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 교재 나눔 도서관이 생긴다면
우리 학교에 교재 나눔 도서관이 생긴다면
  • 허민학 기자
  • 승인 2012.09.0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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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학교 드림도서관 입구
▲ 서강대학교 드림도서관 책장

  드디어 개강이다. 새학기가 시작되어 방학 중 못 보던 선후배와 친구들을 볼 생각에 기대된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뿐, 새로 사야할 수업 교재들을 생각하니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진다. 교재비만 20만 원이라니. 비싼   책값에 대학생들은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이 괜히 죄송스럽다.
  몇몇 학생들은 친한 선배들에게 책을 받거나 제본을 뜬다. 책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보수동을 돌아다녀보지만 구하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설령 책을 구하더라도 헌 책이라 지저분한 경우도 많다. 더군다나 책의 제본을 뜨는 것은 엄연한 위법행위.
  그래서 이번 If 코너에서는 ‘교재 나눔 도서관’을 다루어보기로 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대학생들을 위해 선배들이 기부한 전공서적을 장기간 대출해주는 도서관을 운영해보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도 교재 나눔 도서관이 생긴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톡톡! 상상 속 체험기록
  드디어 우리 학교에도 교재 나눔 도서관이 생겼다. 학생들의 교재비 부담을 덜기 위해 9월 개강을 시작으로 문을 연 ‘교재 나눔 도서관’. 나도 책 하나를 대출해보고자 그곳을 방문해 보았다.
교재 도서관은 전공서적, 교양서적, 어학교재, 자격증교재로 총 4가지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인상깊은 구역은 교양서적 코너였다. 책장에는 다양한 교양교과들의 책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 중 내가 수강하게 될 교양과목 책이 눈에 띄었다. 그 자리에서 펼쳐보고 책의 상태도 살펴보았다.
  전공서적 코너는 과별로 찾아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책이라 그런지 전공서적 코너는 학생들로 붐볐다. 책의 수량도 생각보다 많아보였다. 그런데 막상 내 차례가 되니 이곳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는 걸 입증하듯 책이 얼마 없었다. 남아있는 책 중 내가 필요한 교재 하나를 골라 펼쳐보았다. 책 속에는 선배들이 일목요연하게 요점 정리를 해두어서 공부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운이 안좋으면 ‘이게 교재인가? 낙서장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는 블랙홀 교재를 고를 수 있다.
  그 외에 어학교재 코너와 자격증 코너에도 많은 책들이 있었다. 교재 나눔 도서관의 대출기간은 최대 한학기로 한 번에 최대 5권이 대출 가능하다. 대출 기간을 넘기면 다음번 대출이 불가능하며 책을 훼손하거나 분실할 경우에도 대출 자격을 박탈당한다. 그리고 교재 나눔 도서관은 개강 후 한 달간 일주일에 3번 운영한다.

교재 나눔 도서관의 실현 가능성
  실제로 2011년 9월 5일 서강대학교에서는 싸이월드 드림 캠페인 ‘힘내라 대학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드림도서관’을 개관했다. 드림도서관은 대학생들이 교재비 부담을 덜도록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교재를 서로 바꿔볼 수 있는 일종의 교재 나눔 공간이다. 보유 장서는 서강대 학생들이 기부한 교재 580권과 SK컴즈와 임직원이 기부한 교재 100권, 싸이월드에서 기증한 330권 등 모두 1천 300여 권이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에서도 교재 나눔 도서관의 실현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이에 학생처 김언도씨는 “교재 나눔 도서관의 취지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재 나눔 도서관을 만든다면 교내 서점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서점에 발길은 줄어들 것이고 자연스레 재고가 쌓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김씨는 “도서관을 위한 공간 확보와 사서 고용 등 재정적인 문제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측의 의견도 비슷했다. “다른 곳에서 책임을 지고 관리를 한다면 공간 마련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도서관이 관리를 할 경우 잔서 등록과 정해진 대출 기간 등의 제약으로 과정도 복잡해지고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었다. 덧붙여 “만약 강의들의 교재가 바뀐다면 교재 나눔 도서관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교재 나눔 도서관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일단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교측에서도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교재를 기부한 학생에게 혜택을 준다면 도서관 운영의 가능성은 커보인다.

허민학 기자
hmh13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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