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의 재발견
등대의 재발견
  • 박수정 기자
  • 승인 2012.07.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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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타워’의 변신은 무죄, 나도 등대다

▲ 관광용 등대로 지정된 부산타워의 모습 (출처: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조망 + 등대 = 관광용 등대’1973년 11월 21일, 부산의 대표적 상징물 중 하나인 ‘부산타워’가 세워졌다. 부산 용두산 공원에 위치한 ‘부산타워’는 해발 69m, 높이 120m로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부산타워’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경관은 가히 장관을 이루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야경이다. 해가 지고 온 하늘에 어둠이 깔릴 때면 민주공원, 영도대교, 부산항, 남항대교 등이 뿜어내는 불빛이 한데 어우러져 저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이렇듯 용두산 공원 일대를 약 40년 동안이나 먼발치서 묵묵히 지켜만 보던 ‘부산타워’가 최근 새 단장을 했다. 바로 부산타워 전망대 야외옥탑에 광도 300만 cd의 소형 등명기 1대를 설치한 것. ‘부산타워’의 등명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광용 등대’로 지정됐다. 단순히 조망의 기능을 해오던‘부산타워’가 이제는 등대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것이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부산타워 등대’

관광 및 항행원조용 등대, 이것이 바로 ‘부산타워’의 새 옷이다. 기존의 등대는 간단히 말해 항로 표지의 수단이었다. 등대는 바닷가나 섬과 같은 곳에 설치돼 운항하는 배에 뱃길이나 정확한 위치 등을 알려주기 위해 빛을 비춘다. ‘부산타워 등대’ 역시 이러한 기존의 등대처럼 선박을 도와주면서 더 나아가 관광용으로도 쓰인다. 또한 ‘부산타워 등대’는 ‘관광용 등대’로 지정된 날로부터 전 세계 해도와 등대표에도 표시되는 등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로 그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부산타워 등대’는120m의 국내 최고 높이의 등대다. 전 세계를 통틀어 봤을 때,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등대(133m)에 이어 두 번째다. 여기에 용두산 공원의 높이(69m)까지 더해지면 가히 세계 최고 높이의 등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등대는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단면적 기능만을 고집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가진 건축물로 우뚝 서고 있다.

 

# ‘부산타워’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산의 상징, ‘부산타워’가 ‘관광용 등대’로 변신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세계적 유명세를 치룰 국내 첫 등대’의 속사정을 알아보았다.

 

Q. ‘부산타워’가 ‘관광용 등대’ 1호로 지정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부산지방해양항만청 : 부산을 전략적 도시홍보 이미지로 고유 브랜드화 하여 국내·외 관광객 및 국제 대회 유치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부산시에서 경관이 뛰어나고 특이한 형태의 등대시설을 관광자원화 하여 도시이미지화 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부산항 및 부산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용두산 공원의 부산타워를 선정하게 되었다. 부산타워를 통해, 등대를 부산의 이미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미국 뉴욕항에 위치한 자유의 여신상처럼 도시의 상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Q. ‘부산타워’는 ‘부산타워 등대’의 형태로 어떻게 활용되는가?

부산지방해양항만청 :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부산타워 등대는 폭풍 속에서도 뱃길을 열어주는 희망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바다를 지키는 의리라는 등대 이미지에 부합하고 부산 사람의 특성과도 잘 어울려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 형태로는 부산항의입·출항 선박 항행보조시설로 활용됨으로서 안전한 해상교통환경 조성에 이바지한다. 이는 입출항로의 중심선상에 위치한 부산타워 등대가 부산항 입항 선박의 좋은 목표물이 되고 있어 선박의 안전한입·출항을 유도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산타워 등대는 해양수도인 부산의 상징물로 관광자원화될 것이다.

 

Q. ‘부산타워 등대’가 주변일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부산지방해양항만청 : 부산타워 등대의 불빛 경관은 영도나 남항대교에서 가장 보기 좋은 곳에 위치해있어 카메라 촬영의 핵심지점이 될 것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대가 부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산의 이미지를 한층 더 상승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관광객 유치를 비롯해 원도 심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 부산 등대들의 반란, 그들은 왜 튀려고 하나?

부산에는 앞서 말한 부산타워 등대를 포함해 야구 등대, 젖병 등대, 장승 등대, 고래 등대 등 다양한 이색 등대들이 있다. 단순하고 투박한 외다리 흰색 등대에서 알록달록한 색채에 그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등대들의 변신, 그들은 왜 이토록 주목받고자 하는가? 해양건축물, 등대의 변화를 살펴보자.

 

Q. 최근 이색 등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무엇인가?

부산지방해양항만청 : 기존의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등대형태를 탈피하여 시민에게 친숙한 시설로서 이야기가 있고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 조형등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등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해양공간건축학과 이한석 교수 : 등대는 본래 항로표지기능을 담당했으나 최근에는 해양관광문화 공간 및 시설로서의 기능이 부과되고 있다. 이는 위성항법장치를 비롯한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등대의 본래 기능이 쇠퇴하고 더불어 해양문화공간으로의 기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등대 건축물은 어디서나 잘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다. 특히나 바다를 향한 조망이 좋은 곳에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지역성, 장소성을 충분히 반영한 디자인이 중요하며 등대 주변의 친수공간 디자인도 필요하다.

 

Q. 등대는 해양건축물로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해양공간건축학과 이한석 교수 :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색 등대는 관광효과와 지역의 상징물로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이색 등대는 등대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훼손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등대와 같은 해양건축물은 바다에 세워지므로 바다와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바다를 오염시키거나 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며 바다로부터 안전하고 바다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즉, 바다 및 해안의 지형지세, 인공물 등과 조화되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건축물의 디자인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지만 실제적용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그만큼 디자이너의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건축주의 안목, 시민들의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박수정 기자

blue 90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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