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움직이는 거야”
“예술은, 움직이는 거야”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4.10.0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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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트리엔날레_메이드인 부산>

 시작 전 한 가지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연극’, ‘미술’, ‘영화’, 다음 예술을 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너무도 쉽게 답을 맞췄다면 글을 마저 읽기 바란다. 우리에게 예술과 장소는 너무도 명확하다. 연극은 공연장, 미술은 미술관, 영화는 영화관. 이러한 우리의 고정관념 속 <무빙트리엔날레_메이드인 부산>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MOVING 트리엔날레

 
   
 

▲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 전시된 '가방 프로젝트'


 ‘전시, 공연, 학술, 소통’이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무빙트리엔날레_메이드인부산>은 여러 도시에서 앞다투어 개최되는 대형 문화이벤트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마지막 출구_가방,텍스트, 사이트 프로젝트 ▲무빙스테이지_여러가지공작소 ▲부산문화예술생태보고서 ▲하동집문화살롱으로 구성된 문화예술의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상상력을 보이는 복합문화축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의 시각 및 공연예술단체, 인문학단체들이 참여하는 ‘무빙트리엔날레’의 주 무대는 어디일까? 당연히 더 이상 틀에 박힌 공간이 아니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 (구)중구노인복지회관, 부산지방기상청 대청동 기상관측소, (구)한국은행 부산본부 등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적거나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장소에서 모든 예술이 이루어진다.

 특히나 ‘무빙스테이지_여러가지공작소’의 ‘스테이지(무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매주말 음악, 무용, 영상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공연들이 부산 원도심의 여러공간을 이동하며 진행된다.

 

당신의 손톱이 예술이 됩니다

 ‘마지막출구_가방, 텍스트, 사이트 프로젝트’ 가 진행되는 부산연안여객터미널 안 작품들 사이 손톱깍이와 거울이 놓인 노란색 물체가 보인다. 펼쳐진 모습이 가방인가 싶지만 잠금장치와 손잡이가 갖춰져 있다. 궁금증과 의아함으로 가방을 들어다 보니 ‘손톱을 기부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남겨져 있고 손톱으로 만든 작품이 놓여져 있다.

 작가 ‘두눈’은 작품을 통해 “보통 더럽다고 생각되는 손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사람의 손끝(손톱)에는 노동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더욱이 ‘때묻은 손톱’에는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때묻은 손톱, 혹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색이 칠해진 손톱을 기증받는다”며 웃으며 말했다.

 

또 하나의 움직이는 예술, 아트 택시

▲ 아트택시와 '홍원석' 작가

 부산 연안여객 터미널 앞 웬 택시 한 대가 서 있다. 일반 택시와 다른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미터기 없는 내부하며 목받침 없는 앞자석 의자, 조금은 색다른 디자인은 쉽게 볼 수 있는 ‘택시’의 모습이 아니다. 일명 ‘아트 택시’, 그곳에서 관객은 목적지를 말하고 작가는 운전을 한다. 택시 속 나눈 이야기와 관객의 모습은 작가의 폰으로 녹화되며 일종의 요금을 대신한다.

 이러한 ‘아트 택시’의 주인 홍원석 작가는 택시기사였던 할아버지, 아버지의 영향으로 택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그는 “택시와 관련된 작품을 그리기만 했었는데 그림뿐 아니라 택시를 직접 현실로 끌어와 예술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그에게 있어 ‘아트 택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녹화된 일련의 화면은 편집을 통해 재구성되는데 작가는 “작가의 모습이 그림을 그리는 것만이 아닌 소통의 공간속 대화를 통해 예술을 실현하는 것에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무빙트리엔날레기간 중 매주 주말 운영되는 아트택시는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3회 운영되며, 예약을 통해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한껏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찾아 다니면 ‘남포동과 중앙동에 이렇게 많은 문화 공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예술과의 동행 ‘ART TOUR’

▲ 아트투어 중 방문한 '또따또가 갤러리'
 안내책자만으로 무빙트리엔날레를 즐기기 아쉽다면 ‘아트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해보자. 담당자의 가이드와 함께 좀 더 생동감있게, 느낌있게 무빙트리엔날레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아트 투어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매주 주말 진행된다. 아트투어 양화니 담당자는 “오전코스는 기상청에서 멋진 부산항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오후는 작가들과의 대화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며 “트리엔날레를 보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는 분께 추천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아트투어 참여 신청은 1만원의 참가비로 <무빙트리엔날레_메이드인부산> 홈페이지 혹은 사무국을 통해 가능하다.


지도만으로 도심 곳곳에 위치한 공연 장소들을 찾기 어렵다면, 길마다 붙어진 포스터에 답이 있다. 포스터 속 제각기 다른 화살표들이 가리키는 곳은 우리가 찾는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함께 만드는 예술의 소통 공간

▲ 예술가와의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하동문화살롱'

 무빙트리엔날레에 참여한 예술가, 기획자, 문화예술단체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하동집문화살롱’이다. 중구 대청로 134번길에 위치한 하동집문화살롱은 작년 폐업한 (구)하동돼지국밥 식당을 만남과 소통이 우리어지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작품에 대한 의미부터 작가의 예술관까지, 관객과 작가 사이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가는 ‘주말살롱 프로젝트’ 이외에도 이정민 팝핀댄서가 직접 만드는 ‘예술가의 밥집 프로젝트’, 축제 참가 단체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들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주말살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행사지원팀 최인영 담당자는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더 큰 눈과 귀를 가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과 작가와의 만남이 어렵다 느끼는 학생들에게 “작가와 작품에 대해 직접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색다른 경험도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작가와 이야기중인 관객들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큼 예술을 잘 즐기는 법도 없는 듯하다. 바쁜 일정 속 시간을 내어 <무빙트리엔날레_메이드인부산>을 찾아가 예술을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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