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화려함, 그 속에 감춰진 90%를 진단하다
10% 화려함, 그 속에 감춰진 90%를 진단하다
  • 박수정 기자
  • 승인 2011.11.0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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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진입장벽, 실전 경험 부족 등 내실 다져야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책임진다

해양산업의 주도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국가적 전략을 도출하는 것은 대단히 시급한 문제이다”
  “한국이 해양플랜트 시장의 50%를 석권하고 있지만 내실을 보면 그렇지 않다. 10억달러짜리 프로젝트를 턴키 수주할 경우 국내 업체의 지분은 4억 2000만 달러에 그친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하부선체의 설계와 제작 부문에서 자체 기술력이 95%에 달한다. 그러나 이 부문이 전체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그친다. 프로젝트의 45%는 설치 부문인데, 이에 해당하는 자체 기술력은 50%에 불과하다. 각각 15%와 25%를 차지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상부 처리시설 장비 기술력은 10%, 15%로 미미한 수준이다”(지난달 7일, 한국조선협회 세미나에서 조효제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설명 中)

 

􀓋조선해양공학부 조효제 교수
현 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교수
글로벌 선도 해양플랜트 인재 양성 센터 센터장
중소조선연구원 이사
1981-1983 부산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
1987-1991 동경대학 대학원 공학박사
2003-2004 미국 텍사스A&M대학 방문교수
2007-2009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과학기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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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공학부 이승재 교수


현 한국해양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교수
2008 Texas A&M University (Ph.D)
2008-2009 Corporate-Technology of
American Bureau of Shipping
2010-2011 Offshore Engineering Dept. of
American Bureau of Shipping

 

10% 화려함, 그 속에 감춰진 90%를 진단하다

높은 진입장벽, 실전 경험 부족 등 내실 다져야

  해양플랜트 산업은 조선∙해양 분야의 발전에 있어‘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거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세계선박 수주 실적 1위를 거머쥐며 그 위세를 당당히 드러내 보인바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는 해외에서 수주를 많이 따오지만 실제 해양플랜트 건설에 따른 부품, 기자재 등은 해당 업체에서 지정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해양플랜트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결국 순익창출이 어렵게 된다. 또한 해양플랜트 산
업의 취약성 원인으로 경험부족, 전문 인력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은 이미 타 국가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등 이들은 이미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을 통해 해양플랜트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 움직임이 미비한 편이다. 부산시에서‘해양플랜트기술원’을 설립하고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 총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국비 확보가 어려워 미룬상태이다. 그래서 그 보다 규모가 작은 해양플랜트기자재 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러한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에 대해 글로벌 선도 해양플랜트 인재양성 센터장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조효제 교수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이승재 교수를 만나 이야기 해 보았다.
Q.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은 Engineering 기술이나 주요 부품, 기자재에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다. 그러다보니 순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

조효제 교수 : 순익 창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역할 분담과 상승협력체제구축이 우선시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중소기업과 기자재 업체 간 공동협력체제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Package 단위의 납품으로 총괄 집적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해야한다. 또한 중형조선소에서는 Jack-up, FPSO개조, 해양작업지원선 등 규모에 맞는 맞춤형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한다. 중형조선소의 시장 진입은 기자재 업체에 상승효과를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형조선소와 기자재 업체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야하며 이를 통해‘기자재국산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재 교수 : 해양플랜트 시장은 이미 대형석유사(Major Oil Company)가 장악하고 있다. 거기다 해양플랜트 자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대형석유사들이 새로운 세력에 대해 경계를 할 뿐 아니라 상당히 보수적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는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경험’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체 석유를 생산하지 못하다 보니 실전 경험을 쌓기가 힘들다. 때문에 한국 가스 공사나 한국 석유 공사와 같은 기관에서 정부주도하에 프로젝트를 만드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자국 부품들을 보호하고 기술력 개발과 더불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Engineering 회사가 많이 생겨야 한다. 우리나라는 해양플랜트 관련 수주액에 비해 실제 순수익은 낮다.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Engineering 회사가 필요하다.

Q. 해양플랜트 산업은 사고, 고장 등에 대해 철저히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공급 제품에 대한 특수 시험인증 시설이 없어 타 국가에 비해 시장진입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

조효제 교수 :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입을 하기위해서는 우선 상대 업체에게 신뢰성을 인지시켜주어야 한다. 때문에 해양플랜트 관련 핵심기술개발, 보급을 위한 성능시험∙평가, 해외 마케팅 지원, 기술교육 등 지원기능 및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해양플랜트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이것들을 실현해 옮기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시
급하다.

이승재 교수 : 해양플랜트 부품은 고장률 0%여야 한다. 한번 사고가 나면 막대한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선급회사가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해양플랜트의 안정성을 보장 받기 위해 관리, 감독을 선급회사에 맡긴다. 선급회사에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한 부품, 기자재 등을 인증해 사용하기 때문에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입하기가 용이할뿐더러 사고가 났을 때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미국의 텍사스A&M대학에는 세계적 해양플랜트 연구소인 OTRC(Offshore Technology Research Center)가 있다. 그래서인지 석유회사들이 OTRC로 플랜트 모형을 가져와 인증을 받는다. 또한 그 연구소는 대학 재정상에 도움을 주고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Q. 우리나라는 자체 석유 생산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타 국가에 비해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는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


조효제 교수 : 실전경험을 쌓기 위해선 국가 주도하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타 국가의 자원개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대형석유사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의 국영 석유공사는 후진국 에너지 개발에 공동지분을 확보해 자국의 해양플랜트 산업육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외국 업체와 연계해 협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는데 외국 업체의 Engineering 기술과 국내 업체의 생산기술을 연계하거나 신흥 생산국인 중국이나 브라질 업체와의 연계를 통한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승재 교수 : 현재 석유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 유럽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뒤로 브라질, 중국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브라질, 중국은‘자국산업 보증책’을 펴고 있다. 자국 기자재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국 기자재, 부품 등 해양플랜트 산업의 내실을 보다 탄탄히 다져 해양플랜트 시장을 주도 가능한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Q. 현재 국내 해양플랜트 수주 비중이 증가한데 비해 조선기자재업체는 오히려 물량이 줄면서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효제 교수 : A와 B라는 펜이 있다고 가정하자. A는 USB가 내장되어 있는 펜으로 가격이 1000원이다. 그러나 B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펜으로 가격은 500원이다. A와 B는 A에 내장된 USB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부품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A와 B 중에서 어떤 펜의 수요가 증가해야 부품생산회사는 이득을 볼 것인가. 판매 업체에서는 A를 더 많이 판매하려고 할 것이다. B에 비해 A가 더 고부가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품생산업체의 입장에선 판매업체에서 A를 한 개 판매하는 것 보다 B를 두 개 판매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해양플랜트업계와 조선기자재업체의 상황은 이와 같다. 때문에 해양플랜트 산업의 비중이 조선산업에 비해 높아짐에 따라 조선기자재업체는 고스란히 불황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선산업을 포기해선 안된다. 조선∙해양 산업 모두 1위국으로 가져가야한다.

이승재 교수 : 현재 우리나라가 해양플랜트 산업에 전력투구를 할수 있었던 이유는 조선 산업이 좋은 성적를 거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내새운 중국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그렇기에 조선 산업도 고부가 가치 분야로 진출해야한다.

  이처럼 해양플랜트 산업에 있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내실을 탄탄히 다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빙산의 일각을 보며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기보단 이젠 바닷 속에 감춰진 나머지 빙산을 수면위로 끌어올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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