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놓고 얘기할 곳 없나요?
속 터놓고 얘기할 곳 없나요?
  • 서제민
  • 승인 2013.12.02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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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부재 소통부족으로 이어져

 2년 만에 강의를 듣는 복학생 A씨는 수강신청을 하고 있다. 마음속은 오랜만에 하는 수강신청에 걱정 반 기대 반이다. 하지만 1학년 때와는 달리 많이 바뀌어버린 교양과목들을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주위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학교 홈페이지를 들여다보아도 강의에 대한 얘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홈페이지 방문자수에 비해 게시판 이용률 저조해

 

△우리대학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현재 우리대학 홈페이지(www.kmou.ac.kr)에서 학생들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소는 아치마당 메뉴에 있는 △게시판(자유게시판, 학생회게시판, 정보게시판, 홍보/제안게시판) △아치신문고(학교생활, 입학정보, 일반행정, 기타) △해양인생각(토론마당, 설문조사) 등이 있다. 현재 우리대학 홈페이지의 일일 방문자수는 5천에서 6천 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에 비해 학생들이 의견을 게재하는 자유게시판의 경우 하루 평균 등록되는 글의 수는 3건, 조회수는 52건(조사기간: 11/15~11/21)으로 방문자수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이다. 또한 자유게시판에 게재되는 상당수의 글이 광고와 홍보성을 띄고 있는 점 역시 문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의, 취업, 스터디모임 등에 관한 글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신영훈(에너지자원공학과·10) 학생은 “학교 홈페이지는 학사정보나 공지사항을 제외하고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며 “이외에 정보를 굳이 홈페이지에서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 홈페이지(www.kmou.ac.kr)에서 학생들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소는 아치마당 메뉴에 있는 △게시판(자유게시판, 학생회게시판, 정보게시판, 홍보/제안게시판) △아치신문고(학교생활, 입학정보, 일반행정, 기타) △해양인생각(토론마당, 설문조사) 등이 있다. 현재 우리대학 홈페이지의 일일 방문자수는 5천에서 6천 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에 비해 학생들이 의견을 게재하는 자유게시판의 경우 하루 평균 등록되는 글의 수는 3건, 조회수는 52건(조사기간: 11/15~11/21)으로 방문자수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이다. 또한 자유게시판에 게재되는 상당수의 글이 광고와 홍보성을 띄고 있는 점 역시 문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의, 취업, 스터디모임 등에 관한 글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신영훈(에너지자원공학과·10) 학생은 “학교 홈페이지는 학사정보나 공지사항을 제외하고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며 “이외에 정보를 굳이 홈페이지에서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상황은?

 

△부산대학교 홈페이지의 효원 커뮤니티
그렇다면 다른 대학들의 사정은 어떨까? 현재 많은 대학들의 홈페이지가 단순히 공지사항과 학사정보를 확인하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학교 홈페이지 활용과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부산 인근지역 중 홈페이지상에서 활발한 온라인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대학은 부산대학교이다. 부산대학교 홈페이지(www.pusan.ac.kr)는 현재 종합대학교(국내) 부분에서 1등(랭키닷컴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우리대학의 ‘아치마당’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효원 커뮤니티’는 △자유게시판 △토론방 △신문고 △효원장터 △분실물정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자유게시판의 경우 하루 평균 58건(조사기간: 11/15~11/21)의 글이 등록되고 있는데 이는 재학 중인 학생 수를 고려해 보았을 때도 우리대학에 비해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유게시판에는 광고와 홍보성 글이 대부분인 우리대학과는 달리 스터디모임에서부터 분실물 찾기, 동아리모집 등 다양한 글이 게재되고 있다.

 

또 다른 우리학교 홈페이지 ‘대학 커뮤니티’

 학생들이 온라인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 홈페이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몇몇 대학에는 학교 홈페이지 이외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커뮤니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 커뮤니티는 홈페이지를 통한 의사소통에서 한계를 느낀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스누라이프(SNU Life) - 1999년 서울대학교의 학생 5명이 모여 만든 스누라이프는 2010년 누적 사용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SNU Life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진로취업 게시판이다. 하루 평균 5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취업 게시판에서는 합격후기, 유학경험, 고시 등 다양한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 www.snulife.com

고파스 - 2007년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의 박종찬씨가 만든 고파스는 현재 하루 평균 이용자가 45,000명이 넘는다. 고파스는 고대NEWS, 학생회소식, 자유홍보, 스포츠, 게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 특징이다. www.koreapas.com

마이피누(MYPNU) - 2011년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닉네임: 빗자루)이 만든 마이피누는 일일 방문자가 15,000명을 넘을 정도로 활발한 커뮤니티이다. MYPNU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강의정보 게시판이다. 강의정보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솔직한 강의평가가 올라오고 있으며 한 평가당 조회수가 1,000건에 달한다. www.mypnu.net

 이와 같은 대학 커뮤니티들의 특징은 익명성과 다양성이다. 대부분의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이 실명을 요구하는데 비해 각 커뮤니티들은 익명성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익명성이 보장됨에 따라 이용자들은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도 좀 더 자유롭게 글을 게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이피누의 운영자 빗자루씨는 “기존 학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철저한 실명제로 다수의견이 형성되면 소수의견을 내기 힘든 점이 있었다”며 “또한 자유게시판은 세분화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의 축적이 힘들어 새롭고 획기적인 서비스 운영이 힘들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저조한 홈페이지 게시판 사용률, 원인은?

 

△우리대학교 홈페이지의 아치마당
우리대학 홈페이지의 아치마당 사용이 저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는 게시판의 접근성 문제이다. 아치마당의 경우 △자유게시판 △아치신문고 △해양인생각 △정보게시판 등 구성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접근성에 있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습득물/분실물 센터 게시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치마당→게시판→정보게시판→습득물/분실물 센터 게시판 순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렇듯 접속경로가 복잡한 이유는 디자인적 요소가 크다. 현재의 홈페이지 디자인은 2007년 각 단대별 홈페이지를 통합하면서 확정된 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실명제이다. 현재 홈페이지의 모든 게시판은 실명제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대학 커뮤니티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명제는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대학 홈페이지가 실명제로 운영된 것은 아니다. 운영 초기에는 익명으로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익명인 점을 악용하여 비방, 광고, 홍보 등 자칫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글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의 실명제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정보전산원 오대현 팀장은 “게시판을 익명으로 운영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보안이다”며 “여러 시행착오 후에 지금과 같은 실명제를 적용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홈페이지 활성화, 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 필요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른 대학의 사례를 참고하여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커뮤니티, SNS 활용, 학교 홈페이지의 개편 등의 방법이 있다. 이 중 가장 가능성이 있는 방법은 현재의 홈페이지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아치마당의 사용이 저조한 이유로 지적된 사항 중 하나인 디자인 문제는 개편이 진행 중이다. 올해 8월, 정보전산원은 ㈜센텀인터넷과 계약하여 홈페이지 메인화면 및 영문 홈페이지에 대한 개편이 있었다. 하지만 예산문제로 인해 세부적인 메뉴에 대한 디자인 개편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보전산원 오대현 팀장은 “IT관련 업무는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며 “기획이나 시설과에 비해 예산책정순위가 낮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익명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보안문제이다. 우리대학 홈페이지에 운영초기에도 발생한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익명제로 사용할 경우 게시판자체의 성격이 변질될 가능성이다 크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닉네임(Nickname)을 사용할 수 있다. 로그인 이후 닉네임을 사용하게 되면 게시판을 이용하는 타 이용자들은 작성자를 알 수 없지만 홈페이지를 운영진은 작성자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게시판의 목적과 맞지 않는 글을 쓰는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의 재제가 가능하다. 결국 익명제를 통한 게시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이를 악용하는 이용자를 제재하는 방안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보전산원 곽세은 팀원은 “닉네임 사용은 기술적으로 특별히 어려운 사항은 아니다”며 “만약 학내여론과 게시판의 목적이 일치한다면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문제나 예산문제가 학내 커뮤니티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 없는 것이다. 스누라이프, 고파스, 마이피누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이 앞장서서 대학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했다. 또한 학내여론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사개진을 한다면 예산편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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