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가 없는 게임, 친구따라 사설토토 한다
승자가 없는 게임, 친구따라 사설토토 한다
  • 문대성 기자
  • 승인 2014.10.08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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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했다. 축구 경기가 있었던 날이면 수업 후 쉬는 시간은 남학생들의 축구이야기로 강의실이 시끌벅적하다. 그 중 몇 몇 학생들은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사설토토) 결과를 두고 희비가 엇갈린다. 최근 많은 대학생들이 소액으로 큰돈을 벌수도 있다는 유혹에 빠져 불법 도박에 베팅하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사설토토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헤쳐 보았다.

스포츠 토토 이용자, 대학생 일반인에 비해 5배 많아
 작년 11월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는 ‘2013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대학생 중독예방 활동위원 학술제’에서 대학생들의 도박중독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12년도에 전국 16개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활동단’ 회원 약 500명을 대상으로 도박행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적당히 건전하게 즐기면 괜찮다’(약 50%)와 ‘무조건 금지해야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약 45%)로 양극화된 시각을 보였다. 또한 도박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약 65%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고 답한 비율도 30%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토토의 경우 대학생들이 일반인에 비해 5배 많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학생들이 ‘동료효과’로 인해 도박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동료효과는 나의 선택과 만족도는 가까운 내 주변 사람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 주위에는? 우리대학 사설토토학우 만나다
김철수(가명·국제대 11) 씨는 올해 초부터 인터넷 스포츠 도박인 사설토토를 꾸준히 해왔다. 김씨는 친구들이 사설토토를 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놀이터라고 불리는 사설토토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도 매우 친숙하다. 또한 픽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사설토토를 하는 사람들과 모여 스포츠 경기에 대한 분석과 정보 공유도 하고 있다. 사설토토를 하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돈을 걸고 보면 더 재밌고 박진감 넘친다"고 말한다. 덧붙여 "최고 많은 수익을 얻었을 때가 만원을 베팅해서 32만원을 번 것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가장 많은 돈을 잃었을 때는 20만원이라고 한다. 한 달 용돈이 40만원인 김씨는 "절반인 20만원을 사설토토로 잃고 생활패턴에도 영향이 미쳤다"며 "친구들과 외식도 하지 못하고 학식 사먹을 돈도 아까워 편의점 라면으로 때우기도 했다"고 하며 "컵라면 800원이 아까울 때는 그냥 집에 있는 반찬으로 대충 한 끼를 해결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힘든 후 토토를 안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돈이 모이면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사설토토에 베팅을 하게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설토토에 대해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은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한 동안 피우지 않는 것이다"며 "사설토토도 마찬가지로 끊었다는 것은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는 것밖엔 안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큰 규모로 베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끊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친구따라 간 곳 다시 나오려면?
부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김수현 상담사를 만나다

첫 번째, 도박 충동을 이기는 대안활동을 찾아라.
도박을 줄이거나 끊기 위해서는 도박의 빈자리를 다른 활동으로 메워야 한다. 도박하는 사람들은 도박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도박을 하기 전에 즐겼던 활동이 있을 것이고 도박만큼 재미를 주지는 못해도 도박을 대신해 줄 활동은 분명히 있다. 도박을 대체할 대안활동은 도박을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욕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주는 것이야 한다. 흥분과 스릴을 위해 도박을 했다면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찾아봐야 한다. 또 스트레스를 잊고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도박을 했다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봐야 한다.
두 번째,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시 상담을 받아라.
스스로 도박문제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 빠져들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신이 모르는 가운데 그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곤 한다. 건전한 여가 생활을 통해 삶을 즐기고 조절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도박이 무엇인지 또한 어떻게 중독될 수 있는지, 그리고 중독이 되면 어떻게 회복하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도박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므로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물론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지원과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가진단을 통해 도박중독자라고 여겨진다면, 도박문제 치유 가능하니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


호기심에 한 사설토토, 인생 망칠 수 있다.
현재는 도박횟수, 액수에 관계없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검찰, 경찰은 판돈, 베팅횟수, 전과 등에 대해 입건 기준을 정했지만 지금은 소액, 초범이라 하더라도 처벌기준이 높아졌다.
1. 과거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오백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 반면 개정안에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의 벌금과 징역, 벌금형과 함께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2. 불법도박을 유통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되며 홍보, 알선한 혐의를 받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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