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멋진 카누맨!
내가 바로 멋진 카누맨!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4.10.0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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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0일, 온종일 화창했다. 카누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 이날도 우리대학 하버에는 어김없이 해양레포츠동아리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가운데 형형색색의 긴 배를 타고 훈련 중인 사람들. 그들은 카누맨이었다.

수영 할 줄 아세요?

 수영장에서 해봤던 수영실력만 믿고 무작정 바닷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푸합. 짠 바닷물이 한 움큼 입속으로 들어왔다. 카누부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멋있게 카누를 타는 것이 아닌 이렇게 바다와 함께 부대끼며 친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발이 닿지 않아 당황하는 기자를 한 카누부원이 잡아주었다. 몇분간 물속에서 실랑이를 하다 겨우 올라오니 기진맥진. 이렇게 힘든 과정을 처음 들어온 카누부원들은 누구나 다 겪는다. ‘잠영’을 해서 바닷 속 해초를 건져오는 미션을 통과해야만 이 과정이 비로소 끝난다. 물에 잘 뜨는 배를 타는데 이렇게까지 수영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카누가 뒤집어질 경우 수영을 하지못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2단계! 뒤집힌 카누 복원하기

 잠영에 성공한 후 바로 카누를 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날 카누부원들은 연습시간 내내 이 연습을 더 많이 했다. 바로 뒤집힌 카누 복원하기. 정식 명칭은 ‘셀프 레스큐’다. 타고 있던 카누를 몸의 반동을 이용해 뒤집는다. 그리고 카누에서 빠져나온 뒤 뒤집힌 카누를 바로 세운다. 도저히 힘들 것 같은 저 기술을 카누부원들은 능숙하게 해내고 있었다.


 이 훈련을 지켜본 뒤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2인용 카누에 올랐다. 처음 타 보는 카누는 산청에서 해 봤던 래프팅보다 훨씬 부드럽고, 스릴 있었다. 노를 저을 때마다 바다를 가르는 시원한 바람의 느낌. 숨을 깊이 들이쉬자 청량한 바다 냄새가 기분 좋게 코끝으로 번졌다.

“조도캠퍼스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건 해양스포츠”

 1983년부터 시작한 카누부는 현재 22명의 해사대 학생들로 구성되어있다. 평일에는 시간 맞는 부원들끼리 모여서 연습을 하고, 매주 주말에는 정기적으로 훈련을 한다. 방학이면 강원도 등 타지역으로 가 전지훈련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고된 훈련의 결과로 광안리나 송도 등에서 열리는 해양스포츠대전에서 메달을 딴 경험도 많다.
 “주말이면 파도를 타고 카누로 캠퍼스를 한바퀴 돈다. 그 때면 우리대학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며 “그래도 한국해양대학교 조도 캠퍼스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건 카누, 윈드서핑, 요트 등 해양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이래서 해양대구나 싶은 그런 걸 만드는 일원이라고 생각할 때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이병주 회장(해양경찰학과·11)에게서 카누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훈련이 끝날때는 항상 모든 부원이 차례로 다이빙을 한 후 바다에서 둥글게 원을 그려 ‘내가 바로 멋진 카누맨!’노래를 열창한다. 학창시절. 이렇게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젊음이 아닐까. 이 젊음의 힘으로 이번 주말에도 카누부원들은 어김없이 훈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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