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꿈꾸자
우리 함께 꿈꾸자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06.22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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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희망 공감 청춘콘서트

 

한 해 등록금 평균이 600만원을 육박한다. 방세는 갈수록 오르고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카이스트에서는 올해만 4명의 학생이 자살을 했다. 실제로 대학생의 12%, 취업준비생의 50%가 자살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청춘은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우울한 현실 속에서 헤메고 있다. 이런 청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기성세대가 모였다. 바로 안철수 교수, 박경철 원장, 방송인 김제동, 법륜스님이다. 이들은 이런 우울한 상황일수록 청년들이 스스로를 응원, 격려하고 청년문제는 청년의 힘으로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대담과 편지 형식으로‘청춘콘서트’를 기획했다. 지난 5월 21일 경희대학교에서 1차 청춘콘서트를 연 뒤 1차 행사 참가자들의 후원금과 강연자들의 사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부산에서 2차 행사가 열리게 되었다.
부산 행사는 지난 5월 29일 남천동 KBS홀에서 개최되었으며 4000여명의 2030세대가 참석한 가운데 4시간가량의 강연콘서트가 펼쳐졌다.

#1. 안철수와 박경철 ‘청년, 도전하다’
대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던 안철수 교수와 트위터 영향력 1위로 꼽힌 박경철 원장은‘청년, 도전하다’라는 주제로 청춘콘서트의 첫 번째 섹션의 막을 올렸다.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청년들

안철수 교수에게는 유독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최연소 의대 학과장을 그만두고 컴퓨터 바이러스 회사를 설립할 때, 안철수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MBA를 위해 와튼스쿨로 유학을 갈 때, 그리고 카이스트를 떠나 서울대로 옮겨갈 때가 그랬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전망이란 것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깨달았다. 그러면서 그는‘다수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본인의 힘으로 하는 선택’을 강조한다. 또한 “고민이란 결론이 없기 때문에 힘든 것이다”라며 “오랜 기간 동안 아주 치열하게 고민을 하면 마음이 정리되고 비로소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된다”고 말한다.

박경철 원장은 안철수 교수의 이 고민을 세상으로부터 ‘만들어진’고민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고민이라고 이름 붙인다. 딜러에게 매몰된 도박꾼의 패는 차선 아니면 최악의 경우밖에 없는 것처럼 주어진 상황에 매몰된 고민 또한 차선 아니면 최악의 경우밖에 없다. 따라서 능동적으로 본인에게 맞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고민은 여기에서부터 비롯 된다. 여기에 덧붙여 박경철 원장은 “고민은 항상 힘들지만 이렇게 자신이 만들어 낸 고민을 통해 힘든 과정을 거치면 청춘은 더 성숙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진정 원하는 일을 찾고 싶다면

박경철 원장은 적성을 찾는 데 있어서 ‘가치관’을 정립하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의 가치에 합당한 일을 하면 삶에 대한 회의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청년들은 적성을 찾을 때 좋아하는 일,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일을 선택했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재미가 없다면 지치기 쉽다. 그래서 박경철 원장은 일을 선택할 때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재미있는 일 순서로 선택하기를 권한다.
이 주제와 관련해 안철수 교수는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일을 찾고 싶다면 먼저 뛰어들어 보라”고 말한다. 직접 들어 가보지 않으면 강물의 세기를 알기 어려운 것처럼 진정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도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가지 경험들 속으로 자신을 내던져 보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이 때 멘토는 단지 ‘조언자’일 뿐이다. 스스로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세대의 미래

우리사회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남들이 잘한 것을 전속력으로 벤치마킹 했다. 그 과정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넘어진 사람은 밟고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풍토가 자리잡았다. 그렇게 fast follower로서의 길을 걸어 온 결과 현재 우리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fast follower로 발전을 도모하는 데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수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한 천재가 하나의 시도를 하고 실패했을 때 사회가 더 이상 받아주지 않는다면 다른 천재들은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는 공멸한다. 성실하고 도덕적인 실패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기성세대가 살아왔던 시대에는 약자를 밟아 어떤 식으로든 올라갈 수밖에 없는 당대성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 너희도 그렇게 해서 성공해봐라”라는 식의 논리는 부적합하다. 이제라도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고 사과하며 손을 내밀어 ‘함께’나아가야한다. 현시점에 통하는 논리를 따라야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서만 통했던 논리로는 답이 없다. 빙산을 깨기 위해 망치로 아무리 두드려도 결코 빙산은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금은 낼수 있다. 그래서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우리 선배들이 빙산에 금을 내어놓겠다. 우리가 금을 내 놓을 때 젊은 세대들이 뭉쳐서 달려들어라. 그러면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라며 믿음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2. 법륜스님과 김제동 ‘청년, 행복을 꿈꾸다’
청년들의 멘토로 급부상하고 있는 법륜스님과 김제동은‘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2차 섹션을 꾸몄다.

혁명은 행복한 것

변화와 혁명은 항상 변방에서 이루어져왔다. 주류에서는 체제나 제도를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반값등록금이 되지 않아도, 기름값, 배추값이 올라도 살만 하다. 연금이나 보험 따위에도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29만원만 가지고도 골프치고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며 잘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많은 노동자들은 식대가 500원인 것도 모자라 화장실에서 칸막이를 쳐놓고 밥을 먹어야 한다.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 학생의 유서 옆에는 마지막 기대를 걸었을 복권한 장이 발견된다. 그래서 변화와 혁명은 항상 변방에서 시작된다.
김제동씨는‘환상의 짝꿍’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린이들을 볼 때마다 항상 놀라웠다. 모든 유머, 해학, 풍자의 원천이 아이들에게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항상 기발하다. 주입되어진 지식이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창의적이다. 따라서 기존의질서체계나 가치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것들을 아이들은 항상 가지고 있다. 사회에서 철저히 변방에 있는 아이들에 대해 어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하는 어른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이들의 순수한 영역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절대로 난방이 잘 된 지하벙커에서 가죽잠바를 입지 않고, 생활용품을 보고 군수용품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것이 상식이다.
현재 주류들은 반값등록금을 약속해놓고 “심정적으로 부담을 반으로 덜어주겠다”는 얘기였다고 말한다. 여기에 김제동씨는“그런논리라면 우리도 심적으로 국회의원직을 인정해드릴 테니 물러나시라”고 당당히 말한다. 또한 김제동씨는“이런 현실을 보고 안타깝다는 생각만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가서 참여해야한다. 벽은 밀어서 넘어뜨리면 다리가 된다. 그 다리를 건너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외친다. 또한 “혁명은 결코 외롭고 힘든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한다면 즐겁고 행복하게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덧붙였다.

“얼굴이 활짝 폈네 폈어”
장장 4시간가량의 청춘콘서트가 모두 끝나고 KBS홀을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차량 통제원이 한 말이다. 실제로 청춘콘서트가 끝난 뒤 참가했던 청춘들은 감격의 여운에 가지고 있던 고민이 다 사라진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청춘 콘서트에 참가했던 김진태(25)씨는 "청춘콘서트 내내 웃고, 박수치고, 눈물도 참는 좋은 시간이었다. 강연 내용을 잊고 싶지 않아 열심히 메모했는데 앞으로 계속 볼 생각이다. 참여자 모두가 하나의 이유로 한자리에 모여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한 “강연을 듣고 도전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치러진 행사는 참가신청 하루만에 4000여석의 자리가 매진 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청춘들에게는 고민을 들어주고 행복을 꿈꾸게 할 무엇인가가 이토록 절실했던 것이다. 앞으로 행사는 대한민국 곳곳의 중소도시로 퍼져나갈 예정이다. 이 콘서트를 통해 대한민국의 많은 청춘들이 꿈을 꿀 용기를 갖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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