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강의시스템, 더 이상의 발전은 없는가?
미래지향적 강의시스템, 더 이상의 발전은 없는가?
  • 윤종건 수습기자
  • 승인 2013.09.03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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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 강의는 지루하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빨리 감기로 후딱 듣는 경우가 많아요. 사이버강의가 일반강의에 비해 질이 낮은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아요. 그냥 인터넷 강의 듣는 거랑 별로 다를 바가 없더라구요”
  - 국제대학 M학생
   “타 대학 사이버 강의를 듣는 경우에는 평가와 수업방식 면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험 평가의 경우에도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알면 대리출석도 어렵지 않아요”
  - 공과대학 K학생

   사이버강의는 자유로운 수강시간, 여유로운 수강인원, 반복 수강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굳이 수강생이 직접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강의실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우리학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학교는 타대학 사이버강의를 포함해 총 20개의 사이버강좌를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이버강의, 문제가 참 많다.


   <사이버강의에 대한 대학 측의 관심 부재>
   우리대학 학사과 정은희씨는 우리대학이 사이버강의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오프라인으로 듣는 것보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아 좀 더 효율적인 강의시스템이라”며 “강의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복지와 교육환경 향상이 목적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 언급된 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보듯이 사이버강의에 대한 대학 측의 관심은 너무도 적어 보인다.

   사이버 강의는 일반강의에 비해 분명 경쟁력 있는 교육 자원이다. 강의실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자료들을 화면으로 보여주며 다양한 매체를 일반강의에 비해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질 높은 강의를 제작할 수 있고, 현장감 면에서도 일반강의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몇몇 강의들은 30분정도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지루하고, 일반강의와 전혀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개부분의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수업에 흥미를 잃게 되고 학습 흡입력 또한 일반강의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
   우리대학 기초교육원 박민아 전임연구원(교수학습지원센터)은 “우리학교는 사이버강의를 운영하기에 타 대학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있다”며 “전문적인 개발을 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대학 교수들의 사이버강의 업데이트는 몇 년이 지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수재량에 맡기다 보니 조그만 오타나 아주 약간의 내용수정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도저히 들을 강의가 없을 때 신청하기도 하며 출석체크만 하고 강의는 뒷전인 경우가 대다수다.

   <대학본부 내 사이버 강의 전담부서 없어>
   현재 우리대학은 학사과, 기초교육원, 정보전산원. 이 세 개의 부서에서 사이버강의 업무를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학사과는 사이버강의에 대한 일반적인 학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타 대학과의 학점교류를 담당하고 있다. 기초교육원은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따라 새로운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고 사이버강의 제작에 대한 지원을 담당한다. 그리고 정보전산원은 사이버강의 서버 관리와 개인정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이렇게 업무가 나누어 담당하다 보니 비효율적인 부분이 크다. 우리대학 기초교육원 박민아 전임연구원(교수학습지원센터)은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대학본부 내 사이버강의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어 좀 더 효율적인 업무체계가 있어야 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강의태도도 문제>
   하지만 사이버강의에 대한 문제점의 책임이 학교와 교수 측에만 있다고 볼 순 없다. 정규강의처럼 정해진 시간에 듣는 것도 아니고 감시하는 사람 또한 없기 때문에, 강의를 제대로 수강하기보다는 동영상만 틀어놓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수업을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시험을 볼 때 같은 사이버강의를 듣는 학생들끼리 PC방에 모여 의논하고 똑같은 답안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다 보니 우리대학 3학년 J학생은 “나처럼 혼자 듣는 학생은 여럿이 모여서 시험 보는 학생들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이버대학들이 시행하는 관리방법>
   사이버강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사이버대학들은 다방면으로 관리책을 시행하고 있다. 방송통신대학의 경우 30%는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며 시험은 반드시 학교를 방문해 응시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각종 교육과정상의 피해를 방지하고 재학생들의 신분확인 및 대리시험, 대리수강 등의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범용 공인인증서’를 통해서만 로그인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로그인 방식은 학생들의 아이디와 패스워드 노출로 인한 불법적인 접속이나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안정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의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강의 중간 중간에 문제를 끼워 넣기도 하며, 두사람 이상이 비슷한 아이피 주소로 시험을 치른 것이 적발되면 F학점을 주거나 재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사이버강의, 본래의 취지를 되찾자>
   대학생활 정보 주간지 대학내일의 설문조사 결과 사이버 강의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항목에서 88%의 대학생들이 ‘문제점을 보완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소와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이처럼 사이버강의는 없애버리기에는 아까운 교육자원이다. 잘만 활용된다면 학교와 교수 그리고 학생 모두가 만족할 만한 교육 콘텐츠다. 학내 구성원 노력을 통해 오프라인을 대신하는 사이버강의가 아닌 면대면 강의조차 대체할 수 없는 질 높은 강의가 많이 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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