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 과연 안전할까?
당신의 집, 과연 안전할까?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05.2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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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자취촌 안전문제, 구체적 대안 마련돼야

 

 

▲ 우리대학 주변 자취방은 골목이 많은 주택가에 밀집되어있다

 

 

우리대학 환경생명과학부에 재학 중인 A양은 우리대학 자취촌이 밀집되어있는 하리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A양에게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 소식을 듣고 곧장 집에 갔더니 아침에 잠그고 나갔던 문이 열려있었다. 집안은 여기저기 어지럽혀 있었고 창살도 뜯겨있었다. 살펴봤더니 노트북과 목걸이, 돈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 집주인 아주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도착했다. 피해는 A양의 집뿐만이 아니었다. A양이 살고 있는 원룸 1층에 있는 세 집이 모두 이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 A양의 옆집은 화장실 창문을 뜯은 흔적도 보였다. A양은 놀란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A양이 살고 있는 원룸은 곰팡이가 잘 생겨서 평소 창문을 열어놓는다. 다행히도 원룸의 창문에는 창살이 있었고 이점 때문에 A양은 마음 놓고 창문을 열어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겪은 후 A양은 밤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집에 아무도 없었을 때, 단순히 물건만 사라진 절도사건이었기에 이번일은 무사히 넘어갔지만 앞으로 더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혼자 사는 곳이라 더욱 그랬다. 요즘 A양은 방이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생겨도 창문을 꼭꼭 닫고 지낸다.


우리대학 자취촌에서 절도사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창현(해양행정학과∙11)학생은 입학한지 불과 하루밖에 되지 않은 3월 3일, 자취방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수업을 마치고 자취방에 돌아와 쉬고 있던 중 노크 소리가 들렸고 별 생각 없이 문을 열었더니 인상 좋은 남자 두 명이“잠깐만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라며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방에 들어오더니 갑자기 “예수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다 예언하셨습니다. 조금있으면 물고기 떼가 죽기 시작하고 백두산이 폭발할 것입니다”라며 성경책과 갖가지 사진들을 펼쳐 한 시간 가량을 설명했다. 마지막에는 최후의 만찬 사진을 보여주며 가지고 온 포도주스와 떡을 먹으면 앞으로 일어날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권했다. 그들이 주는 주스와 떡조차 믿을 수 없었던 창현군은 사양했지만 멈출 줄 모르고 자꾸 설득하는 그들 때문에 난처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창현군은 겨우 그들을 돌려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 이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에게 했더니 우리대학 인근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가 이런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실제로 우리대학 인근 자취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A양과 창현군의 사례처럼 창살을 뜯고 침입하거나 잠깐 이야기를 하자며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은 상황은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 가능케 한다. 또한 우리대학 자취촌의 경우 대부분 외진 골목에 밀집되어 있는데다 매우 좁은 골목의 경우 가로등 설치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동삼 1,2,3동의 5대 범죄 발생건수는 총 510건으로 살인미수 1건, 강간 30건, 강도 0건, 절도 236건, 폭력 243건 이었다. 이런 실정에도 CCTV는 동삼동 전체를 통틀어 15대에 불과하다. 하리가 위치해있는 동삼 2동에는 선암사, 태종대 초등학교, 태종대 공원입구, 해령슈퍼 앞 이렇게 4대의 CCTV가 설치되어있다.


자취촌 안전은 모든 대학의 문제
실제로 대학가 자취촌의 치안문제는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신림동 자취촌의 경우 여자 혼자사는 집 문 앞에 a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으며 이밖에도 성균관대 자취촌 에서는 자취방 몰카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학 자취촌의 특성상 대부분 집안에 학생들이 혼자 거주하고 있어 범죄자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원룸의 공동현관에 번호키를 설치하고 있는 추세지만 배달 등의 이유로 외부인이 번호키의 비밀번호를 알게 되어 설치가 무색할 정도다. 우리대학 인근 자취촌에는 주택이 많아 이마저도 불가한 상태다.


대안은 없나?
실질적으로 가로등이나 CCTV를 많이 설치하고 순찰을 자주 다닌다고 해도 대학가 자취촌은 특성상 ‘마음만 먹으면’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 동삼지구대 우방식 경사는“해양대 자취촌이 몰려있는 동삼2동 같은 경우 치안강화구역, 성범죄 특별지역으로 규정해 특별 관리를 하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파출소를 지구대로 통합하는 등의 인력감축으로 순찰 횟수가 줄고 자율방범차원에서 홍보물도 제작하지만 당사자들이 조심하는 것 이외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범죄 같은 경우 신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지구대에도 전담 여경을 배치하고 있고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위해서라도 피해자들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런 현실에 맞서 대구대학교에서는 조금 특별한 치안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학생들이 자율방범대‘피스메이커’를 형성한 것이다. 피스메이커는 60여명의 대원들이 4~5명으로 조를 짜서 자율적으로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2007년부터 경산경찰서 진량 지구대 소속 자율방범대로 정식 등록되어 사회봉사 1학점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대학에는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유학을 온 학생들이 많다. 기숙사 또한 수용인원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교 인근의 하리나 중리에서 자취를 한다. 이런 특성이 있음에도 우리대학에서는 현재 자취학생들의 인원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우리대학만의 구체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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