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는 그대들, 정해진 답은 없다
당당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는 그대들, 정해진 답은 없다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09.0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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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만난 동기들 사이로 하나 둘 빈자리가 보인다. 간간히 얼굴을 보이다가 끝내 자퇴하고 등을 돌려버린 친구들. 돌연 무슨 생각으로 그들은 자퇴를 결정한 걸까. 올해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는 대학교 자퇴의 관한 질문이 14,000건 이상 올라왔다. 그중에서 절반 이상이 1학년 새내기들의 고민이다. 서울대학교는 자퇴생의 절반이 1학년 1학기에 떠난다고 보고했다. 우리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친구들의 생각을 듣고자 취재해 보았다.

 

100명 중에서 6명은 자퇴를 한다?

대학알리미에서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대학 전체 평균 중도탈락학생비율은 6.5%였다. 수도권의 경우 8.5%로 평균보다 2% 높았다. 수도권의 경우 높은 등록금이 가장 주된 자퇴사유다. 한편 우리대학의 경우 2.8%로 비교적 낮은 중도탈락학생비율을 보였다. 부산 소재의 대학들의 경우 부산대학교는 2.6%, 부경대학교 3.1%, 동의대학교 4.9%로 나타났다.

 

기자는 돌연 자퇴서를 내고 학교를 떠나가 버린 학우들을 만나보았다. 전연희(국제무역경제학부·14)학생과 타 대학 어문계열 학과를 다니던 익명의 이 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들의 주변인들은 모두 그들의 결정이 갑작스러워 보였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연희 학생-

Q. 자퇴를 결심한 이유와 걸림돌은?

A. “적성에 너무 안 맞았어요. 학교가 맘에 들지 않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오직 적성이 맞지 않아서 자퇴를 생각했어요” 전연희 학생은 대학진학 전부터 어문계열로 진학하기를 희망했던 학생이었다. 성적에 맞춰서 상경계열에 진학한 것은 자기를 낯설게 만들었다. 1학기 동안 열심히 통학하면서 수업을 들어왔지만 끝내 자퇴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걸림돌은 없었냐는 기자에 질문에는 “1학기라는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대학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에게 떠난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 가장 미안했어요”라며 목소리에 짙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Q. 자퇴를 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A. “고3때처럼 처음에는 서울 소재의 대학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저의 진로를 고민했을 때 굳이 서울권 대학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는 더 이상 대학 이름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자퇴하는 것이 눈치 보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했지만 결국 다시 만나게 되고 응원해주셨다”며 “신중히 생각한 나의 결정은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학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학교 학생상담센터 이아름 상담사는 “올해 1학기 개인면담을 가졌던 학생 500명 중에서 20명 정도 자퇴관련 상담을 가졌다”며 “학교 부적응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신입생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1학년의 경우 대인관계를 개선하고 대학교의 적응하기 위한 면담을 주로 가진다. 반면 3,4학년의 경우 취업과 적성에 연관된 상담을 주로 가진다.

 

-평택대 이 양-

Q. 자퇴를 결심한 이유와 걸림돌은?

A. “자퇴를 결심하면서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어요. 4년 졸업 후 공채로 갈 수 있는데 너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건 아닌가 싶었죠” 이 양은 자퇴를 생각하면서 4개월간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이 양은 “지금 배우는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도 원하지도 않았다“며 끝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휴학을 하고 반수를 할 수 있지 않았냐는 기자에 질문에는 “다시 돌아올 학교가 있다는 것은 저를 채찍질하는데 방해가 될 거 같아서 과감하게 자퇴를 하게 되었다”며 배수진의 비장한 마음이 느껴졌다. “부모님에게 처음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 이였지만 부모님과 교수님이 저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셨다”며 “자신의 선택을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새내기들의 생각은?

기자는 구글을 통해 설문지를 작성. 우리대학을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을 위주로 100명에게 설문지 답장을 받았다.

 

100명중 45명이 자퇴를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자퇴하는 학생이 백 명 중에서 2.8명인 것을 감안하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자퇴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부모님의 만류’, ‘시간이 아까워서’, ‘다른 길을 찾지 못해서’의 답이 돌아왔다. 특히 부모님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자퇴를 결심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다른 학과 혹은 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졸업장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인식이 높아 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인터뷰했던 이모 학생은 “꿈과 목표가 있다면 눈치 보지 말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고 말하며 수많은 가능성과 길이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훈 기자

wanx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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