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마지막 이야기-호주 생활을 정리하며
6. 마지막 이야기-호주 생활을 정리하며
  • 박세정 객원기자
  • 승인 2010.11.0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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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Gotta Feeling!
▲호주 허버브릿지 앞에서 나의 모습
 호주에서 떠나오던 날을 돌이켜 보면 왠지 모르게 설레였고 다시 오지 못할 것만 같다는 생각에 슬퍼지던 순간 이었다. 지금 역시 연재의 마지막을 장식하려하니 가슴 뭉클함에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호주의 첫발을 내딛던 순간부터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던 순간까지 다이나믹 자체였던 호주의 한 귀퉁이에서 나는 잠시 회상에 젖었다. `무엇을 얻고자 했으며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어떻게 시작했던 일이고 어떻게 마무리 했는지' 광활한 우주에 한 공간에 던져진 순간에 내가 다짐했던 건 `이 우주보다 더 큰 꿈을 꿔서 오겠다' 였다. 꿈이 뭔지도 모르고 철없던 대학시절을 학점 채우기에, 스펙 채우기에 급급하게 보냈던 것에 보상을 해주고 싶었고 젊음이란 선물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 자신감과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혼자만의 생활에 매일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심도 기를 수 있었다.

 영어를 배우며 누군가에게 도움 받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내가 누군가를 도와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알게 되었다. 사람에게 의지하기도 했고 당분간은 볼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을 함께 극복하게 하는 것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의 눈과 귀와 뺨을 어루만지는 자연이 있었다. 힘이 들때면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다가왔고 파도의 가슴 시원한 소리는 내 친구가 되기도 하였다.

 하루하루 여행하듯, 공부하듯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문화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웃음 꽃을 피워나가는 모든 일들이 내겐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나에게 도움만 주기만 했던 변호사 친구에게 난 언젠가 물은 적이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친절하니?" 그 친구가 대답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항상 진심을 다하려고 해, 언제 어디선가 그들을 다시 만날지 모르는 거니까!" 그 친구에게서 들은 이 말은 지금 나의 가치관이 되었다.

 같이 살던 태국 친구는 말했다. "한국인들은 참 열심히 사는 것 같아. 근데 왜 그렇게 사는거야? 행복하게 즐기면서 살고 있기는 한거야?" 이 친구 말에 나는 평생 간직할 인생의 모토를 정하게 되었다.

 학원에서 특이한 행동으로 언제나 주목받던 일본 친구는 한국에 돌아가서 감당해야할 취업 걱정하는 내게 말했다. "세라, 모든 것을 경험해 봐야해, 그래야 니가 잘하는게 뭔지 아는거야. 넓게 보고 넓게 생각해야해! 다 잘될거야. Should be O.K.?" 이후 내 생활신조는 Should be O.K.가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너 참 팔랑귀구나'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배운건 그들의 인생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었고 서로 부족했던 영어실력에도 느낄 수 있었던 가슴 따뜻한 사랑의 언어였다.
▲호주 맨리비치 앞에서 나의 모습

 나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호주로 간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랑의 언어를 배우고 있었다. 인생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 호주 어학연수를 통해서 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내게 호주라는 선택이 오게 된다면 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주저하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호주에서 배운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어기는 약속 일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권한다! 호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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