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은 누가 해주죠?
고민상담은 누가 해주죠?
  • 박지선 기자
  • 승인 2011.05.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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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고민 다루는 상담센터 부재, 현재 설립 추진 중

평소‘내성적’인 해양(가명)군은 새내기로 입학하여 친구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해 대학생활을 주로 혼자  보내곤 했다. 혼자 식사하고, 공부하는 등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해양군은 결국 진정한 대학 친구를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

▲ 올해 새로 생긴 종합인력개발원의 잡영플라자에서 취업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해양군은 고되고 힘들지만 돈을 급히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돈을 번다는 기쁨도 잠시 자신이 일하는 동안 스펙 쌓기 등으로 바쁜 동기들을 보고 나니 해양군도 서둘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고 언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 자신이 밉고 나약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자신의 심정을 이해하고 들어줄 이가 곁에 아무도 없다는 데 외롭고 쓸쓸하다. 용기 내어 고민 상담을 받아 보려 했으나 우리대학 상담실이 없다는 데에 해양군의 처진 어깨가 더욱 무겁기만 하다.

최근 들어 고민 상담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더욱 늘고 있다. 무한 경쟁시대 속에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대학생활 부적응에서 오는 스트레스, 우울증, 학업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카이스트 (KAIST) 사태의 여파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각 대학별로 고민 상담을 위해 상담센터를 찾는 내담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서울대에서는 학생상담을 담당하는 대학생활문화원의 상담건수가 지난해 9% 가까이 증가했고 2008년 3월부터 실시한 24시간 상담전화인 스누콜 (SNU Call)이용도 매년 늘어 지난해 전화로 상담이 1407건이 들어왔다. 건국대 학생상담 센터는 상담건수가 지난해 2배 가까이 증가 했고 세종대 학생생활상담소도 지난해 이용률이 26%가 증가했다.

▲ 후생복지관 1층에 위치한 학생종합민원실은 휴학, 복학, 학생증 발급과 같은 민원실 기능만 하고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상담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건국대 학생상담센터는 이번 학기부터 시간이 없어 찾아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간 상담을 신설하여 매주 목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성균관대는 오는 6월 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스트레스요인과 반응 이해하기, 감정 다스리기, 생산적 대처법 학습 등으로 구성된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 인터넷 중독 등에 관한 온라인 자가 진단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또한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연 20회 이상의 위기상담 교육을 실시하여, 자살 예방 교육과 정신건강 캠페인 등을 운영한다. 지난 3월에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대학 생활 적응지원 워크샵’을 실시했다. 이 날에는‘내게 맞는 시간 및 스트레스 관리’,‘ 대학에서의 학습법’, ‘대학에서의 대인관계’등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었다.
반면 우리대학은 현재 대학생활의 고민을 위한 상담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김근석(국제통상학과∙10)학생은“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센터가 필요하다”며“주위에 고민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는데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능력과 지식이 부족하여 친구로서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생활 빠른 적응위해
대학 상담실 기능 필요성 느껴


우리대학의 과거를 돌아보면 처음부터 상담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우리대학에 있었던 상담실은‘학생생활연구소’라는 명칭으로,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반정보를 조사하고, 직접 학생들의 상담을 담당했었다. 이곳의 목적은 대학생활 전반에서 야기될 수 있는 개인적, 집단적 문제를 해결하고 원만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었다. 이곳에서는 주요 활동으로 신입생 기초조사 및 성격진단 검사를 비롯해 대학생활 및 진로에 관한 상담지도가 이뤄졌다.


이공간은 2002년에‘학생종합민원실’로 명칭이 바뀌면서 학업∙진로∙개인 문제 등 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학생상담실 역할을 했다. 운영방침은 더욱 세분화 되어 개인상담, 집단상담, 성문화상담, 사이버상담, 인성
검사 및 적성검사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2004년이 되자 학생들의 개인 상담기능이 제외됐다. 학생종합민원실의 상담기능이 분리∙독립되어 각종 민원수요를 원스톱시스템으로 신속하게 충족시키고자 민원실로서의 기능만 하게 된 것이다. 이전의 상담기능은 취업정보실에서 취업상담과 진로지도, 취업정보제공 등 취업에 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이에 대해 후생복지관 이상현 팀장은 “당시 상담실에서의 실적이 거의 없었고 그때의 상황에 따라 변경되었을 것이다”며“당시만 해도 취업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입학경쟁률과 취업률에 치중되다 보니 학내 생활에는 소홀해 졌다”고 답했다.


현재 대학생활에 관해 전반적인 상담을 해주는 곳이 없는 상황에 대해 이상현 팀장은 “상담센터 운영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적응을 잘하기 위해 상담실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서“카이스트 사태로 더욱 빨리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 추진 중인 상담실 운영에 대해 이상현팀장은“예전과 달리 전문상담원을 상임으로 배치하여 요일과 관계없이 개인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며“공간조정과 소요되는 비용에 따라 설립하는 데 시간이 소모되어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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