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길에서 대학신문을 보다
역사의 길에서 대학신문을 보다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1.12.09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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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대학신문의 역사는 1912년 창간한 <숭대시보>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1945년 8.15광복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대학신문이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해, 오늘날에는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대학신문이 꿈틀대다
 우리나라 대학신문은 시대의 흐름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독재 하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신문이 학교홍보지나 기관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1952년 <고대신문>에서는 이승만 정권 독재 비판기사가, 1955년 <연희춘추>에서는 학교시설을 비판하는 기사가 지면화됐다. 1960년대에도 통제는 여전했다. 사회는 4.19민주화운동, 5.16쿠테타, 한∙일 굴욕외교 등으로 혼란스러웠고, 기성언론의 자주성 및 독립성 또한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시기였다.


혼란 속 편집권 독립을 위한 움직임
 1970년이 되면서 대학신문 기자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편집자율권 쟁취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를 위해 1970년 5월 27일에 서울지역 13개 대학 중심으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분위기를 타고 1971년에는 대학신문기자들의 기관지인 <필맥>이 창간되었다. <필맥>은 각 대학신문사의 특별한 사건, 정세분석, 대학신문기자들의 가십 등을 담고 있었다.

 

대학신문, 전성기를 맞이하다
 1980년대는 대학신문의 전성기라 할만큼 대학신문의 역할과 위상이 대단했다. 많은 기성언론들이 비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학신문이 ‘대안언론’의 기능을 한 것이다. 학생운동이 활발했던 1980년대의 흐름에 따라 대학신문도 본격적으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을 기점으로 대학신문의 역할은 사회적으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오늘날의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이하 전대기련)’도 1987년 11월 29일에 결성되었다. 당시 전대기련은 80여 대학 700여명 기자가 참가해 전국적 연대를 조직했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는 신문에 띠지를 두르고 간단한 편지를 적어 다른 대학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대학신문이 일종의 ‘교류수단’으로써의 역할까지 한 것이다.

 대학언론의 상승곡선은 199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졌다. 당시 대학신문사들 사이에서는 △주체혁신 △조직혁신 △지면혁신의 ‘3대혁신운동’바람이 불었다. 이 운동을 통해 많은 대학신문사들은 △대학신문기자로서의 자질 고민 △폐쇄성 탈피 △독자중심의 지면구성 △한글제호로의 전환 △가로쓰기 △지면 단 수 줄이기 △기사형식 다양화시도 △기자학교 기획 등을 시도했다.

 

위기의 대학신문
 대학신문의 위기는 1997년 IMF로부터 시작된다. 대량실업 등 불안한 사회분위기 때문에 대학신문이 점차 위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인력난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신문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위기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도 계속됐다. 취업난 등 사회 전반적 분위기로 인해 학생운동이 약화되면서 대학신문의 동력도 점차 떨어졌다. 동시에 ‘민주화되고 매체도 다양해진 시점에서 대학신문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대두되었다. 지난 10월 <건대신문> 발행 중지사건이 발생하는 등 편집권탄압의 문제도 끊임없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대학신문, 그거 꼭 있어야 돼?
 매체가 다양화 되면서 대학신문은 더 이상 ‘대안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학생들이 읽지 않는다’는 문제에도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대학신문은 왜 존재하고 있을까. 경희대신문 <대학주보> 권오은 전 편집국장은 “어느 사회나 언론기구는 있다. 당연히 대학이라는 사회에도 언론은 필요하다”며 “대학신문은 대학의 사실을 보도, 비판하고 더 좋은 사례를 제시하는 등 기사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피드백 받는다. 학내에서 대학언론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과정을 대체할 만한 수단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신문은 뉴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모바일 사이트, SNS등을 활용해 학생들과의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성경 사무차장은 “현재 대학신문은 과도기적 단계인 것 같다. 다시 대학신문이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모든 대학신문사가 연대해서 혁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 단계에서 학생기자들이 어떻게 발돋움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학신문이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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