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해양온도차의 매력
무한한 해양온도차의 매력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4.06.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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⑵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설


 지난 295호 ‘해양온도차 발전’에 이어 296호 해양학술에서는 ‘무한한 해양온도차의 매력 -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설’에 대해 알아보았다. ‘해양온도차’라는 같은 원리를 이용하지만  같은 듯 다른 ‘발전’과 ‘냉난방 시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해양온도차 냉난방’과 ‘해수열원 히트펌프’
 온도차를 이용하여 발전기를 가동시키는 ‘해양온도차 발전’과 달리 ‘해양온도차 냉난방’은 해수온도와 대기온도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해수열원 히트펌프’를 작동시킨다.
 히트펌프 속에는 열을 운반하는 냉매(프레온가스)가 주입되어 있다. 우선 냉매는 외부로부터 흡수된 열로 인해 증발기를 거쳐 기화(포화액→포화증기)된다. 기체가 된 냉매는 저온저압의 상태로 압축기로 흡입되며, 압축기를 거쳐 고온고압의 상태로 변화한다. 그 후 응축기에서는 열을 방출시키며 기체였던 냉매는 다시 포화액(액화)이 된다. 이 같은 순환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히트펌프는 작동된다. 공급되는 열원에 따라 공기열원, 수열원(해수열원, 지열원, 하수열원, 하천수열원 등) 히트펌프 등으로 분류되며 증발기와 압축기, 응축기로 구성된다.
 ‘해수열원 히트펌프’의 경우 기본적인 히트펌프의 작동원리를 바탕으로 실내의 냉방부하에 의하여 증발기에서 기화를, 차가운 심층해수를 이용하여 응축기에서 액화시킨다. 또한 해수열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수열교환기를 별도로 설치하여 효율을 향상시킨다.

▲ 히트펌프의 작동방식


 
어디에 설치하나?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스템’의 적절한 위치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우선 해수가 가지는 ‘에너지 부존잠재량’의 확인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론적, 지리적, 기술적, 시장 잠재량으로 구분되는 수치는 각기 다른 산정방법과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론적 잠재량은 해안선을 직선으로 가정하여 계산된 해안선 길이, 1,614km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또한 안정적인 온도와 시스템의 경제성을 고려하여 계절별 대기온도와 해수온도의 차이를 해역별로 적용한다. 이렇게 산정된 이론적 잠재량은 0.19TWh/년 기록한다.
 우리대학 기관공학부 오철 교수는 “생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처가 근접해 있어야 열 수송에 비용 및 손실이 줄어든다”며 “부존량은 이론적 잠재량을 말하지만 실제 설치 가능한 시설에 대한 부존량은 시장잠재량의 선정이 옳다”고 설명했다. 해당도시 인구의 20%가 이용하는 조건으로 산정되는 시장 잠재량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론적 잠재량의 1/19수준인 0.01TWh/년에 그치고 있다.

※ 2010년 우리나라 1인당 전력소비량 = 0.0009744Twh/년
 

고려해야할 사항은?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스템’의 설치에 있어 대기온도와 해수의 온도차는 단연 중요하다. 온도차가 클수록 에너지절감 효과가 크며, 일반적으로 1℃의 해수온도차는 약 5%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인다. 다음으로 온도가 낮은 해수의 안정된 공급이 이루어져야한다. 이를 위해 10m 이상의 수심이 확보되어야 하나, 먼 거리까지 취수배관이 설치되는 경우 비용의 문제로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해안가로 200m 이내의 취수배관 설치를 통해 해수를 끌어올린다. 
 

활발한 외국의 이용  
 가까운 일본의 경우 후쿠오카-Seaside Momochi와 오사카 남항-Cosmo Square을 거점으로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93년 4월부터 개시된 Seaside Momochi지구는 스포츠시설, 호텔, 의료시설, 도서관 등 구역 내 44ha의 면적에 공급중이다. 보일러 및 흡수식 냉동기시스템에 비해 약 42%의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smo Square지구는 오피스빌딩, 오사카 국제무역센터, 아시아 태평양 무역센터 등 21ha 구역에 에너지를 공급중이며 94년 4월부터 개시되었다. 
 다음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은 시 전체의 열 수요중 약44%를 해수를 비롯한 하수, 호수의 물을 공급열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85년 9월 제 1플랜트가 준공되었다. 또한 노르웨이 올레슨의 경우 북위 63도로 고위도에 위치하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해수온도가 비교적 높아 연간 27GWh의 열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 일본 후쿠오카 집단냉난방 지역

우리대학에도 있다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인천, 부산, 울산, 강릉, 군산, 목포, 서귀포시 등 7개 도시에서의 해수 열에너지 부존량은 27,160Tcal/년 정도이다. 이는 우리나라 가정 및 상업용 냉난방, 급탕 에너지소비량의 약 10%에 상당하는 양이다.
 이러한 막대한 양의 해수 열에너지를 우리대학 국제교류협력관 내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지역 에너지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정부 50%, 지자체 25%, 대학 25%의 자본으로 총 4억 2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자되어 2009년 10월 완공되었으며, 냉난방용량 60RT, 급탕부하 15RT의 열원이 공급가능하며 협력관내의 세미나실, 회의실, 기숙시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오철 교수는 “기존의 냉난방기 보다 54%정도의 에너지를 절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뿐 아니라 현재 남포동 롯데호텔의 신축건물 또한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롯데호텔의 경우 해수보다 낮은 위치에 히트펌프가 놓여 자연스레 해수의 취수가 이루어지며, 이 경우 취수펌프에 소요되는 동력의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우리대학 내 취수배관 설치 전경
▲ 우리대학 해수온도차 냉난방시스템의 전력소모량 및 생산열량

 

 

 

 

 

 

※ 1RT = 3.86kw/h (2010년 1인당 전력소비량 9,744kw/h)

 

실용화를 위한 과제
 ‘해양온도차 냉난방 시스템’의 설치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소규모 설비보다는 지역(집단) 냉난방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오철 교수는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용량 해수열원 히트펌프(1만㎾급)가 필요한데 아직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도 대용량 해수열원 히트펌프를 개발 중에 있기에 빠른 시일 내에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유가의 불안정, 지구온난화, 기상이변,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등 에너지 및 환경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시대에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해양온도차’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앞으로의 발전과 활용에 있어 우리의 실생활에 어떻게 다가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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