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고생도 사서해라? 젊을 때 즐거움도 사서해라!
젊을 때 고생도 사서해라? 젊을 때 즐거움도 사서해라!
  • 서제민 기자
  • 승인 2014.09.02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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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획] 청년기업가

 재수생, 텔레마케터 최연소 팀장, 첫 수익 3500만원 공인중개사, 만두가게 사장님. 이렇게 전혀 관련 없는 직업들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김연태(나노반도체공학과·07) 씨가 지금까지 가졌던 직업들이다. 지금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디스플레이' 기술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전단지 알바부터 공인중개사까지

▲실험중인 팀원들의 모습
_ 12시에 학교수업을 마치고 저녁식사 전까지 전단지를 돌리고 나면 내 손에 3천원이 쥐어졌다.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다보니 갖고 싶었던 미니카, 고무동력기 등을 살 수 있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다른 사람보다 상당히 빠른 나이에 돈을 벌고 쓰는 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며 웃으며 얘기했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온 그는 지금까지 편의점부터 라이브카페 연주자, 페인트 도공까지 해본 아르바이트 종류만 해도 3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직업전선에 뛰어든 건 제대 후였다. 기초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가 재능을 찾은 텔레마케터, 군복무 중 부동산에 흥미를 느껴 시작한 공인중개사, 대박난 만두가게 사장님까지 전혀 서로 없는 분야에 다양한 직업들을 거쳤다. 이중 부동산 일을 회상하며 “공인중개사의 경우 1년 동안 시험을 준비해서 시작한 일이다”며 “하지만 자격증을 얻고 시작한지 2달 만에 내 길이 아닌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인중개사로 시작한 첫 거래 당시 집주인의 실수로 쫓겨난 세입자들을 보았다. 그에게 울며 얘기하는 신혼부부였던 세입자들을 보며 그는  이게 '내 길이 아니구나' 라는걸 느끼고 바로 그만뒀다.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직업을 가지면서 김연태 씨가 얻은 것이 꼭 돈만은 아니다. 전혀 관련 없는 일들을 해오면서 그가 얻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는 그것을 ‘센스’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무리 다른 일이라도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보니 전체적인 과정을 보는 눈과 특별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키워졌다”며 “진심으로 나한테 필요한 일을 배울 때도 습득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같은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다"며 "다양한 경험을 할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았기 때문에 일부러 같은 아르바이트는 피했다”고 덧붙였다.


 

경영학원론을 듣는 공대생

_ 만두가게를 마지막으로 그는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복학한 이후에도 그의 다양한 활동들은 계속되었다. 제대 이후 꿈을 확실히 ‘사업가’로 정한 그는 학과수업만을 따라가지 않고 그에게 진심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하였다. 이에 대해 “학과 교수님들이 보기에 나는 그다지 좋은 학생이 아니었을 것이다”며 “전공 공부도 중요하지만 좀 더 내가 원하는 꿈에 맞는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며 당시의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그는 타 학과의 경영학원론과 부산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 수업을 듣기도 하였으며, 소셜벤처경연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대개의 공대생들과는 다른 것을 하는 게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나니 불안한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더욱 확신히 생겼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그런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잘하는 것 = 익숙한 것?
_ 김태연씨가 주변의 후배들에게 자주하는 얘기 하나를 알려주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익숙한 거랑 잘하는건 같은 말이야’고 자주 말한다고 했다. 그는 “공부에 비유해서 얘기하면 수학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수학만 공부해서 익숙해지기 때문에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고 불가능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익숙한지 안 인숙한지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그는 ‘나는 새로운 일을 좋아한다’, ‘안 익숙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고 자기암시 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은 자기개발서 읽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자기개발서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가라’라고 하는 말이 많은데 정작 그 저자들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자기개발서보다 인문학이나 고전을 읽는 것을 즐긴다”며 “다른 사람의 틀에 메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넓혀주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40살에 퇴직하기?
_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는 그의 진정한 꿈이 뭔지 궁금해 물었다. 그는 “40살에 퇴직하는 것이 내 목표이다"며 "퇴직 후에 라이브카페를 차리고 기타를 연주하고 내가 좋아하는 술을 배워보고 싶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라고는 얘기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 40살에 퇴직을 하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면 다시 다른 꿈을 찾아 도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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