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마지막 학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 박지선 기자
  • 승인 2011.10.05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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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그들에게, 대학생활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

최근 들어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졸업을 미루고 대학을 다니는 ‘장(長)학생’이 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본인의 길을 찾고 있는 4학년생들이 있어, 마지막 학기를 앞둔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관심이 기회를 만들다

▲ 김경수 학생은 노트북 한대를 배정받아 tribon M3를 배우고 있다

하루에 매일 8시간씩 교육을 받고 있다는 김경수(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05)학생은 마지막 4학년 2학기를 누구보다 빠듯한 일정으로 보내고 있다. 평소 전공지식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는 그는 “선박관련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선박설계를 제대로 해본 적 없다”며 “연구실에 갈 기회도 없었기에 내세울 수 있을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민을 하고 있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교내 게시판에서 ‘조선해양플랜트 설계전문기술 인력양성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노동부가 주관하여 국비지원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조선설계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접에 합격해 올해 6월 중순부터 우리대학에 위치한 산학협력 ETRS센터에서 4개월간 주당 40시간씩 교육을 받게 됐다. 그가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선박설계용 3차원 캐드프로그램 트라이본(Tribon)은 국내 조선소 및 관련업체 90% 이상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어 교육 이수 후 활용범위가 매우 넓다.

 

그는 “매일 9시부터 8시간씩 교육을 받다보면 지칠 때도 많다. 그러나 실제 신입사원이 되어서 교육을 받게 되면 한 달간 단기속성으로 끝나버린다”며 “현재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배우며 모르는 것은 바로 질문할 수도 있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동안의 대학생활을 돌이켜 보면서 그는 “나 자신을 뒤돌아보면 이룬 게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배낭여행, 봉사활동과 같이 대학생이 되어 할 수 있으면서도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아쉽고 허전하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위해

해외영업직이나 외국계기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송주현(국제무역경제학부·06)학생은 마지막 학기를 학업과 자기계발을 위한 대외활동을 겸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가 현재 회원으로 활동 중인 부산학생통역협회는 1984년 창립되어, 통역을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쌓고, 실제 통역의 기회도 얻을 수 있는 부산 최초의 재부연합 어학 동아리이다.

▲ 송주현 학생은 부산학생통역협회에서 공부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2011학년도 3월, 준회원으로 시작해 6개월이 지나 어느 덧 회원으로 승격되었다는 송주현 학생은 “어학공부는 혼자서 하다보면, 잘 모를 경우가 있는데, 이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통역협회에서는 여러 친구들이 함께 공부하기에 서로 보완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학교생활만 하다보면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한정적이지만 통역협회 활동을 통해 부산지역 대학생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며 “6개월간 활동한 뒤에는 실제 통·번역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 역시 매력적인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그녀는 “방학이 되면 주 3회 공부를 한다. 그러나 말만 3회일뿐, 모이지 않는 날에도 모이는 3일을 위해 예습하고 복습한다. 여기서 새로 추가된 다른 과제들까지 있기 때문에 거의 방학 전 기간을 매달려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4학년으로서 지난 여름방학이 인턴이나 다른 취업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이를 놓쳐버린 듯하다”며 “기회비용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나온 대학생활에 대해 그녀는 “그 동안 쌓은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며 “봉사를 한번 하는 것보다 여러 번 해보는 것이, 여행도 한번 가는 것 보다 여러 나라를 가보는 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직업관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4학년 2학기, 또 다른 시작이다

▲ 장미학생이 해양연구에 관심을 갖게한 바다 목장

현재 목표한 토익점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인 장미(해양환경·생명공학부·08)학생은 이번 학기가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 말한다. 2학년이었을 때 대학원을 결심하게 됐다는 그녀는 “평소 좋아하는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문득 직접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구원이 되는 길을 알아보니 석사 이상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대학원을 선택한 것에 대해 그녀는 “멀리 보고 가는 것이다”며 “집안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고 내가 선택한 이 길이 과연 옳은 지 장담 할 수 없다. 하지만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더 깊이 공부하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이어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에 대해 그녀는 “내가 목표로 한 길을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내하고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마지막 학기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녀는 “4학년 2학기는 내게 있어서 혼돈의 시기였다”며 “내년이면 졸업생이 되어 우리대학에 더 이상 소속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마치 나 혼자 내버려 두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평소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기에 더욱 빨리 정착하고자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대학 생활을 돌아보며 그녀는 “대학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활동범위가 좁았던 고등학교시절과 달리 대학이라는 넓은 공간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동아리 생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녀는 “사회에 나가게 되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어 인생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나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기에 너무도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졸업을 앞둔 그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고군분투하며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졸업은 인생의 끝도 아니고 학업의 끝도 아니다. 종점이 시발점이 되듯 졸업은 또 다른 출발인 것이다.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서게 된 그들에게 김난도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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