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님!] 물고기의 아버지
[안녕하세요 교수님!] 물고기의 아버지
  • 이민우 수습기자
  • 승인 2014.06.1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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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생명과학부 조성환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코너는 교수님께서 항상 학우들 결에 계시지만 어렵거나 잘 모르는 우리들을 위해 교수님이 어떻게 삶을 살아오신지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물고기의 아버지
 해양환경·생명과학부 조성환 교수님

 

·경남 남해 출생
·부경대학교 양식학과(학사)
·부경대학교 수산생물학과(석사)
·Auburn University, Department of Fisheries & Allied Aquaculture(박사)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교환교수
·한국양식학회, 한국수산학회, 한국어류학회, 한국수산과학회; 이사 및 학술지 편집위원 , 세계양식학회 회원
·해양 LMO (Living Modified Organisms) 평가위원
·Marquis 『Who' Who in the World』 등재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 나고 자라
 물고기와 벗하며 자란 사람
 이젠, 물고기가 가족처럼 느껴진다는 사람
 물고기의 아버지, 조성환 교수님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교수님의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찰나 연구실 게시판에 깔끔히 붙어있는 서류들이 기자의 발길을 잡았다. 게시판에는 어려운 듯 편안한 인상의 교수님 사진이 있었고, 국내·외 논문들이 줄지어 있었다. 자유롭게 가져다 볼수 있게 만들어 놓아 학생들을 위한 배려까지 느껴졌다. 학부생들의 수상내역, 자격증 정보, 졸업생 현황 등은 연구실 선택을 고민하는 학부생들의 이목을 끌만하였고 결국 기자의 발걸음을 연구실 안으로 이끌었다.

 

“어릴 적 상주해변에서..”

 ‘백사장의 모래는 마치 은가루를 뿌린 듯 부드러우며, 주단 위를 걷는 감미로운 감촉을 느끼게 해 준다. 바다 밑은 기복이 없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어린이들의 물놀이에도 안성맞춤이다’ 
 남해는 교수님의 어린 시절 고향이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은모래 놀이터다. 가끔 교수님은 어린 시절 한 손에 새빨간 개불을 들고 뱀장어를 잡던 남해의 골목대장 추억에 사무치곤 한다. “그때의 추억과 경험 덕분에 지금의 이 자리에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며 이 시절을 ‘럭키(lucky)했던 시절’로 정의했다.

 

“내 물고기에 대한 애정이 커..”

 벽에 매달려있는 달력에는 빨간 글씨로 연휴라 표시되어있었지만 학부생시절 교수님에게 연휴는 그저 남들이 쉬는 날에 불과했다.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물고기들의 건강을 살피고 먹이를 주고, 수조 구석구석 청소를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물고기를 관리했던 그 시절에 대해 교수님은 “하고 싶어서 했지, 내가 부산에 살기도 했고”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곧이어 왜 회를 안 좋아 하시는지 물음에 교수님은 “‘애정’ 때문이 아닐까”라고 웃으며 답했다.

 

“아내에게 고마워..”

 20년 전 저 먼 땅 미국으로 유학에 동행한 아내와 교수님은 힘들지만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내는 유학 중인 교수님 뒤에서 보살핌 해주었고, 어쩌다가는 수업이 끝나고 밤이 되어 강변과 해변에서 함께 측량과 계측을 하는 둥 물고기 연구를 했다. 그 시절 갖은 고생을 같이 한 탓에 교수님이 주말에 학교에 가던지, 제주도로 휙 날아 가던지 여느 집안에서는 오해를 살 법도하지만 교수님의 아내께서는 조심해서 다녀오시라며 이해를 해주신다고 한다. “함께 살며 힘든일도 많았고 더러 다투는 일도 많았지만 군말 없이 따라와 준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들딸들 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싶은..”

 한 달에 한번 교수님의 고3 아들이 집에 온다. 그날은 어떤 약속도 제쳐놓고 아들과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식들은 주말이면 아버지의 관심을 되레 귀찮아한다. 이럴 때면 교수님은 “주말에는차라리 무관심해야지 안 그러면 자기들이 더 피곤해 하더라”며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한편 고생하는 아들에 대해 “고삼.. 힘들 때죠, 힘들지만 모두가 다 그런 과정을 거쳐 왔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처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죠”라고 말했다. 그런 교수님의 모습에서 아들에 대한 기특함과 걱정이 느껴졌다.

 

“낚시는 손맛이지!”

 두 팔을 한껏 벌려 지금까지 잡아본 물고기 중 가장 큰 크기라며 “미국에 있을 때인데, 50cm 이하 물고기를 잡았다간 되레 잡혀가지”라고 웃으며 말했다. 교수님은 “낚싯대와 시간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며 “한때는 끼니도 거르고 밤새 낚시에 빠진 적이 있었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잡은 물고기를 먹거나 팔지 않고 도로 놓아주거나 객지에서 온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곤 했다. 이렇듯 낚시광 교수님에게 있어 낚시란 유일무이한 ‘손맛’이다.

 

“횟집 수족관에서 키우는 넙치는..”

 전문가가 바라보는 횟집 물고기에 대해 묻자 교수님은 “어류들의 순환이 잘돼 활기가 넘치는 수산시장과 여느 횟집 앞 수족관 속 물고기는 잘 가려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물고기는 2달을 굶겨도 생존하기 때문에 활발히 거래되는 물고기가 아니면 수족관의 물고기가 건강한지 않은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싱싱한 물고기의 조건에 대해 “이왕이면 두툼하고 색이 선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료 영양학을 가르치시는 교수님 답게 횟집의 물고기마저 영양과 관련되어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물고기에 대한 교수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예스! 끝났죠? 이제?”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교수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띠었고 마치 긴 시간의 과제를 끝낸 것 마냥 “예스! 끝났죠? 이제?”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그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친근했다. 한편 연구실 칠판 한 켠에는 학생들의 정성 어린 롤링페이퍼가 있었다.
 교수님께 롤링페이퍼를 받았을 때의 소감을 묻자 교수님은 “사제지간에 표현 이라는게 참 서투를텐데”라며 “쉽게 꺼내기 어려운 ‘사랑한다’는 말
을 표현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꼭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피해주는 사람보다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들에게 더 끌리게 되어 있고 이는 곧 배려와 칭찬이 따라오며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방법이다”며 덧붙여 “머리가 좋은 학생과 성실한 학생 중 당연 후자가 좋다”는 교수님의 인생 철칙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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