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친)한족에서 反(반)한족이 되어가는 중국인 유학생
親(친)한족에서 反(반)한족이 되어가는 중국인 유학생
  • 허민학 기자
  • 승인 2012.10.11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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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8만 명 시대, 관리소홀로 유학생 문제 늘어나

 교육과학기술부는 2004년부터 국내 대학의 국제화 추진, 국가적 위상 제고, 해외 우수 인적자원 활용 등을 목적으로 Study Korea Project를 수립했다. 이 계획으로 국내 대학에선 외국인 유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중국인 유학생 증가가 가장 컸다. 2009년 중국인 유학생 수가 5만 3000명에서 현재 8만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도 전 세계 22개국에서 온 외국인 195명중 중국인 유학생이 164명(2012. 9. 13 기준)으로 84%를 차지한다.

중국인 유학생은 재정적 수단?
  올해 경기도와 경기개발연구원이 도내 11개 주요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 270명을 상대로 심층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
에 따르면 중국인 학생들은 ‘한국어 습득(16.7%)’과 ‘저렴한 유학비용(16.2%)’을 한국에 오는 주된 이유로 답했다. 한류의 영향과 지리적 위치도 중국인들의 한국 유학에 한 몫 했다.
  일부 지방소재 대학들은 이러한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등록금을 최고 60% 감면해주기도 했다. 또한 다양한 장학금 혜택과 일부 유학생에게 ‘산학유학생’ 자격을 부여해 아르바이트를 알선해주는 등 유학생 수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유학생 유치 정책의 배경에는 국내 지방대 및 사립대의 어두운 속셈이 깔려있다.
  우리나라 대학, 특히 지방대와 사립대의 경우 재정에 대한 학생들의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지방대 및 일부 사립대는정원 미달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대학들은 유학생을 정원 외 입학시키며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알짜 없는 유학생 교육
  국내 대학이 많은 중국인 유학생 유치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학생을 위한 실질적 교육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대부분의 국내 대학에선 ‘한국어교육부’의 시스템을 통해 유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기초반부터 고급반까지 수준별로 단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진행한다. 그리고 한국문화체험수업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중국인 유학생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국제교류교육원에서 한국어교육부의 시스템하에 유학생들의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은 우리 대학에 입학하기 전 1년간 이러한 한국어교육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도 유학생들이 언어문제를 겪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우리 대학에서 학부 생활을 마치고 석사과정에 있는 중국인 여엽명(26) 씨는 “학부 시절 수업할 때 내용이 어려운데 한국어로 진행되는 터라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시험도 한국어로 출제되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F를 받는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어 교육 이외에 유학생을 위한 실질적 교육도 부족해 보였다. 여엽명 씨는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하고자 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다. 하지만 대학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설명회와 같은 실무교육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듯 유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유학생의 입학 후 학사관리 및 학교생활에 대한 제도는 미흡해 보였다.

빈틈 노리는 짝퉁 중국인 유학생
  유학생 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대학의 유학생 관리 허점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불법 취업문제를 야기했다.
  부산에서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입국한 불법체류 중국인이 부산 D대, Y대, S대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일자리를 알선해주어 불구속 입건되는 사례가 있었다. 국내 H대의 경우는 교내 중국인 유학생 55명이 불법 취업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출입국사무소로부터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우리 대학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대학에서 석사과정에 있는 중국인 왕조일(26) 씨는 “주변에서 유학 비자를 받고 입국하여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불법 취업한 학생이 있었다”며 “발각된 학생들은 중국으로 돌아간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규정에 따르면 ‘취업비자’보다 절차상 덜 까다로운 ‘유학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허가 없이 취업할 수 없다. ‘유학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유학생들은 주말과 방학은 무관하지만 학기 중 취업하려면 S3(시간제 아르바이트)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악용해 중국인들이 계획적으로 입국한 다음 대학의 유학생 관리 소홀을 틈타 불법 취업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인 유학생 불법 취업 문제로 우리 대학에서는 출입국 사무소와 연계하여 유학생을 관리한다. 유학생이 일정 출석수를 채우지 않으면 출입국사무소에 보고하고 사태 조사 후 관리규정을 위반한 학생이 있을 경우 그 학생을 본국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도 유학생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S3(아르바이트)

허가 여부

자격

D-2

(유학비자)

신청 가능

(주 20시간)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에서 6개월 이상 과정 마쳐야함.(단, 어학연수기간은 포함×)

D-4

(일반연수 비자)

신청 불가능

 

▶유학(D-2) : 전문대학 이상의 교육기관 또는 학술기관에서 정규과정의 교육을 받거나 특정의 연구를 하고자 하는 자(2년이하)

▶일반연수(D-4): 유학(D-2)자격에 해당하는 교육기관 또는 학술기관 외의 교육기관 또는 단체 등에서 교육 또는 연수를 받고자 하는 자

사회적 범죄에 노출되다
  유학생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관리 부족은 사회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각종 사회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이 범죄조직의 권유에 아르바이트 감각으로 응하고 있었다.
  2007년 마산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2명이 가담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조직원이 검거된 사례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전화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후 피해자에게 ‘금융사고방지를 위해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이체해야 한다’고 유인하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유학생 2명은 계좌를 만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받거나, 또 다른 유학생을 상대로 계좌를 모집하고일정부분 몫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9월 광주에서는 국내에서 도난 또는 분실된 휴대전화기기를 매입, 모국에 팔아넘긴 중국인 유학생이 덜미를 잡힌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이러한 중국인 유학생 범죄 사건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들도 우리의 학생이다
  중국인 유학생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커지자 국가에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학년도 학사과정 외국인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를 통해 오는 12월에 유학생 관리 부실 대학을 공개한다. 유학생 중도 탈락률 20% 혹은 불법체류율 10% 이상인 대학은 관리부실 대학 명단에 오르고 외국인 신입생 유치를 위한 비자발급을 제한받는다.
  국내 대학의 유학생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하여 중국문제연구소 문흥호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흥호 소장은 유학생 유치정책을 정부와 대학에서 양적 측면이 아닌 질적 측면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소장은 “엄격한 입학기준 적용은 물론 입학 규정을 국가별, 혹은 대학별로 차등화를 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을 대학의 재정확충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시정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성공적인 유학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들에 대한 대학의 철저한 관리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불법취업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은 TV에서 비춰지는 한국 드라마와 화려한 한류스타들을 보며 한국과 한국말을 좋아하던 친한(親韓)족이었다. 하지만 대학과 사회의 관리와 관심 부족으로 중국인 10명 중 1명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돌아간 이들은 주변에 한국 유학을 절대 권유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들은 반한(反韓)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필요할 때 불러들이고 방치해두는 대학들은 변해야 할 시기이다. 앞으로 글로벌 대학으로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서 중국인 유학생을우리 학생으로 인정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허민학 기자 hmh13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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