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녹조라떼’에 이은 해양의 적신호 적조현상 과연 이대로 좋은가?
강의 ‘녹조라떼’에 이은 해양의 적신호 적조현상 과연 이대로 좋은가?
  • 박수정 기자
  • 승인 2012.09.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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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말, 전남 해안에 적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곧 빠른 속도로 남해안으로 확산됐으며 서해안마저 적조에 몸살을 앓는 지경에 이르 렀다. 적조 주의보에 이어 적조 경보를 발령하고 적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민, 국가기관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한 편,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 한반도를 강타한 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그 동안의 바다생태계가 적신호에서 청신호로 상태가 호전되는 변화를 보 였다.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 ‘볼라벤’이 오히려 적조를 흐트러 놓은 것, 주로 태풍이 불고 나면 바다에서는 물리 적 혼합이 일어난다. 그에 따라 수온이 점차 떨어지고 적조 생물은 파괴되거나 약화돼 결국 적조현상도 거의 사라진다는 얘기다. 심한 적조 현상이 태풍의 영향으로 거의 자취를 감추기는 했지만 예년보다 높고 안정된 수온에 급속히 확산됐던 이번 적조현상, 국립수산과학원 조은 섭 연구원을 만나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 적조 모식도

Q. 적조가 발생하는 최적의 조건은 무엇인가?

조은섭 연구원 : 적조현상이란 바닷물에 존재하고 있는 미세 플랑크톤의 일시적인 대량 발생으로 인해 수색이 적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러한 적조가 발생하려면 바닷물 속 에 용존하고 있는 영양염이 풍부해야 하며 적조 생물의 번식속도 를 증가시키기 위해 적합한 수질환경이 형성돼야 한다. 또한 적 조 생물은 광합성을 하는 미세조류기 때문에 일조량이 풍부해야 한다. 즉, 햇빛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요인 중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적조 발생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면 된다.

Q. 적조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측면은 무엇인가?

조은섭 연구원 : 적조의 긍정적인 측면은 전무하다. 본래 바닷 물의 색은 청록색을 띈다. 그러나 적조가 발생하면 수색은 변하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산업적 이용도는 전혀 없 다. 다만, 적조가 발생된 해역에서 멍게 혹은 담치와 같은 미세조 류를 먹이생물로 하는 유용생물의 경우 적조 미발생 해역보다 적 조 발생 해역에서 양식을 하면 건강하고 육중량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으나 이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긍정적인 측 면이라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적 조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살펴볼 수 있다. 적조는 양식어류를 폐 사에 이르게 하는 어류치사성 생물이기 때문에 양식 어민에게 있 어서 적조는 매우 위험한 생물로 취급되고 있다.

Q. 매년 한반도의 전 해역에 걸쳐 발생하는 적조의 특징은 무엇인가?

조은섭 연구원 : 적조 생물은 유영 생물이다. 즉, 조류에 의해 유동적으로 변화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조기와 소조기에 따라 적조의 이동과 확산이 가능하다. 또한 적조띠는 상호집적에 의해 대규모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조는 고정적이기 보다는 유동 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그 발생 해역이 게 릴라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항공, 선박 등을 이용하여 적조띠의 유동성을 면밀히 예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조 현상을 한반도의 해역별로 분석해보면, 동해는 해안선이 발달돼 있지 않아 적조가 발생하면 강원도 북부까지도 북상이 가 능하나 반면 남해안은 복잡한 해안선으로 돼 있어 동해안과 달리 적조가 순식간에 확산되지 않으며 이동속도가 동해에 비해 매우 느리다. 또한 서해안은 동·남해안에 비해 조석간만의 차이가 크고 바닥에 뻘이 형성돼 있어서 적조가 발생하더라도 뻘에 의해 적조 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사실상 적조가 발생하기 어려운 특징을 갖 고 있다.

Q. 적조로 인한 피해와 규모는 어느정도인가?

조은섭 연구원 : 적조는 양식어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적조 생물 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에 의해 양식 생물의 질식사를 유발한다. 이 제껏 적조로 인해 가장 큰 피해액을 남겼던 해는 1995년으로 약 700억 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여기서 문제는 적조의 유 동성이다. 적조주의보가 발령되면 적조의 소멸시까지 각 시·도에 서는 매일 적조예찰을 해야 하며 방제를 위해 황토를 살포하는 등 적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소모되는 경제적 비용이 크다. 이 외에 도 인적·물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최근 2008년부터 2010 년에는 적조 피해의 미발생으로 인해 피해 보상금이 현저히 감소 한 상황이라 적조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어민들의 생활은 매 우 힘들어 지게 될 것이다.

Q. 적조 생물의 산업화 가능성은 어떠한가?

조은섭 연구원 : 적조생물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 유돼 있고 특히나 DHA와 EPA와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산도 많이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적조 생물을 대량으로 포집하면 오메가-3 지방산이 주 원료인 생선기름, 들깨기름 등의 대체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나아가 웰빙식품으로 유용하다. 결국 산업적으로 사용 할 수만 있다면 식품가공회사에서의 원가 절감 측면이나 원료 수 급 측면에서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부득이 황 토를 살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Q.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있어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조은섭 연구원 : 우선 적조현상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 안으로 방류되는 영양염이다. 하수처리정화시설을 강화하여 연안 이 부영양화 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가두리 양식은 1980년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거의 포화상 태다. 가두리 양식에 의한 고영양 사료와 밀식에 의한 양식어류 찌 꺼기 등으로 인해 바닥은 이미 황폐화됐으며 영양염 덩어리로 덮여 있다. 이러한 영양염 덩어리의 용출은 적조 생물에겐 영양염 공급 의 효과를 발생시켜 보다 활발하게 번식하고 이동하는 데 한 몫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두리 양식장의 바닥정화작업은 적조방 제대책의 일환으로 현재 가장 필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 연도별 적조 발생 해역도

단순 자연재해를 넘어선 적조 피해가 주는 경고

지난 달 14일 이후 경남 해역에서는 양식어류 266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전남 해역 역시 물고기 집단폐사로 십 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 었다. 이렇듯 적조가 한 번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 영향은 일파만파 확산 돼 피해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곤 한다. 어민들은 이런 상황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어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가보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적조를 분산시키는 것과 황토를 분사해 부영양화를 감소시키는 것에 그 친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보단 이미 일어난 상황에 대한 임시방 편식의 대책이라 어민들은 속수무책으로 고스란히 그 피해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적조 현상은 주로 매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활발하게 발생한다. 이 시기는 여름철로, 적조생물에게 있어 해수온도의 상승은 반가운 소식이다. 일반적으로 해수온도가 상승하면 양식 어류는 체력이 약해지게 되 어 저밀도의 적조가 조금이라도 유입되면 폐사할 위험이 커진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온도가 26~27 도로 높은 상태에서 비가 내리면서 육상 영양염류가 유입돼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Cochlodinium polykrikoides)이 바닷물 1ml당 5820개체(적조 경보 기준 ml당 1000개체)까지 늘어났다”고 이번 적조현상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렇듯 올해 해안의 평균 수온이 예년에 비해 높은 것과 잦은 비는 영 양염류를 풍부하게 해 적조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적조 현상의 원인으로 보통 해수의 염분농도 와 해수온도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 염물질의 해수유입으로 인한 부영양화, 간석지 감 소, 양식장 확산 등이 적조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 말한다. 적조피해, 매년 반복된다고는 하나 예년 에 비해 평균 피해의 정도가 크다. 그만큼 어민들 의 생계는 보장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과연 적조피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생 각해봐야하지 않을까.

▲ 코클로디니움 적조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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