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버스인가
누구를 위한 버스인가
  • island89
  • 승인 2008.10.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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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버스인가?

▲오후6시 10분 학생들이 줄을 서서 통근버스를 타고있다

 


해운대에 사는 신입생 A양은 오늘도 어김없이 한 시간 반이나 걸려 통학한다. 게다가 해운대에서 학교까지 바로 오는 노선의 버스가 없기 때문에 3번이나 버스를 갈아타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얼마 전 무료 통근버스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A양. 이제부터는 좀 편하게 통학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안내판을 보던 A양의 표정은 실망으로 가득했다. 통근버스는 교직원 전용이라서 학생들의 이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통근버스를 이용하려다 A양과 같은 경험을 한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통근버스는 매년 학생들의 불만 리스트의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아침 출근시간 서면, 부산대 방면의 1호선 버스는 학생들의 이용이 자유롭지 못하다. 영도대교에서만 승차하도록 제한하기 때문이다. 2호선 남포동 방면도 영도대교에서만 학생의 승차가 가능하다. 환승제도 시행 이후엔 135번 버스를 갈아타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효용성도 떨어졌다.

 퇴근시간에 통근버스를 이용하려는 학생들의 경쟁은 치열하기까지 하다. 해사대학 앞에서 차례로 줄을 서서 기다리면 6시 10분에 교직원을 태운 버스가 건물 앞에 와서 학생들을 태운다. 통근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학생은 “버스 타려고 기다리면 이미 교직원분들이 60%정도 자리에 타고 있어서 학생들이 탈 수 있는 좌석이 너무 부족하다”며 “한참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입석도 못타고 시간 낭비한 적도 많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직원버스 관계자 김기호씨는 “통근버스는 원래 학생들을 위해 운행하는 버스가 아니다”며 “버스 1대 당 한 달 유가만 12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 예산은 학생들의 기성회비에서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 복지를 위해 일반회계에서 ‘차량비’가 지원되는 것이다”라며 통근 버스이용 우선권에 대해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지리적 특성상 장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교직원 통근버스는 교통비 절감과 함께 환승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선호대상이다. 그러나 학생이 교직원버스를 ‘얻어’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우리대학의 불편한 교통편과 부담스런 교통비등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무료화 된 학내 순환버스의 경우 당장의 차비 절감효과 때문에 학우들의 호응을 받고 있지만 기성회비를 재원으로 하기에 등록금 인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또 원거리 통학생들의 불편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교직원 통근버스를 둘러싼 학생들의 불만은 올해도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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