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삼동 매립지
동삼동 매립지
  • gost6319
  • 승인 2008.09.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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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삼동 매립지


영도의 상흔이 고스란히...


 우리 학교 진입로 옆을 지나가다 보면 부자연스럽게 토사가 매립된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진입로 옆에 학교 제 2 캠퍼스라는 안내판도 간간이 보인다. 일명 ‘동삼동 매립지’라 불리는 이 곳의 공식 명칭은 부산동삼혁신지구. 영도의 유일무일한 알토란 땅이지만, 지난 30여년간 그야말로 허허벌판으로 방치된 곳이었다. 하지만 원래 이 땅이 처음부터 존재하던 것은 아니었다.


- 동삼동 매립지의 역사
 
 1978년 부산항 북항 개발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 투기장으로 사용되면서 이 땅이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준설토로 매립하면서 일어나는 비산먼지와 각종 유해충이 발생하게 되었다. 매립당시 부산항 바다밑 슬러지와 각종 폐기물을 마구 파묻고, 제대로 된 하수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민들은 20여 년 동안 정부 부처에서 약속했던 해양종합공원 등 관광시설 유치만을 믿고 참고 또 참아왔다. 1995년 매립이 완료되자 완료된 시점부터 끊임없는 잡음이 일어났던 상흔을 간직한 땅이기도 하다. 매립이 완료되자 각종 선거 때마다 이곳을 개발하겠다는 공약이 난무하기도 했었다.


- 각종 사건에 휘말려
 
 한 때 매립지 면적의 과반(63.7%)에 해양종합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기본계획이 세워지기도 했지만, 정부부처의 일방적인 용도변경(공기업 이전)으로 인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떤 때는 기본계획의 무기한 연기 의혹도 제기되는 등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정부부처의 일방적인 공기업 이전 갈등은 겨우 수습되었다. 하지만 2005년 6월경 해양종합공원을 주축으로 한 7000억 원대 개발계획은 몇 개월 만에 돌연 백지화가 되었다. 이에 각종 의혹과 특혜 음모설이 나돌았다. 그 당시 진상조사를 위해 특별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영도구, 구의회, 시민, 공무원 노조 등 여러 곳에서 불협화음만 제기될 뿐이었다. 특히 영도구 의회, 지역민의 마찰이 심했다. 수십 명의 영도구 주민들이 구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결국에는 41명의 영도구 주민들이 검찰청에 조사를 받는 사태로 불거졌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음모론, 그 당시 선거철의 뜨거운 감자로 쟁점화 되기도 했었다. 마침 이 시기에 행담도 사건(서해안에 모 개발사업 비리에 청와대까지 연관되었다고 해서 의혹을 일으킨 사건)이 이슈화됨에 따라 ‘부산판 행담도 사건’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2007년 8월 또 다른 악재가 매립지에서 일어났다. 매립지 내 임시 놀이시설인 월드카니발놀이기구 추락사고로 일가족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는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영도구청장까지 불구속 입건되는 등 사건의 파장은 커졌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 최근엔 이렇게.. 앞으론 어떻게..
 
 2000년대 초반 일파만파로 불거진 각종 의혹사건이 그나마 가라앉은 후, 부산 해양청은 국비 55억 원을 들여 주민 거주구역 근처(매립지를 두르는 배수로)에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그리고 비록 구민들의 요구가 완벽하게 충족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4월16일 동삼동 매립지에서 동삼혁신지구 착공식이 거행됐다. 허남식 부산시장, 이재균 국토해양부 제2차관,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김형오 현 국회의장 등 800여 내빈들이 참여했지만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이민원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반쪽짜리 기공식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현재 매립지는 2010년 기반공사 완료를 목표로 공사에 착수 중이다. 이명박 정부의 혁신도시 재검토 대책이 나오고 작년에 일어난 월드카니발 악재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에,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하지만 4개 해양관련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해양대의 제2캠퍼스가 들어올 부지라 학내 구성원들의 꾸준한 관심도 필요하다. 
 
이준혁기자
gost631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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