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11.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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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해운대 달맞이길 갤러리 맥화랑

 

신진·청년작가 발굴을 위해

달맞이길 갤러리골목에 있는 갤러리 중 ‘맥화랑’이라는 브랜드는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올해로 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화랑으로 청년작가들 발굴에 주목하고 있다. 맥화랑의 장영호 대표는 갤러리의 문을 열게 된 이유를 “돈을 벌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라며 “좋은 전시를 하는 공간으로 작가, 고객, 화랑이 함께 커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맥화랑은 청년작가 발굴을 위해서 주로 멘토·멘티전, 맥화랑 미술상 등의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맥화랑은 작가들과의 인연을 쉽게 놓지 않는다. 8년의 역사동안 맥화랑을 찾아와 전시를 여는 작가들은 이미 ‘동료’라고 부를만하다. 장 대표는 매년 국제적인 아트페어들을 참여해 많은 작가들과 교류하고 좋은 작품을 전시해 지역 화랑으로서의 큰 역할을 하고자 한다. 갤러리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좋은 작품을 전시하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이다.

 

 

10-100 행복한 그림展

2007년 맥화랑의 문을 연 이후로 매년 열리는 연례행사가 바로 10만 원대 행복한 그림전이다. 행복한 그림전을 통해 장 대표는 “너무 높아진 미술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소통을 바란다”고 말한다. 처음에 기획했던 10만 원대 행복한 그림전은 한 해를 마무리로 매년 하고자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작가들의 꾸준한 참여를 통해 장 대표가 올해까지 8번의 그림전을 열 수 있었다. 그녀는 전화를 걸어서 언제 그림전을 여는지, 그림을 사기 위해 조금씩 10만원씩 적금을 들고 있다는지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여덟 번째 그림전에는 1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며 “취지를 알고 이해해주는 작가가 많아 운영될 수 있다”고 기쁨을 전했다. 실제로 행복한 그림전은 원로 및 중려작가의 작품만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신진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판매되고 있다.

 

청년작가 맥화랑 미술상

맥화랑의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움직임 중 하나는 ‘맥화랑 미술상’이다. ‘청년·신진 작가 지원전’이라고 불리는 이 상은 올해로 5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동아대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김현엽 작가와 부산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유은석 작가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장 대표는“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전시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미술상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현엽 작가에게 청년작가에 대해 듣다. (맥화랑 미술상 제 5회 수상자)

왜 젊은 작가들에게는 기회가 없을까? 갓 동아대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김현엽 작가는 말 그대로 ‘새내기 작가’다. “상을 받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는 그는 기쁨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에게서 청년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예술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힘든 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경기가 안 좋으니까 반찬값도 오르니까요……. 사실 딱히 힘든 점은 없어요.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같이 예술을 하는 형들도 많은 힘이 되어주고요. 다만 아쉬운 점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일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직 작업으로만 생활을 유지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더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손을 놓고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때가 올 거라 믿습니다.

 

Q. 예술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작품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고 또 작업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같은 말인 것 같아 보이지만 미묘해 보이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 작품에는 인간의 폭력성과 전쟁에 대한 조소가 담겨 있죠. 하지만 작업을 통해서는 예술이 재미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갤러리라는 곳이 대중들과의 사이에서 벽이 너무 높아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난해한 작업이 많은데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알려고 하겠어요. 저는 제 작품을 누군가 보고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작품 안에 만화나 영화 오마주를 많이 넣습니다. 제 작품을 보고 지나가지 않고 한번은 작품에 궁금해 할 수 있도록, 미술의 벽이 조금 낮아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부산의 ‘몽마르트르’ 달맞이길 갤러리 골목

몽마르트르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예술가들의 아지트를 말한다. 자유분방함을 즐기던 수많은 예술가들이 일생을 바치고 많은 작품들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나 있을 법한 갤러리들이 모여 있고 아름다운 경치와 향긋한 커피가 더해지는 달맞이길 갤러리 골목은 나날이 사람들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예술이 어렵고 설명하기 복잡하다고 여기며 소통하기를 두려워한다. 마치 학생신분으로서는 갤러리를 즐기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미술은 작가가 우리와 소통하려고 하는 매개에 불과하다. 해운대에 위치한 갤러리들은 대부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차분히 혼자 걷고 싶은 날 해운대를 찾아가 갤러리들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김태훈 기자

wanx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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