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셜 스튜던트(social-student)다
나는 소셜 스튜던트(social-student)다
  • 최지수 기자, 박수지 기자
  • 승인 2011.09.01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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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운동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백과사전은 이 단어를‘대개가 좌편향적 성향을 가지고 노동자의 권리, 독재정권 타도 등 주로 기득권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말한다’라고 정의한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11년 지금 우리사회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성은 ‘소셜’ 이름은‘스튜던트’ 이른바 ‘소셜스튜던트’다. 기존의 ‘운동권 학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이슈에 정치적 잣대보다는 개인의 잣대를 통해 접근한다는 점이다. 참여의 범위도 집회현장에서부터 수해복구현장까지 다양하다.

‘ 그냥 관심 있어서’ 이슈에 참여한다는 그들. ‘트위터’를 통해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트위터리안’을 ‘트위터’로 만나보았다.

 

세상의 창 SNS
원예과 : 뉴스를 보기위해 트위터를 시작했다. 언론사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보고만 있자니 답답했다. 트위터는 일방적인 정보수용자로 만드는 기존 매체와는 다르다. 실시간으로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뉴스들에 댓글도 달고, 리트윗도 한다.

법학과 : 트위터를 시작한지 1년쯤 되어간다. 처음엔 친목위주로 사용하다가 올해 초 날라리 외부세력1 을 결성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접근가능정보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사회에서 일어나고있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용이성이 있다.

불문과 : 작년 8월 트위터를 시작했다. 트위터를 시작한 후 사회에 대한 시각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트위터를 하기 전에는 포털과 뉴스 등 한차례 걸러진 정보를 받는 반면 트위터는 개인의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을 할 수도 있고,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삼수생 : 트위터를 시작하기 전엔 주로 언론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했다. 따로 시간소비하지 않아도 트위터만으로 날것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요즘은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서울 주민투표등에 대한 관심이 크다.

 

소셜스튜던트의 사회참여기

원예과 : 8월중에 여행하는 김에 부산에 들러 한진중공업을 가봤다. 3차 희망버스가 끝난 시점이었다. 처음엔 갈까 말까 고민했다. 그동안 트위터에 올라온 글들로만 상상해보면 무서운 분위기 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냥 갔다. 김진숙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 아래서 그녀에게 트위터로 힘내시라는 멘션 하나 보내고 돌아왔다.

법학과 : 트위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간 곳은 홍익대2였다. 바자회도 하고, 설에는 떡국번개(급모임)하고, 김장, 공연도 했다. 우리는 ‘운동’이 아니라 ‘응원부대’였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될까하는 괴리감도 있었지만 홍대 어머니들은 도움이 된다며 고마워하셨다. 이것을 시작으로 한진중공업도 찾아가고 구룡마을3 수해복구도 도우러 갔다. 모두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것들이었다.

불문과 : 반값등록금과 명동마리4 집회현장에 찾아갔었다. 트위터를 통해 장소, 시간 등을 알 수 있었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갔다. 익숙지 않아 처음엔 어색했지만 사회참여는 생각보다 즐거웠다. 현장에 가서 트친(트위터 친구)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삼수생 : 삼수생이라 수능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기념 행사 같은 경우도 가지 못해 아쉽다. 수능 끝나고 여건이 되면 현장에도 가보고 싶다. ‘진실이 무엇인지’직접 보기 위해서다. 물론 이웃과 약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너 운동권 아니야?
여고생 : 지지하는 정당이나 단체가 없다. 어느 정당이나 단체를 지지 할 만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진보적인 것에 대한 호감이 있을 뿐이다. 운동권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 아닌가? 멋있어 보인다.

법학과 : 운동권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투쟁이란 말도 어색하다. ‘연대’라고 말하는 것을 사실상 ‘도움’이라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응원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정당이나 단체를 보기 보다는 사안에 따라 움직인다.

불문과 : 정당이나 단체의 방향에 얽메이고 싶지 않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주변 친구들은 조금만 진보적인 측면이 보여도 운동권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은데 난 전혀 운동권이 아니다. 명동마리의 경우도 권리금문제 같은 ‘사건’때문에 간 것이라기 보다 용역과 경찰의 행태에 화나서 간 것이었다. 폭력에 대한 저항 차원이었다.

 


사회참여가 ‘즐거운 나의 일’이 될 수 있는 방법
원예과 : 전쟁에 나가면 총을 들고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농부들이 일을 할 때도 농사일을 하는 사람이 있고, 옆에서 힘내라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 시위문화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음악으로 모두가 부담 없이 축제처럼 관심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처럼 사람을 자연스럽게하는것도 없는 것 같다.

여고생 : 독도를 지키기 위한 플래시몹과 서울대 총장실을 점거한 뮤직비디오를 본적이 있다. 이런 방식으로 사회이슈에 관심을 유도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좋을 것같다.

삼수생 :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더욱 사회참여가 즐거워질 것 같다. 사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찾아갈 용기를 내는 것이 힘들다.

 

 

내가 바라는 세상
원예과 : 사회적으로 약한 자가 조금 더 편히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사회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심과 포용력을 가진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고생 :걱정없이 살수있는 사회를 바란다.

불문과 : 트위터를 보고 직접 참여도 하면서 우리나라에 정말 기본적인 것들조차 지켜지지않는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기본적인 것들만이라도 잘 지켜지는 사회를 바란다.

삼수생 : 트위터를 하면서 언론과 실제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짐작은 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와 닿았다. 그래서 사회적 이슈에 직접 참여해서 사실을 알고 싶다. 언론과 현실의 차이가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들에겐 각자가 꿈 꾸는 세상이 있다. ‘언론과 현실의 차이가 없고(영윤),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들만이라도 잘 지켜져서(성연) 약한 자(진석)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회(자영)’다. 결국 ‘각자’가 바라는 세상은‘하나’의 세상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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