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배움의 의미를 찾아서
진정한 배움의 의미를 찾아서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02.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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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 얼간이들(3 idiots)'

 

코미디,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160분 인도 감독 : 라지쿠마르 히라니 출연 : 아미르 칸, 카리나 카푸르, 마드하반, 셔먼 조쉬

 

 '임페리얼 공과대학’은 영화 속 최고의 명문대이다. 마치 과거 우리나라가 법관이 되는 것을 최고라 여겼던 것처럼 영화 속 인도의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공학자가 될 것을 강요한다. 임페리얼 공대의 입학식날 총장은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경쟁하거나 죽거나…인생은 레이스다. 빨리달리지않으면 짓밟힐 것이다”

 이런 경쟁의식 충만하고 권위적인 교수들 틈에서 학생들은‘성적과 취업’을 위해 몸부림친다. 시험 전날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내리기 위해 포르노 잡지를 돌리기도 하고, 공학자가 되기를 바라는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숙사 방에서 목을 메달기도 한다. 이 같은 관습에 도전하는‘얼간이’들이 있다. 파르한, 라주 그리고 란초이다. 그 중 란초가 가장 자유롭다. 다른 학생들은 그저 교수들의 지시만 따르는 로봇이었지만 란초는 기계가 아닌 유일한 학생이다. 그는 마음을 속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알 이즈 웰”이라 외치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란초는 단지 취업과 성공만을 위한 배움이있는 학교에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여기 자칭교수가 있습니다. 자기가 능력 있는 교수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죠”라는 교수들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란초는 학교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임페리얼공대는 바뀌지 않는다. ‘암기의 종결자’였던 모범생 카투르는(그의 행복은 둘째치고라도) 좋은 직장에 취직해 많은 돈을 벌어 좋은집과 좋은차를 산다. 그렇다고 전혀 바뀐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집안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떠안은 채 숨죽여 살아가고 있던 파르한과 라주에게‘진정한 배움’에 대해 깨닫게 했고, 총장의 딸을 도와준 사건을 통해 총장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인도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영화의 상황은 마치 취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분명 세 얼간이들의 행동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영화 특성상의 과장된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란초의 말처럼 대학생 개개인이 취업과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진정한 배움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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