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떠오르는 해양 실크로드 북극항로 운항의 성공여부는?
21C 떠오르는 해양 실크로드 북극항로 운항의 성공여부는?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3.12.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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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운항은 성공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 많아

 

▲ 북극항로 노선 –해양수산부 제공-

 

 2010년 7월 16일 한국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 호의 북극항로 탐사를 시작으로 2013년 9월 16일 현대글로비스의 화물을 실은 북극항로 첫 시범운항이 이루어졌다. 유럽까지 운항을 위해 기존 이용되었던 남방항로(수에즈 운하)를 뒤로한 채 새로운 도전으로 걸음마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2007년 양 북극항로가 동시에 열린 이후로 2009년 서방세계 상선으로는 독일 벨루가선사의 중량화물선 두 척이 최초로 북동항로를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 이후 북동항로의 통과 선박 수는 2010년에 4척, 2011년 34척 그리고 2012년에는 46척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결실을 얻기까지

 10월 21일 한국 선사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마친 현대글로비스가 35일의 항해를 마치고 여수항에 입항했다. 스웨덴 스테나 해운의 유조선 ‘스테나 폴라리스 호’를 임차하여 진행된 시범 운항은 지난 9월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출발하여 나프타 4만 4000t을 싣고 출발하여 1만 5,500km를 항해하였다.

 성공적인 북극항로의 첫 시범 운항 뒤엔 2010년 7월 16일 한국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북극항로 탐사가 있었다. 당시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가 한진중공업에 발주하여 건조된 아라온 호는 해양연구·음파탐지·지구물리탐지·관측 및 장기 모니터링 장비 등 60여종의 첨단 연구 장비를 탑재했다. 이 같은 아라온호가 29일간의 항해를 통해 북극항로 내의 빙하, 생물, 수상자원을 비롯한 과학적 분석에 중점을 두어 조사를 진행하였다. 요약하자면 아라온호의 운항은 과학성에 스테나 폴라리스호의 운항은 실용성에 의의를 두고 있다.

[“아라온호가 플랑크톤, 지질, 대기 등의 과학적 기초조사가 이루어졌다면 이번 스테나 폴라리스호의 경우 화물수송을 통한 항로운항의 기본 자료조사였지”]

 

 경쟁과 협력

 21세기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북극항로를 두고 한·중·일 3국의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3국 중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한 일본은 1980년대 후반부터 민간 해양 정책 연구재단 등이 북극항로 실현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펼쳐왔다. 이어 95년에는 노르웨이ㆍ러시아와 공동연구 및 시범운행을 했지만 변변치 않은 성과에 최근 들어서야 공동연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관의 주도하에 진행 중인 형태이며 지난해 7~8월 119명의 연구 인력을 실은 쇄빙선 쉐룽을 투입하여 시범 운항을 마쳤다. 중국은 현재 13억 위안(약 2200억 원)을 들여 대형 쇄빙선을 추가 건조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대글로비스의 첫 시범 운항을 마쳤으며 정부주도 하에 러시아와 북극항로 관련 내용을 골자로한 북극해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이번 시범운항에 동승한 우리대학 기관 공학부 남청도 교수는 “인류공동의 자산이자 미개발 지역인 북극의 독점은 옳지 않다”며 “이 같은 생각에서 북극항로의 연구, 조사 등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에 대한 각 국가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극항로의 개발이 늦어질수록 우리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장다익선[長多益善]

 북극항로의 운항은 단연 화물운송 비용 절감에 의한 경제성에 있다. 유럽까지 화물 수송을 위해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기존 남방항로의 경우 22,000km의 거리와 약 40일 이상의 시간 소요가 이루어지는 항로이다. 하지만 북극해를 거치는 북극항로의 경우 15,000km의 거리와 약 30~35일의 시간 소요로 7,000km의 거리와 최대 10일 이상의 시간 단축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거리와 시간 단축이 상당한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남청도 교수는 경제성 외에 ‘러시아와의 국제우호협력 증진’과 ‘에너지 수송의 유연화’를 추가적 장점으로 꼽았다. 남 교수는 “북극항로 운항시 러시아의 쇄빙선을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상 러시아와의 지속적 교류로 국가적 협력이 증진될 수 있다” 또한 “만일의 상황으로 에너지 및 자원의 수송에 있어 남방항로가 폐쇄된다면 그에 대한 대안은 북극항로를 통해 찾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북극항로의 장점을 꼽자면 경제성, 외교성, 유연성에 있어 확인할 수 있지”]

 

 풀어야할 문제는?

 성공적인 첫 시범 운항이었지만 아직은 맞추어 가야할 조각들이 남아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보고에 의하면 이번 시범 운항은 이익도 손해도 없는 ‘본전치기’라는 평가이다. 그렇기에 북극항로 운항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았던 경제성마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경우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운항원가는 1243달러이다. 하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TEU당 운항원가는 1558달러로 300달러나 높게 평가된다.

 다음으로 현재 우리나라 국적선사의 경우 아직까지 얼음을 견디는 내빙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그렇다할 쇄빙선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선 외국선사의 배를 빌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번 시범운항 역시 스웨덴 국적의 ‘스테나해운’ 선박을 임차하여 운항하였고 러시아 쇄빙선의 인도하에 진행되었다. 현재 10척의 쇄빙선을 보유했다고 알려진 러시아지만 실제로 운항을 하고 있는 쇄빙선은 6척뿐이다.

 또한 북극항로가 열리는 6월 말~11월 중순의 제한된 기간 동안 운항할 적절한 화물의 발굴이 가능한지도 미지수로 남는다.

 하지만 북극항로 운항은 수에즈운하를 통한 남방항로보다 7,000km의 거리단축과 최대 10일의 시간단축으로 첫 시범 운항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투자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이다.

[“북극항로이용은 남방항로보다 10만 불 이상의 이익이 추정되지”]

 

 

▲ 북극항로 루트 –해양수산부 제공-

 준비해야할 사항은?

 중국의 경우 국영선사가 중심이 되어 북극항로가 운항되지만 민간선사가 중심인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와 민간선사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남청도 교수는 “정부의 경우 금융지원을 비롯해 북극항로로 운항하는 선사에 대한 정책적인 항세절감 등의 제도적 뒷받침과 대외적으로 지속적인 러시아와 국가적 협력 노력을 해야 한다”며 정부의 노력이 필요함을 말했다. 또한 “도전과 노력을 하지 않고 북극항로에 대해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선사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선사들이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관점을 가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기상과 빙하의 상태를 예측할 수 없는 북극의 특성은 북극항해의 어려움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줄 ‘아이스 파일럿(Ice Pilot)’은 ‘아이스 네비게이타(Ice Navigator)’로도 불리며 얼음이 많은 지역을 피해 안전하게 선박이 북극항로를 지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하지만 아이스 파일럿의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제도의 뒷받침뿐 아니라 북극항해에 필수적인 아이스 파일럿의 양성도 중요하다”고 남 교수는 설명했다.

 

 걱정거리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북극항로의 운항은 환경문제에 대한 걱정으로 북극항로 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한다. 하지만 남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해빙은 환경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이지만 자원개발 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며 이를 잘 이용하면 경제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북극항로를 운항하려면 먼저 러시아 북극항로국(NSRA)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또한 빙해구간에서는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아 뒤에서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해빙과의 충돌로 인한 사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다만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선박 량의 증가로 충돌, 좌초 등의 사고 구조의 협력이 부족하여 그에 대한 인프라 형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12년 북극항로 운항 선박은 46척으로 그중 10척이 우리나라에 입출항을 기록하였다. 북극 항로의 제한된 운항시기를 비롯하여 제도 및 인프라 구축에 있어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북극항로의 운항에 있어 우리나라의 지리적 이점 및 세계 8위의 무역 국가 순위임을 눈 여겨 본다면 충분한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해양 실크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기관 공학부 남청도 교수

 

 

 

 

 

 

김수영 기자

yo15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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