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해송처럼 묵묵히 일하는 조경팀
늘 푸른 해송처럼 묵묵히 일하는 조경팀
  • 유경태 기자
  • 승인 2011.06.2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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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곳저곳에 그들의 손길이 묻어나다

  따뜻한 햇살 비추는 오후에 캠퍼스를 거닐다 잠시 잔디밭 밴치에 몸을 기대본다. 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니 잔디밭에 토끼풀들이 봄바람에 산들산들 흔들거린다. 갓가지 나무위에는 햇살을 쬐며 참새들이 지저귀는 모습들도 보인다. 푸른 하늘아래 초록빛 옷을 입은 나무와 풀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우리대학 캠퍼스안에 나무와 꽃들은 비와 햇살만으로 건강하게 자라 날 수 없다. 우리대학 조경팀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있기에 학생들이 아름다운 캠퍼스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해양대의 나무와 꽃을 돌보시는 임남섭(52), 노재문(54), 장성우(49)씨가 바로 이번 동행의 주인공들이다.

방파제 둑방옆에서 갈대를 제거하시는 모습

  요즘 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 잠시 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캠퍼스에 “앵~”하며 모터 돌아가는 소리나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기자가 찾아간 날 노재문씨와 장성우씨는 오전 내내 방파제옆 둑방에서 제초작업을 하며 쉴 새 없이 예초기를 돌렸다. 제초작업으로 한창 바쁜 노재문(52)씨를 찾아가 동행을 부탁했다. “우리 조경팀보다 다른 현장 직원 분들이 더 고생하시는데 다른 분들을 취재를 해야지”라고 웃으면서 면박 아닌 면박을 주었다. 노재문씨와 16년간 현장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장성우(49)씨는 “오늘 우리와 동행해봤자 제초작업말고는 취재할 것도 없을텐데”라고 말하며 분주히 예초기로 방파제 옆 둑방에서 잡초를 제거한다. 시간이 꽤 흐르고 제초작업이 마무리 될 갈 무렵 어느 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노재문(좌)와 장상우씨(우)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경운기

  예초기를 경운기 뒤에 싣고는 기자에게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자고 말하며 경운기에 타라고 손짓했다. 경운기 위에서 바라본 캠퍼스의 풍경들이 왠지 모르게 새롭게 다가왔다. 오후에는 방파제를 따라 일렬로 서 있는 동백나무 가지를 치기위해 다시 경운기에 올라 탄다.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니 나무의 정돈된 모습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가지들로 영양분이 가는 것을 방지하여 나무의 성장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병충해 예방효과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재문씨는 “동백나무는 겨울철에 화려하게 꽃을 피워서 참 마음에 든다. 특히 해풍이 강한 섬 지방에서 잘 자라지. 우리대학에 적합한 나무”라며 동백나무를 예찬했다. 장상우씨는 “지금 우리가 다듬고 있는 동백나무들은 예전에 교수님 한 분이 농장에서 직접 키우신 것을 학교에 기증 한 것”이라며 동백나무의 사연을 들려주었다.노재문씨는 라일락을 좋아한다고 했다. 라일락의 은은한 보랏빛 꽃잎과 향긋한 꽃내음이 마음에 들어 해사대 입지관 근처에 펴있는 라일락을 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하는 것이 즐겁다”며 “출․퇴근길에 잘 가꾸어진 꽃과 나무들 사이로 학생들이 편히 쉬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장성우씨는 “학생들이 잔디밭에 무심코 캔과 병을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초작업할 때 잡초사이로 가려져 있는 유리병이 튀어 위험한 순간이 많다”고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노재문씨와 장상우씨는 가지치기를 마무리하고 해사대 본관에 제초작업을 하기 위해 다시 경운기에 시동을 건다.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관리하고 있는 임남섭씨

 해사대 입지관 좌측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서 27년동안 해양대 캠퍼스안의 꽃 그리고 나무들과 함께 지내오신 임남섭씨를 만날 볼 수 있었다. 임남섭(52)씨는 “84년 처음 이 학교에 왔을때에는 해사대 건물 몇 개 말고는 거의 황무지였다. 그때부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캠퍼스안에 나무와 꽃들을 하나 둘 가꾸어 왔다”고 한다. 임남섭씨의 손을 통해 지금의 푸른 캠퍼스가 조성되기까지 많은 노력의 흔적들을 엿 볼 수 있었다. 임남섭씨는 예전에도 조경하는 인원이 3명이었는데 캠퍼스가 확장된 지금도 조경하는 인원이 3명뿐이어서 때론 벅차다고 한다.  이날 바쁜 업무속에서 서로를 도와가며 꽃과 나무를 돌보는 그 자체를 행복해 하는 조경팀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유경태 기자

youkt28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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