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획]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자
[청년기획]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자
  • 서제민 기자
  • 승인 2014.11.17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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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운동이란 기존의 사회 구조와 제도를 변화·개선시키기 위하여 대중과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적이고 집합적이며 연속적인 다양한 행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운동은 언제나 우리사회와 함께 해왔으며, 주로 기득권에 대항해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청년기획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로 청년사회운동가를 만나보았다.

 

가톨릭 동아리에서 사회운동을 배우다

▲ 부산청년회 손인미 대표(오른쪽)과 청년회 회원
_ 현재 부산청년회는 청년과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지 하고 있다. 청년투표 장려, 부산지역청년실태조사, 청년문화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이러한 부산청년회를 이끌고있는 손인미(부산청년회 대표·34) 대표는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14년째 사회운동을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지금은 사회운동을 하는 그의 모습이 무척자연스럽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만해도 손 대표는 사회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손대표가 처음 사회운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고가입한 동아리에서였다. 경성대학교에 바이올린 전공으로 입학한 그는 대학생활에서의 동아리활동을 항상 꿈꿨었다. 어릴 때부터성당에 다닌 그였기에, 여러 동아리들 중 자연스럽게 가톨릭동아리에 가입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그가 가입한 동아리는 운동권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동아리의 모토 자체가 성경의 한 구절처럼 실제로 사회에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자는 것이었다"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부평 대우자동차 노조 사건, 강정마을 문정현 신부님 등 사회의 현실에 눈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간 동아리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50만원이면 충분해

▲부산청년회 사무실
_ 평소 아침잠이 많은 손 대표는 오늘도 헐레벌떡 일어나 집 밖을 나선다. 집에서 사무실이 위치한 경성대 앞까지 지하철 한 정거장이 넘는 거리를 매일 같이 걸어서 출근한다. 고정적인 수입이 한 달에 50만원 밖에 안 된다는 손 대표는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점심은 항상 도시락을 준비해간다. 이에 "청년회 활동을 하셨던 선배님들의 후원금과 회원들의 회비를 걷어 들인 돈에서 활동비가 나온다"며 "나도 3만원을 회비로 내기 때문에 실제로는 47만원으로 한 달을 보낸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_ 손 대표의 일과는 주로 사람이나 단체와의 약속으로 가득차 있다. 월요일 오전 전국농민회와 간담회, 화요일 오전에는 진성일 열사 추모식과 오후에는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수요일 오전에는 세월호 대책위 회의 오후에는 울산에서 전국청년회의, 이외에도 지역활동가워크샵, 감정노동자 집회 등 손 대표의 일정에는 만나야 할 사람과 시간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사회운동의 특성상 추진 중인 기획에 따라 관련된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며 "또한 다른 사회운동단체와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간담회나 회의도 굉장히 자주 있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하루는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해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 셈이다.

 

캠페인부터 서명운동까지
_ 청년회의 올해 일정은 서명운동, 분향소 자원봉사 등 세월호와 관련된 활동으로 꽉찼다. 이에 손 대표는 "올해는 서명운동, 분향소 자원봉사, 유가족 간담회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 된 활동을 주로했다"며 "하지만 청년들을 위한 활동도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반기에는 청년세대의 참여확대를 위한 '투표장려운동', 부산지역 청년들의 타지역 유출에 관한 '부산지역 청년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고통 받는 콜센터 노동자를 위한 운동,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를 위한 캠페인도 벌였다.

특히 콜센터 노동자에 관해서 그는 "부산시의 주도로 부산 내에 상당히 많은 콜센터가 설립되었다"며 "하지만 미흡한 제도로 지금도 수많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콜센터 노동자들은 하루에 100통 이상의 상담을 해야 했으며, 자리를 비우면 안 되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알아줄 때 가장 즐겁다

▲부산청년회 엠티
_ 사회운동을 하면서 힘든 점이 없냐는 질문에 손 대표는 '무관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바쁜 일정이나 경제적 어려움은 크게 힘들지 않다"며 "사회운동을 할 때 사람들의 무관심이 계속되면 아무도 우리를 알아봐주지 않는 것 같아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이 일을 하는 것이 언제나 즐겁거나 보람찬 것은 아니다"며 "힘든 순간이 더 많지만 조그마한 성과나 우리의 활동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 때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 활동 중 하나로 '세월호 서명운동'을 짚었다. 당시를 손 대표는 "서명운동을 할 때 지나가면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었다"며 "또 먹을 것들을 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사무실에 쌓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있다는 걸 알아준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손 대표는 표현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는 시간, 손 대표의 머릿속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이 이어진다. 그는 "정신없는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면 미뤄놨던 생각들이 하나둘 떠오른다"며 "주로 청년들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이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손 대표는 "경제·문화·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청년들이 모여 단체를 만드는 것이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다"고 자신의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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