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시류(時流)를 쫓지 않는 차지협 연구원의 이야기
[기자가 만난 선배] 시류(時流)를 쫓지 않는 차지협 연구원의 이야기
  • 유경태 기자
  • 승인 2011.10.05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기관기계팀 팀장 차지협 동문(기관공학 92)

 우리대학 옆 부지에 들어선 많은 해양관련 연구시설 중 우리대학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연구원이 있다. 2000년에 우리대학 창업보육 센터에 설립되어 2005년도에 동삼혁신지구로 자리를 옮기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다.

 

 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에서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차지협 동문을 만나 보았다. 차지협 동문은 연구원에서 기계환경연구본부 기관기계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연구원에는 다양한 부서가 있지만 차동문이 몸담고 있는 기관기계팀은 선박기자재 개발 및 시험평가, 조선관련 기자재 표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차동문은 92년도에 기관공학과 48기로 입학하여 졸업 뒤 3년간의 승선생활을 마치고 조선소에 입사했다.

연구실 앞 차지협 동문의 모습

취직 후에도 차동문과 우리학교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마침 차동문이 입사한 회사는 우리대학 실습선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차동문은 우리대학 실습선 수리작업 파트 담당자로 일하다 우연히 ‘우리대학 실습선 교관모집’의 공고를 보게 되었다. 차동문은 다시 모교로 돌아와 교관생활을 하며 석사학위 과정을 동시에 밟아 나갔다. 석사학위를 끝내고 다시 조선소에 입사하며 박사학위를 마친 차동문은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좀 더 연구하고 싶었다. 차동문은 교수와 연구원의 진로를 고민하던 찰나 우리대학 안에 있던 ‘조선기자재연구원’이 눈에 들어 왔다.

 

연구원으로서의 삶

 차동문은 "연구원에서는 연구하고 싶은 것에 대해 정부에 제안서를 제출하며 정부에서는 제안서를 검토한 후 프로젝트들을 채택하여 재정지원을 해 준다”며 연구원의 간략적인 소개를 했다. 보통의 기업에서는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재화를 만들지만 연구원에 근무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무형의 결과물들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자율적으로 근무하는 편이다.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연구원이라는 직업특성상 늦은 밤까지 연구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어 차동문은 “실무를 보는 팀원들은 실험을 중심으로 일을 하는 편”이며 “팀장은 정부에 프로젝트의 과정보고나 다른 업체와의 협력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바쁜 업무를 보고있는 모습

프로젝트 연구기간은 짧게는 1년, 보통은 3~5년이다. 그리고 7년정도 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있다. 현재 차동문이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5개이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에 대해 “4년 전 우리나라가 초대형 크루즈선 분야에 취약했을 당시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크루즈선을 계획했다.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가 참여한 가운데 그 당시 소규모였던 우리 연구원이 크루스선 기자재파트를 맡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실질적인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고 테스트 과정을 거쳐 인증단계를 밟고 있다”며 5년간 전 프로젝트의 과정을 지켜봐왔던 차동문에게는 남다른 경험이 되었다고 한다.

 

 차동문은 연구원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배려심과 성실함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중요한데 연구라는 것이 혼자서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방의 연구실험결과를 인정하고 배려해야 하며 그래야만 상호 협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일에 있어서 성실함은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며 “서로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게 되면 더 이상 상대방이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없는냐는 질문에 차동문은 “현재 우리 연구원의 인력 중 박사 20%, 석사 50%, 학사 30%정도인데 해양대 출신이 30%정도 차지하고 있다”며 “그만큼 해양대 출신들이 우리 연구원에서 각 분야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우리 연구원에 들어와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차동문은 너무 영어에만 치중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영어가 자신의 스펙에 이점이 될 수는 있지만 전공지식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영어실력을 키워야 비로소 빛을 발휘할 수 있다”며 “주(主)와 부(附)가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취업준비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경태 기자

youkt283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