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해를 맞아 대학가 물가도 껑충
토끼해를 맞아 대학가 물가도 껑충
  • 박지선 기자
  • 승인 2011.02.28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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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으로 학생들의 재정적인 부담 커져

군대를 제대 후 복학하기로 한 해양(가명)군은 대학주변이 예년과 많이 달라진 환경에 돌아온 첫 날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허름한 지붕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새롭게 들어선 신축건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신축건물이 아니더라도 리모델링을 통해 값싼 방들도 고급스러운 원룸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가격이 급등했다. 해양군은 주머니 사정상 저렴한 방을 찾아 해맸지만 대부분 세탁기, 냉장고, 화장실, 에어컨이 갖춰진 고급형이여서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해양군이 놀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즐겨먹었던 짜장면을 주문했다가 돈을 더 달라는 배달원의 말에 물가상승을 한번 더 실감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아르바이트자리부터 구해야겠다고 결심하는 해양군의 한숨소리만 커져간다.

기숙사 vs 원룸  3배의 가격차

해양군과 비슷한 처지의 해양대 학생들은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해양대 주변의 하숙집과 원룸 가격은 대부분 약 3~40만원 선이며 이보다 저렴한 방이 있다 한들 열악한 수준인 경우가 많다. 예전의 값싼 자취방들도 하나 둘 리모델링을 시작하게 되면서 고급형 원룸으로 탈바꿈하고 신축건물이 새롭게 등장하여 보증금1,000만원을 웃도는 곳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의 한학기 납입금액인 약 90만원 중 관리비만 333,000원(나머지금액은 식비)인 것에 비하면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에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등을 더한다면 자취 및 하숙하는 학생들의 생활비는 더욱 큰 부담이다.


얼마 전 방을 구하러 다녔다는 남건우(국제통상학과∙10)학생은 “찾고자 하는 가격의 방을 찾기가 힘들어 하리에서 중리까지 알아봐야 했다”며“학교홈페이지 게시판 중 주거란에 있는 정보는 대부분 사진과 설명이 제대로 있지 않아 방을 구하려면 일일이 발품을 팔아 알아볼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들어 자취생활 2년으로 접어드는 허진영(데이터정보학과∙06)학생은“자취를 하다보면 생활비가 많이 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말에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공부에만 전념할 수 없는 세대’라고 덧붙였다.


물가는 오르지만 학생 기대수준도 올라 학내 식당은 대처에 골몰

물가가 상승하면서 대학가 식당 밥값도 일제히 올랐다. 3천원 대 음식메뉴는 찾아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메뉴들도 500원에서 1,000원이 오른 가격이다. 올해 들어 각 식당가마다 오른 가격을 표시하기 위해 메뉴판을 새로 달거나 가격표를 없애는 추세이다.

학교 앞 식당가중, ㄱ 식당 사장 ㅂ씨는“고기와 야채 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가격이 올랐어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려 하다보니 음식 값을 인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가격인상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학생들의 사정을 생각해 약 10%정도 올리는 정도인데 세금내고 카드수수료 부담해주면 남는 게 없어 요샌 밤에 잠이 잘 안온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대학 후생복지관 2층, 3층에 위치한 학생식당의 음식가격은 대개 2천원에서 3천원선이다. 물가가 급등한 반면 교내식당의 음식가격은 예전과 변함 없다. 이에 대해 복지조합 강성훈씨는“배추 가격만 해도 상당히 올랐으며 재료비, 인건비, 비용 등 원가만 2,400원이다”며“학생1인당 400원을 내주는 격이여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셈이다”라고 말했다.

교내식당운영은 학생복지에 해당되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작년과 재작년의 식단이 바뀌었으며 현재는 편의점, 카페, 스넥코너로 이윤을 내거나 대학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강성훈씨는“작년에 비해 교내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의 3분의 1이 감소했다”며“예전에는 싸고 양이 많은 것을 우선시 했지만 지금은 맛있고 질 좋은 것을 더 선호하는 학생들의 인식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2,000원대의 저렴한 식사를 하기위해 2층, 3층의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의 수보다 5층 교직원식당에서 3,500원대의 식사를 하는 학생의 수가 더 증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성훈 복지조합 직원은“차후책으로 일품식을 만드는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계속 노력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공공적인 교육지원과 제도적 감시가 뒷받침 되어야

대학생들이 부담해야하는 대학가 물가의 경감을 위해 어떠한 방안과 대책이 있는지에 관해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교수는“기숙사를 더 짓는 등의 학교복지시설 강화가 필요하다”며“학생들이 식당에서 저렴하고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제무역경제학부 나호수 교수는“국가가 대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인 것을 알고,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며“값싸고 질 좋은 교육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므로 대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믿음
주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그 예로 전국적으로 기숙사 규모를 확충할 수 있도록 국가의 재정지원과 학자금 대출이자 경감 및 졸업 5~6년 뒤 갚을 수 있는 융자제도 마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측의 사업으로는“공영으로 학교식당을 운영하여 값싸고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해야한다”며“대학가 주변 원룸의 가격을 폭리로 올리는 경우가 있어, 대학가 주변에도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저렴하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홍보하고 계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학내 매점에서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책을 공동구매하여 출판사로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근로 장학금을 학교등록금 뿐만 아니라 발전기금으로 예산을 확보하여 대폭 확대하고 영도 앞 지하철역까지 다니는 버스를 오후 10시에서 11시에 무료로 운행하여 학생들이 늦게까지도 맘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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