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좋다
알바가 좋다
  • 최종훈 객원기자
  • 승인 2014.05.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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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A채용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87%가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보았고, 이 중 약 80%의 인원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찾고 있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는 학자금 마련이 약50%, 용돈 및 생활비 마련이 21%, 스펙을 위한 경우가 8%였다. 그렇다면 좋아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여기 2명의 대학생이 있다. 한명은 수족관에서 다른 한 명은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들은 즐겁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소풍처럼 느껴지는 출근

     
 

사는 곳이 인천이고, 근무지가 서울이다 보니 조금 일찍 서둘러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출근하는 게 귀찮을 때도 있지만, 동물들도 보고 사람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 즐거워져서 놀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9시쯤에 도착하면 간단하게 사무실 청소를 한다. 이후에 담당직원 분을 통해 오늘 오실 단체손님들에 대해 듣는다. 가끔 단체손님이 없을 때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수족관을 둘러보며 손님들에게 불편한 점이 있는지 찾아본다.

 

 생각보다 힘든 단체손님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20명이 넘는 단체손님들이 방문할 때도 많다. 이런 단체손님들이 방문하면 자연히 소란스러운 일들이 정말 많다. 어느 날은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온 적이 있었는데, ‘만져보기 체험장’이 소란스러워 보았더니 8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물고기며 불가사리를 가져가겠다고 해서 문제가 생겼다. 겨우 상어와 거북이를 보러가자고 유혹해 끌고 나왔다. 어린 아이들 고집이 생각보다 세다. 가장 심하게 떼를 쓰던 아이는 엄마한테 불가사리를 갖다 주려 했단다.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수족관의 특성상 관객들의 인원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밥을 먹다가도 단체손님이 갑자기 추가되어서 급히 먹는 경우도 있고, 때를 놓쳐서 1~2시간 정도 늦게 먹는 경우도 많다.

단체인솔이 없을 때는 다른 파트로 지원을 나기기도 한다. 자판기에서 음료수가 안 나온다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는 등 많은 불평을 해결하는 일이다. 그래도 기분이 나쁜 적은 없었다. 한 번은 휠체어 바퀴에 바람이 빠졌다는 불만이 들어와서, 급하게 근처 기념품 매장에서 공기주입기를 가져와 고친 적이 있다. 그 때는 정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었다.

 

 다음날을 준비하며 즐거운 마무리

다음 날 단체인솔 정보를 담당직원 분에게 미리 듣고선, 팜플랫이나 교육자료의 수량을 준비한다. 바로 전 날 추가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당일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보통은 퇴근할 때가 가장 바쁘기 마련이지만 일찍 끝날 때가 있다. 이런 날에는 수족관을 둘 러본다. 가장 좋아하는 곳이 수달관람장인데 근무한지 일주일 만에 수달과 친해졌다. 지금도 퇴근할 무렵에는 수달이 관람객을 뒤로하고 헤엄치며 다가온다. 이 아르바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눈을 맞출 수 있고 가족과 같이 그들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불평이 들어오고 혼나는 힘든 하루더라도, 한 번씩 동물들을 보고 퇴근을 하면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다.

 

 

 


준비부터 만남까지

     
 

보통 견주가 직접 위탁을 넣어 날짜를 정한다. 애견이 오기 전날이 되면 방청소를 하면서 소음방지를 위한 매트, 배변판, 밥그릇 등을 놓는다. 그리고 강아지들은 자기구역에 대한 집착이 크기 때문에 자리를 정하기 위해 구석마다 쿠션을 배치한다.

보통 견주가 집으로 직접 와서 시설을 보고, 개의 성격과 특성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때 계약서를 통해 애견을 돌려주는 시간을 정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가끔은 애견을 지나치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한번은 견주가 다른 개들과 싸울 것 같아 가둬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차마 가두지는 못하고 울타리를 쳐두는 형식으로 다른 개들과의 접촉을 막았었다.

 

 가끔씩 물릴 때도 있어

처음에는 애견들이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둔다. 이 때 자신의 냄새를 집안에 묻혀 영역표시를 하거나 다른 개들의 냄새를 맡아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점심시간에는 보통 사료를 그냥 부어놓는다, 하지만 가끔 사료량을 정해주는 견주들이 있는데, 애견들이 서로 사료를 탐내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날 때도 있다.

산책은 목줄을 착용시켜 해양박물관이나 태종대 쪽으로 많이 간다. 가끔은 택시를 타고 송도해수욕장에 가거나 애견카페를 이용하기도 한다. 산책을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는데, 피부병이 있는 경우에는 하지 않는다. 목욕 후 애견이발기를 통해서 잔털을 제거하거나, 발톱을 깎아주는 등 위생관리를 한다. 이 때 낯설어 하는 애견들에게 물리는 경우도 꽤 많다.

 

 가장 힘든 순간

간식이나 장난감을 견주가 직접 가지고 올 때도 있다. 하지만 보통 직접 구매한 수제간식을 먹이고, 장난감은 모든 애견들이 서로 갖고 놀게 한다. 간식을 먹인 후, 어린 애견들은 예방접종과 약을 먹이기 위해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나머지 애견들은 자유롭게 놀게 한다.

다음 날, 견주가 직접 찾아와서 애견들을 데리고 간다. 이 때 자기 애견에 상처가 있거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경우 오해를 하실 때가 있다. 이외에도 난처한 일이 생길 때가 많다. 하지만 1박 2일간의 시간동안 다른 개들과의 기억을 남긴다는 건 돈으로도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일이 다른 아르바이트 보다 조금 돈을 적게 받고 더 힘들긴 하더라도, 일을 하는 동안 쌓는 작은 추억들 때문에 펫시터에 대한 애착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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