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무한도전이 그립다
MBC 파업, 무한도전이 그립다
  • 유경태 기자
  • 승인 2012.07.05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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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폭로한 김재철 사장의 온갖 의혹, 김재철 사장은 조용하다

국민들께 사죄 드립니다

언론파업은 비단 MBC만의 사태가 아니다. 최근까지 같이 싸워온KBS 노조가 사측과의 극적인 합의를 이뤄 떠났지만 YTN, 국민일보와 연합뉴스 등 신문사 노조들의 파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조마다 내세운 파업의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의 이유로 모아진다. ‘정권에 충성하는 사장 혹은 사주’로 인한 언론장악과 편파방송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1월 MBC 노조는 파업에 앞서 국민들 앞에 섰다. 박성호 기자회장은 “지난 1년 MBC는 숱한 이슈마다 침묵과 왜곡의 연속 이었다“며 ”그 결과 신뢰도와 시청률이 동반 추락했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게 사죄드린다”며 그동안 참착한 심경을 고백했다.

MBC 기자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 1년, MBC뉴스는 추락을 거듭했다.4.27 재 보궐 선거 편파,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KBS 도청 의혹 보도통제, PD수첩 대법원 판결 왜곡, 내곡동 사저 편파 방송, 10.26 재보선 불공정 보도, 한미 FTA 반대 집회 누락과 편파, 미국법원의 BBK 판결문 특종 홀대, 그리고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119 논란 외면까지.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 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며 국민들께 사죄했다. 현재까지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파업 137일째(6월 15일)를 맞이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일 때까지 독하고 끈질기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한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각종 의혹들을 폭로하며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양파같이 까면 깔수록 나오는 김재철 사장의 의혹들

지난 2월에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재임기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이 무려 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인이 갖고 다니며 사용한 카드 사용액만 2억 원이 넘고, 회식비나 선물 값 등으로 비서진이 계산한 비용은 5억여 원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노조는 편파보도를 일삼는 MB정권의 낙하산 인사에도 모자라 MBC를 개인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의혹뿐만 아니라 여성 무용가 J씨의 부당한 특혜를 폭로하며 김재철 사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지금까지 MBC 노조가 밝힌 김 사장의 여성 무용가 J씨에 대한 특혜의혹은 엄청나다. 김사장이 울산 MBC사장에 취임한 2005년 이후MBC본사 사장으로 재직 중에 MBC 주최·후원 공연 가운데 J씨가 출연 또는 기획한 공연은 밝혀진 것만 27건이다. 이 가운데 구체적 지원내역이 확인된 것은 16건에 금액으로는 20억 3천만 원이다. 김 재철 사장이 울산 MBC사장에 있을 때 무용가 J씨는 개인 자격으로 MBC 주최 공연에 출연해 1회당 수백만 원씩 챙겼다. MBC 창사 51주년을 기념행사에 12억원이 투자된 대형 프로젝트 ‘뮤지컬 이육사’는 뮤지컬 제작경험이 전무한J씨 기획사가 맡았다. 심지어 방송도 나가지 않는 리허설 무대에 출연한J씨에게 MBC는 3천만 원을 지급했다. ‘샤이니 굴욕’으로 유명해진 일본현지 공연 J씨의 출연료는 같이 공연했던 ‘샤이니’에게 지급된 출연료 5천만 원보다도 많은 8천만 원이었다.

이에 김 재철 사장은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무용가 J씨의 특혜의혹을 해명했다. 이 편지의 김 사장은 “정 선생은 일본에 계신 동포무용가중에서도 손꼽히는 분이며, 이 분의 역량과 경험, 행사의 성격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지원했다”며 “나는 신혼 초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 자연스레 국악 애호가가 됐다”고 밝혀 오히려 노조의 빈축만 샀다.

최근 tvN ‘백지연의 피플 인 사이드’에 출연한 이 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 특혜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진숙 씨는 무용가 J씨가 각종 행사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출연료보다 많은 돈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사 쪽에서 숫자로 가득한 명세서까지 공개해 해명한 바 있다. 특혜가 아니었다. 다른 국악인들도 그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갔다”며 부풀려진 의혹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진숙씨는 노조가 주장한 의혹들에 있어 반박하며 김 사장이 “2014년 2월로 정해진 임기를 채울 것”이라며 김 사장의 거취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MBC 사측의 해명에도 김 재철 사장의 의혹들은 수그려들지 않고 있다. 노조는 김 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조사에 따르면 J씨의 집 반경 3Km 안팎에 있는 식당과 술집에서 주로 심야시간과 주말에162차례, 2천500만 원 어치가 결제되었다고 밝혔다. 더욱이 J씨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지방은 물론 일본까지 김 사장의 법인카드 동선은 공연장소 주변에서 일치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의 J씨 특혜의혹은 급기야J씨의 친 오빠를 MBC 해외지사장으로 기용해 거액의 월급을 지원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노조원 해고와 대기발령, 검찰과 경찰의 편파수사까지

하지만 이런 폭로 속에도 MBC 사측의 입장은 강건해 보인다. 사측은 노조에게 중징계를 강행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MBC 사측은 지난2월 29일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한 데 이어 닷새 만에 이 용마 노조 홍보국장(기자)을 해고했었다. 지난 6월 11일에는 재심에서 정직 6개월로 낮춰진 ‘박성호 기자회장’을 석 달만에 다시 해고했다.

나아가 최일구 앵커와 최현정 아나운서 등 총 34명을 추가 대기발령 시켰다. 지금까지 대기발령 대상자는 지난 1일에 있었던 1차 35명을 포함해 69명으로 늘어났다. MBC 경영진 중 장근수 예능본부장은 “노조에서는 대기 발령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파업 끝나면 다 해고시킬 계획”이라며 “경력직들은 특히 본보기로 반드시 해고시킬 것이다” 앞으로 경력직을 뽑아서 인원 보충하려고 하는데 지금 파업하고 있는 경력직을 본보기로 처벌해둬야 추가 경력직 채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의 의혹들은 쌓여만 가고 있지만 정작 검찰과 경찰은 오히려 MBC 노조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정영하 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MBC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7일 MBC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전원 기각했다. 노조는 트위터를 통해 “경찰이 급박하게 노조집행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한 것은 파업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노조를 파괴하고 원천적으로 노조 활동을 봉쇄하려는 공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 김재철도 조속히 수사하기 바란다”며 김재철 사장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을 질타했다. 사실 경찰은 MBC 노조원 5명에 대해서는 두 번씩이나 영장구속을 했지만 횡령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고발된 김 사장에 대해서는 한차례 소환에 그치고 있다. MBC 파업은 쉽게 끝날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MBC 파업 사태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권리를 찾아가는 것이 작은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유경태 기자

youkt2839@naver.com

 

 

MBC 노조는 오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몸과 마음이 힘들더라도 공정보도와 언론자유를 꿈꾸며 그들의 방식으로 파업을 즐기고 있다. MBC 노조는 공중파로 전하지 못다 한 그들의 이야기를 재미나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MBC 프리덤 뮤직비디오>

MBC 노조가 제작한 ‘MBC 프리덤’ 뮤직비디오는 그룹 UV의 ‘이태원프리덤’을 개사한 것으로 문화방송 파업에 빗댄 재치 있는 가사로 많은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MBC를 사랑하는 여러분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며 “오로지 승리만 있을 뿐. 우리가 돌아왔다. 마!봉!춘!”이라고 시작된다. 이UCC는 일산 드림센터 사옥에서 조합원 400여 명이 모여서 만든 영상이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지난 2월 13일에 MBC 노조가 만든 ‘제대로 뉴스데스크’ 1회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조회수 54만 건을 기록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기존 뉴스데스크와 같이 딱딱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대로 만든 뉴스이다. 노조가 파업 중에 만든 ‘제대로 뉴스데스크’의 제작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회사 장비를 사용할 수 없어 촬영은 노조비용으로 대여한 카메라나 개인 장비를 사용하며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뉴스보다 진실되며 웃음이 묻어나오는 뉴스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14회까지 제작되어 공개되었다.

 

<MBC,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자! 프리허그>

 

지난 2월 3일에 서울 명동에 MBC여기자들이 “MBC를 안아 주세요”라 외치며 프리허그 시위를 벌였다. 여기자들은 “MBC 뉴스가 신뢰를 많이 잃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기 위한몸짓”이라며 “따뜻하게 안아달라는 의미의 말”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화방송 경영진이 프리허그를 한 MBC 여기자들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자 MBC 노조는 7일 뒤 400여명이 노조원이 참여하는 프리허그 행사를 서울 광화문·신촌·강남 등에서 벌여 맞대응 했다.

 

<파업 100일 맞이 행사>

 

지난 5월 8일 MBC 노조는 파업100일을 맞아 여의도 MBC 남문광장에서 ‘100일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MBC 노조는 기념식에서 ‘100일 투쟁결의문’을 낭송한 뒤, 전 노조 조합원이 공정방송을 기원하는 100배를 했다. 이날 MBC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MBC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은 소망을 발원하기 위해 100일 기도, 100일 파업을 이어온 것이다”면서 “추락했던 MBC 뉴스도 신뢰를 회복하면서 서서히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유경태 기자

youkt28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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