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김병권 부원장 인터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김병권 부원장 인터뷰
  • 박수지 기자
  • 승인 2011.12.22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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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게 세금을 99%에게 복지를

Q. 99%를 좌파라고 하는 언론이 있다. 99%는 누구인가?

  ‘99%’가 좌파면 ‘1%’는 우파인가? 이 말은 우파에서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시위는 노동단체, 진보단체에서 이끌었던 시위가 아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모인 평범한 시민들이다. 처음 ‘OCCUPY’시위가 일어났던 것도 착한소비자운동을 하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시작한 것이었다. 기존의 진보, 보수를 떠나 청년실업, 경제적 위기, 불평등의 심화에서부터 생겨난 분노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없다.

 

Q. ‘OCCUPY’ 시위는 신자유주의의 붕괴를 의미하나?

  이번 시위는 2011년 1월에서 2월까지 이어진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을 비롯해 ‘아랍혁명’, 5월 스페인 청년들의 시위였던 ‘분노하라’, 장기적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이 원인이 된 영국 폭동의 영향을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 계층의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의 심화에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되던 시기에 보너스파티를 하는 월가 금융계의 행 보는 분노에 불을 지폈다.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양극화의 늪에 전 세계 대중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Q. ‘OCCUPY SEOUL'에서 나온 구호들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OCCUPY' 시위를 통해 각 나라에서 외치는 구호는 개별적이다. 한국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불안, 비정규직 등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심화의 길을 걸어왔다. 올해 한진중공업의 사태도 같은 이야기다. 다만 미국의 경우 분노의 방향이 월가를 향했다면 한국은 재벌기업을 향해야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이 아직 많이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다.

 

Q.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1%의 책임은 무엇인가?

  99%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1%지만 이런 시위가 일어났다고 해서 자본가들의 미래를 점칠 수는 없다. 다만 미국의 경우 부자증세(버핏세)에 1000명의 부자들이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부는 원래 99%로부터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을 살리는 것이 우선된다.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고 불리는 상생의 태도가 요구되는 시기인 것이다. 더 큰 맥락에서 보자면 이는 곧 복지다.

 

Q. 99%에 포함된 청년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사회의 소위 5대 불안은 이미 팽배해 있다. 주거, 고용, 부채, 보건, 교육 부문의 불안이 모두 현재 청년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10명 중 한두명이 같은 문제를 갖고 있으면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10명중에 8-9명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은 곧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요즘 청년들은 치솟는 물가와 높은 등록금, 취업난에 힘들어한다. 이 고통이 단지 개인이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인가? 청춘이 아픈 이유가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니라면 그 원인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 주변을 둘러보아야 한다.

박수지 객원기자

zorba92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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