 않고 의자도 딱딱해 정말 고역이었다고 말을 들었다. 난 `너무 큰 나라는 안좋아'라고 생각하며 비행기를 타고 골드코스트로 향했다.


 

골드코스트(Gold Coast)란 이름만 들어도 무언가 굉장할 것 같던 그곳은 공항에서부터 시티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냥 평범한 곳으로 느껴졌다. 갑자기 시티에 들어서자 시드니에서 보다 더 호화로운 고층 건물들이 밀집 되어 있었다. 그 중심에 있는 "Sufer's Paradise" 해변은 각 국에서 온 서퍼들이 새벽이면 떠오르는 태양아래 파도를 타는 진풍경이 연출 되는 곳이다. 더군다나 서퍼들은 하나같이 멋진 근육에 그을린 피부를 자랑하는 몸짱들이 아니겠는가? 형형 색깔의 비키니를 입은 멋진 아가씨들은 해변의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태닝을 즐기고 있던 내가 상상만 하던 외국의 해변가의 모습이었다.


 세번째로 간 곳은 멜번(Melbourne)이었다. 멜번은 호주의 2대도시로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이자 영국풍의 귀족스러운 멋을 간직한 도시였다. 새벽에 멜번 공항에 도착한 나는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공항에서 두시간 가량 눈을 붙이고 시티로 향했다. 가장 와보고 싶었던 도시였기에 피로감으로 잠이 몰려왔지만 기대감에 부풀어 시티에 도착했다. 동이 트던 멜버른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멋졌다. 사람들이 한명씩 두명씩 여러명씩 늘어나더니 갑자기 분주해지던 도시, 발 딛고 고개 돌리는 곳곳마다 고풍스런 건물이 있던 도시였다. 큰 대로를 따라 다니는 트램(Tram)은 마치 유럽의 한 중심에 서있던 기분을 만끽하는데 톡톡히 한몫을 차지했다.


 멜번은 주요 관광거점이 많다. 첫 번째로 간 곳은 필립아일랜드라고 세상에 가장 작은 펭귄을 볼 수 있었다. 삼십 센티미터 가량 되던 펭귄이 줄지어 해변을 거닐던 모습을 사람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촬영이 금지 되어 있는 곳이었기에 멋진 장면을 간직하려 카메라는 들이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아마 `한국이었다면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댔을 지도 몰라'라며 내심 생각하게 되던 시간이었다. 환경을 지킬 줄 알고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 호주가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을 돌아다니면 정말 놀라운 광경과 사람들을 마주하곤 한다. 더위와 추위와 인내와 고통을 참고 이겨낼 수 있었던 동행의 의미를 새로 알게 되거나, 길 위에서 만난 처음 본 외국친구들과 10년지기 친구처럼 느낄 수 있는 기분을 만끽하기도 한다. 돌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엄청나게 흔들려 죽을 고비를 눈앞에 두거나, 갑자기 내 눈앞에 코알라가 지나가고 내 어깨위에 새들이 앉는 경험을 하면서 추억 할 수 있는 기억들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여행의 참 재미가 아니 었을까?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식견을 넓힐 수 있다고들 하지만 내가 호주 여행을 통해서 배운 것은 호주보다 우리나라를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이다.
 자신과 자신의 조국을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자가 진정 외국의 미(美)를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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