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배우고자 하면 도움이 온다
[기자가 만난 선배] 배우고자 하면 도움이 온다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11.03 1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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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 영업부 수습사원 박은선 동문(해양환경∙생명과학부∙07)

 

▲ 대선조선 영업부 수습사원 박은선 동문(해양환경∙생명과학부∙07)

 

 

 영도구 봉래동 4가로 들어섰다. 때 묻은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기자가 만난선배>에서는 ‘대선조선’영업부에 갓 입사한 박은선 동문(해양환경∙생명과학부∙07)을 만났다.


 대선조선 본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박은선 동문이 환한 미소와 함께 기자를 맞아주었다. 입사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며 부끄러움을 표한 박 동문이었지만 경비원의 짓궂은 농담에도 능숙히 대응할 만큼 그녀는 회사생활에 익숙해 보였다. 밝고 활발한 모습에 친근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녀에게서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박은선 동문은 조선분야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우리대학 해양환경∙생명과학부에 입학했다. 연고가 없는 부산에 홀로 왔을 때 외로움을 많이 느낀 그녀는 학교에 정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2학년 때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에 재학 중이던 룸메이트를 만나 학교에 적응을 하게 되었고, 3학년 때는 학과 학생회 집부를 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였다. 그렇게 3학년을 마치고 박 동문은 휴학을 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무작정 휴학을 한 것이 정말 후회된다”며 그 때를 아쉬워했다.

 그녀의 취업준비는 우리대학 종합인력개발원에 찾아가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가지고 간 자기소개서는 앞 뒤 문맥이 맞지 않고 내용도 어색해 온통 빨간 줄로 도배되었다. 그런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박 동문은 어느새 ‘소설가’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자기소개서를 잘 쓰게 되었고, 요즘은 주변 친구들에게 참고하라고 보여주기도 한다. “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보면 나를 세일즈하는 것과도 같아요”라는 그녀의 말에서 ‘영업부’직원의 면모을 엿볼 수 있었다.

 박 동문이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이야기이다. 몇 날 밤을 새서 300여개의 회사 중 6개의 회사를 추려 그에 맞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만만의 준비를 해서 간 박 동문이 그 곳에서 느낀 것은 ‘취업의 벽이 참 높구나’하는 것이었다. 물 한 모금 먹지 않고 수많은 참가자들 속에서 하루 종일 면접에 매달렸지만 전공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으로 정해두었던 회사의 부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재경팀 직원을 뽑고 있었는데 면접관의 첫 마디는 “어, 이과네요?”였고 이번에도 되지 않을 것을 직감한 그녀는 “저 안뽑으실거죠?”라고 되물었다. 한 번 터놓고 나자 감정이 물밀 듯 밀려온 그녀는 면접관에게 “누구보다도 습득력 빠르고 잘 할 수 있는데 왜 다들 학과나 겉모습만 보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 순간을 박 동문은 “참 당돌했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박은선 동문이‘대선조선’영업부에 입사한 것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당시 대선조선에서는 QA(품질관리)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계과나 조선과 학생들을 채용한다며 각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이 사실을 종합인력개발원을 통해 알게 된 박 동문은 종합인력개발원 직원 덕분에 기계과나 조선과가 아니었음에도 운 좋게 면접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QA분야를 모집하는 자리였음에도 박 동문을 좋게 평가한 면접관 덕분에 QA분야와 전혀 무관한 ‘영업부’로 합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관련 이론에 대해 잘 모르는 QA분야보다 영업부가 훨씬 잘 맞는 것 같다”며 부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어땠냐고 묻자 박 동문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언어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업무의 특성상 외국인 선주가 대부분이라 보고서가 영어로 되어있고, 외국인과의 미팅도 많기 때문이다. 이 때 주로 사용되는 선박관련 용어들에 대해 잘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박 동문은 한때 자신이‘업무 부진아’가 아닐까 생각하기까지 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딛고 박 동문은 요즘 회사를 마치면 학원을 다니고, 전화영어도 하는 등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그녀는 “배우고자 하니까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더라”며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 박 동문은 그리스인인 선주와 오버액션도 서슴지 않고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며 장난 섞인 이야기도 나눌 만큼 일에 적응해가고 있다. 박 동문이 일하고 있는 영업부에서는 ‘계약관리’를 주로 한다. 선박의 경우 가격 규모가 크기 때문에 4회~5회에 나누어 돈을 받는다. △공사를 시작하는 ‘착공식’△새로 만든 배를 처음 물에 띄울 때 하는 ‘진수식’ △선주에게 선박을 건네주는 ‘인도식’ △선박 이름을 짓는 ‘명명식’등 각종 행사 때 돈을 받게 되는데 이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영업부의 몫이다. 또한 선박에 관한 하자를 처리하는 업무도 있다. 아직 수습사원인 박 동문은 “최근 선박 2척에 대한 하자 건을 맡아 처리하고 있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은선 동문과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웃음 이 끊이질 않았다. 어딜 가나 싹싹한 그녀는 자신을 두고 ‘일정한 선을 지키는 푼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상사들에게 예쁨받기 위한 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박 동문은 단호하게 ‘무엇보다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행동에는 예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는 학교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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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jeg 2017-07-21 17:15:42
정말 좋은 말이네요~ 대선조선은 안녕하신지? 잘다니시고 있으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