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연극을위해
소통’하는연극을위해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03.17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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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창작 네트워크 '현과 율 사이'

 꽤 많은 작가들이 주관적 관념을 배설하고 연출은 자기만족을 위해 자위한다. 또 배우는 무대서기 욕구충족을 위해 그저 대사를 외워 뱉는다. 기획은 시장에 내다 팔 상품으로 연극을 취급하고 관객은 스트레스 해소용 볼거리로 연극을 대한다. 우리사회가 연극을 대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동의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극 창작 네트워크 ‘현과 율 사이’의 이성민, 전상미, 박정아, 이아름, 전지은, 다섯명의 연극인들 이다. 이들은 이런 연극의 현실 속에서 연극인에게 필요한 연구 및 훈련, 인문사회학적 소양이 중요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극복하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연극 ‘집, 침대 그리고 여자’를 준비 중이다.


돈이 되지 않는 연극
‘현과 율 사이’에서는 다소 무거운 연극을 한다. 전체 예술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문화의 대부분은 가벼운 쪽으로 끌려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누구나 하는 가벼운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한다. 이번 연극‘집, 침대 그리고 여자’에서는 서사극의 양식에 여성이라는 소재를 잡았다. 여성이란 소재로 돈이 되게 연극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여성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연극을 통해 직접 보여줌으로써 무엇이 불편부당한지 관객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알고있다.


당신들은 바보입니다
이성민 연출“관객이 자각할 수 있는 연극을 할 것”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짜깁기해서 내는 레포트, 획일화 된 문화. 이들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은 우리사회의 교육구조가‘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과 율 사이가 연극을 하는 이유도 이거다. 우리는 관객이 바보면 “당신들은 바보다”라고 집어주는 연극을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여성의 문제를 다룬 연극을 보기 전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관객이 연극을 보고 난 후 자신의 문제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연극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세상에 대한 발언이다. 단순한 상품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다. 생각할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하고 재미도 있어야 한다. 물론 소통도 중요하다. 그런 연극을‘찾아다니는’관객의 자세도 중요하다. 연극을 감상하는 데 따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생각할 수 있는 연극을 찾고, 몰랐던 사실을 자연스레 느끼면된다.


이 작은 네트워크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런 작은 소리들이 있어야 큰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현과 율 사이’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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