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에 인하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본다
등록금에 인하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본다
  • 박지선
  • 승인 2012.03.0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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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위 논의 후 7% 인하 확정, 각 부서별 전반적 예산 삭감돼

지난 해 우리 대학은 전국 국립대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인하를 결정했다. 작년 12월 29일에 열린 회의를 통해 등록금 7%인하가 논의된 것이다. 이 날에는 총장, 주요 보직교수, 행정과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 및 국가장학금 예산 확보 추진을 위해 회의가 열렸다.

이어서 지난 1월 19일에 열린 ‘2012학년도 우리 대학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를 통해 최종 7%를 인하키로 확정했다. 이 날 열린 회의에서는 교과부 정책 방향에 대한 우리 대학 자체 노력 규모와 등록금 7%인하시 정부지원 장학금에 대한 집행여부, 우리 대학 운영경비 부족에 대한 검토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2012학년도 우리 대학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을 맡은 김재봉 학생처장은 “사회적 요구와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된 국가장학금 사업에 따라 7%가 인하됐다. 앞으로의 과제는 인하된 예산으로 얼마나 운영을 잘 해 나가느냐이다”라고 전했다.

 

교과부에서 정한 방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국가장학금 배정액에 대한 대학 자체 노력으로 등록금을 인하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정부재정지원 사업과 대학 구조조정 사업 연계를 강화했다. 각종 대학 평가지표에 등록금 인하 노력 규모를 반영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추가로 확보된 2,500억원의 국가장학금 예산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투입하기로 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경우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장학금을 확충한 대학들에게 지원된다. 등록금 인하를 통한 자체 노력을 잘 이행하는 대학들에 한해서 추가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때 국가장학금이란 국가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대신 장학금 예산을 늘리고, 소득분위와 학점 등을 고려해 전국의 대학생을 상대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I 유형에는 국내 대학(교)에 재학(입학예정자 포함)중인 소득 3분위 이하 대학생으로 학점 및 성적요건을 충족하는 대한민국 국적자가 지원대상이다. II 유형에는 국내 대학(교)에 재학(입학예정자 포함)중인 소득 7분위 이하 대학생으로 학점, 성적요건 및 대학에서 제시한 요건을 충족하는 대한민국 국적자에 해당된다.

 

등록금 인하율 7%에 담긴 의미

▲ 사무국 정태원 재정과장

 

우리대학 정태원 재정과장은 “등록금을 동결하게 되면 약 71억원의 장학금을 대학 자체의 노력으로 확충해야 한다. 또한 6% 인하시에는 약 9억원의 장학금의 확충이 필요하다. 우리대학의 재정규모를 감안할 때 어려운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국가장학금Ⅱ를 지원받기 위한 우리대학 자체 노력 규모에 의하면 우리대학 등록금 7% 인하시에는 장학금을 확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등록금 내린 대학들 꼼수, 우리대학은 과연?

기존 장학금 삭감, 교양강좌 폐강 등, 해당사항 없어

 

▲ 사무국 전영도 재정팀장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들의 꼼수가 들통났다. 겉으로는 등록금을 인하한 듯 했으나 안으로는 수업 일수와 장학금 혜택을 줄이는 꼼수를 쓴 것이다. 올해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 중 일부대학에서는 이를 핑계로 학생들의 실습예산을 줄이거나 장학금을 적게 편성해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 부산대에서는 이번 학기부터 교양필수 과목인 ‘실용영어 3, 4’를 폐강하면서 기존의 시간 강사 수를 줄였다. 또한 동아대에서는 기존 120여개에 달하던 교양과목을 이번 학기에 50여 개로 대폭 줄였다. 이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장학금을 축소해 학교 재원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등록금이 인하됨에 따라 우리대학은 꼼수대신 제도개선 및 고통분담을 택했다. 우리대학 정태원 재정과장은 “학생들의 교육 및 교수들의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유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학금 규모의 경우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되나 외부에서 가져오는 장학금이 늘어나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생색내기 등록금 인하에 이어 지출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나온 방법들도 다양하다. 졸업이수학점 감소, 연구기자재 예산 삭감, 교수 1일 수업시간 단축, 수업일수 감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학사과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대학 등록금 인하에 따라 졸업이수학점 감소, 교수 1일 수업시간 단축, 수업일수 감소 등 제도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영도 재정팀장은 “실험 및 연구기자재의 경우 일반회계로 산학협력단에서 따로 담당하므로 문제없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대학 허리띠 졸라매야

 

지난 2월 1일부터 2일 동안 1차, 2차 예산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학생대표로 참석한 김재호 해과기대 학생회장은 “올 한해 전체적으로 재정에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된다”며 “학생, 교수, 교직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우리대학은 등록금 7%가 인하됐다. 이에 따라 각 부처/부서의 예산이 전체적으로 삭감됐다. 우리대학의 등록금 인하로 인한 재원 부족액에 대한 대책으로 기성회회계 제도개선에 의한 예산절감, 세출예산 절감 등 자구노력, 기성회계 집행 잔액 최대 이월조치, 세입 재원 증대 및 발굴, 회계간 대체집행을 통한 기성회회계 지원 등이 거론됐다.

우리대학 전영도 재정팀장은 “신규 사업은 억제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의 예산 편성은 지양됐다”며 “사업의 긴급성, 중요성, 필요성 등을 감안해 예산이 편성됐다”고 전했다. 이어서 예산이 삭감되는 기준에 대해 “전년도 집행실적,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성과 등이 해당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해양대생 아닌가요?”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원생, 올해 대학원 등록금 동결

 

우리대학의 등록금이 7% 인하한 반면 대학원 등록금은 동결됐다. 이처럼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선언하고 대학원 등록금은 동결 및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대학 대학원생 정씨는 “대학원생도 학생인데 등록금 인하에서 제외했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았다”며 “일반 학사에 비해 소수이다 보니 소리가 작아서인지 규정상으로 구분을 짓는 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대학원 등록금이 인하되지 못한 배경으로 김재봉 학생처장은 “올해 대학 등록금비가 인하된 배경에는 국가장학금이 컸다”며 “등록금을 인하한 비율에 따라 정부에서 국가장학금을 지원했지만 대학원생들은 해당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물가인상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인하한다면 재정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재봉 학생처장은 “학부에는 학생회라는 조직이 잘 이뤄져 있지만 대학원생들은 공통된 하나의 조직이 없다”며 “의견을 제시할 창구가 없기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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