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곳에 우리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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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09.0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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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에 찾아 온 1,2,3차 희망버스

 

지난 5월, 트위터에서 ‘희망버스’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언론과 트위터를 통해서만 보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직접 가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서울을 시작으로 버스를 대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모인 1차 희망버스는 전국 각지에서 17대. 700여명이 부산을 찾았다. 이들은 영도조선소 앞에 집결하여 촛불 문화제를 열었고, 직장폐쇄 상태인 영도조선소에 진입해 85호 크레인 앞에서 밤새 문화제를 이어갔다.


1차 희망버스 행사가 끝나고, 영도조선소의 분위기는 더욱 삼엄해졌다. 사측은‘외부인이 개입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희망버스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기 시작했다. 2차 희망버스가 계획된 것이다. 7월 9일에 열린 2차 희망버스 행사는 자발적으로 모인 참가자들에 여러 단체와 정당이 더해져 190대의 버스에 약 1만명이 참가했다. 비오는 날씨였음에도 부산역에 집결한 1만명의 참가자들은 저녁까지 문화제를 이어갔고, 오후 9시 30분쯤 영도조선소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봉래교차로에서 차벽을 치고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최루액이섞인 물대포를 분사했다. 결국 참가자들은 봉래교차로 앞에서 아침을 맞았다.


2차 희망버스 행사 후, 부산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그간 큰 목소리를 내지 않던 희망버스 반대자들 일부의 소리가 수면위로 오른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현수막’이었다. 영도조선소앞은 물론, 부산 곳곳에 희망버스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3차 희망버스가 열리기 8일 전,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이 영도구 자치행정과 직원이 주민자치센터 행정담당과 동장에게 보낸 2건의 전자우편을 공개하면서 희망버스 반대운동을 관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자우편에는“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현수막 문안을 보내니 참고해서 개성있게제작하라”,“ 보내드린탄원서를 보고 동별 1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22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3차 희망버스는 예정대로 7월 30일에 부산으로 모였다. 2차때와 같이 부산역에서 문화제를 연 뒤 영도조선소로 향했다. 그러나 3차 희망버스 행사에는 참가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이 부산대교를 막고 검문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많은 영도 주민들이 영도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참가자들도 영도 진입에 실패한 참가자들과 성공한 참가자들로 나뉘어 각각 광복 롯데백화점 앞과 봉래교차로에서 집결했다. 롯데백화점 앞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그곳에서 계속 문화제를 이어갔고, 영도진입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봉래교차로에서 한차례 경찰과 대치 후 청학시장에 모였다. 그들은 그 곳에서 또 밤을 새웠다.


이렇게 희망버스에 대한 찬반의 여론이 있듯 우리대학에서도 그 의견이 나뉜다. 한동화(해운경영학부∙08) 학생은“이해는 가지만 희망버스가 별 소득 없이 상황을 끌고 있는 것 같다”며 반대의견을 표했다. 반면 김예진(전파공학과∙11) 학생은“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본인들의 편한 생활을 포기하고 애써 시간을 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러 온 사람들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위형태를 보여주며 한진중공업의 잘못된 정리해고를 한진중공업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알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희망버스로 인해 많은 인파에 경찰 및 보수단체까지 더해져 영도구 주민들은 소음과 교통 혼잡으로 실질적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희망버스 발단의 원인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원인과 맞닿아있다. 희망버스로 발생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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