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하고 있을까?
나는 잘하고 있을까?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10.08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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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하고 있을까?

 

누구라도 한번은 스스로 되물어봤을 것이다. 나는 잘하고 있을까?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마다, 인생이 지독하게 외로울 때 마다, 잠이 들기 전마다 나는 스스로 묻곤 했다. 가끔씩은 주변 선배 기자들과 친한 동기들에게도 물어봤었다. 들려오는 대답은 ‘너는 잘하고 있어’였다. 하지만 위로는 될지언정 찝찝함은 항상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 답은 알고 있지 않았는가. 나는 잘하고 있지 않았다. 신문사에 들어와서 나는 매번 잘하고 있지 않았다. 3번의 신문을 내는 동안 매일 매일 신문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나는 진실을 전하고 어두운 곳을 밝히는 정의로운 기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직 하나,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도망치는 법을 몰랐다.

 

이번 298호 신문을 쓰면서 익명의 P양을 만났다. P양은 원룸문제로 큰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녀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들로 꽤나 지친 기색이었다. 기자는 그녀가 선택했던 일들을 후회하고 있는지,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 하는지 물었다. P양은 “지금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과 내가 했던 선택들을 항상 걱정한다”며 “스무 살이 돼서 선택해야하는 일이 많아진 만큼 불안함도 늘었다.”고 말했다. P양과 더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시작한 이유는 한 가지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청춘들은 뜻 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나의 경우 어쭙잖은 책임감과 의무로 불안함을 누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맡은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 나를 믿고 믿어주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잘하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그 순간을 충실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태훈 기자

wanx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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