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 김하진 수습기자
  • 승인 2014.12.0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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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일찍 사회초년생이 된 그들을 만나보다!

  2014년 우리나라 대학진학률 71%,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도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란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 및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또는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등학교를 말한다. 특성화고를 졸업하여 남들보다 일찍 사회 초년생이 된 그들, 이번 호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스 점검을 하고 있는 이준규 씨

 

 

 

 

 

 

 

 

 

 

 

 

Part 1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남서부지사 검사2부 사원 이준규씨

우연한 호기심, 그를 마이스터고로 이끌다

  올해 20살인 이준규씨는 또래보다 훨씬 일찍 사회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는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해 현재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1년차로 일하고 있다.
  준규씨는 어린 시절 운동선수를 꿈꿨다. 그러던 도중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고, 우연히 알게 된 마이스터고에 관심이 생겨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 대부분은 취업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취업이 하나의 꿈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취업을 준비하던 도중, 그는 KBS에서 방영하는 ‘스카우트’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스카우트는 대한민국 특성화고등학교의 발전과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취업기회 확장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스카우트 95회 <한국가스안전공사–7급 기술직> 입사 편에 출연하게 된 그는 ‘가스 안전 스마트키’를 개발해 최종 우승을 거뒀다.

힘들지만 나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스카우트 우승을 통해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입사한 그는 현재 가스점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의 일과는 사무실에 출근해 오늘 할 일을 스스로 배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하루에 10건 정도를 배정한 후, 가스점검 장소로 향했다. 그는 “하루의 일과의 3분의 2가 가스 점검을 하러다니는 것으로 진행 되어, 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고 말했다. 10건의 가스 점검을 모두 마치니 어느덧 해가 져물어 있었고. 그는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 오늘 하루 검사한 내용을 처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쳤다.
 
남들보다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한 준규씨, 그에게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가스 점검을 하고 그 결과 적합/부적합 판정을 내게 되는데, 이에 대해 가스 업체 종사자들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장 상사들이 준규씨가 신입사원 치고도 나이가 어려 어려운 일을 맡기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좀 더 어려운 일을 배워 더 성장하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가스 사용자가 ‘감사합니다!’라는 한 마디를 건넬 때라고 한다. 그는 “사용자가 건네는 감사하다는 한마디가 나의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표현했다. 또한 남들보다 먼저 일을 시작한 만큼 ”자신의 일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며 일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고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직까지 존재 한다
 
  회사에서 대졸자와 고졸자의 차별이 존재하냐는 질문에 이준규씨는 “일단 대졸자와 고졸자가 하는 업무부터 다르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 한국가스안전공사에는 고졸자의 수가 많지 않아 고졸자에 대한 승진제도가 미비한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고졸 취업이 활성화되고, 고졸에 대한 대우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대졸자 위주인 것 같다” 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따라서 이씨는 내년부터 일과 대학을 병행할 예정이다. 대학에서 자유전공을 선택해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싶다는 그는 “대학을 졸업해 최종적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고객과 이야기 중인 유하경 씨

 

 

 

 

 

 

 

 

 

 

 

Part 2 경남은행 사상지점 행원 유하경씨

대학진학보다 취업에 매력을 느껴

  경남은행 행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하경씨는 오늘도 환한 미소로 고객을 맞이한다. 올해 21살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한지 어느덧 2년이 넘었다. 남들보다 빨리 시작한 사회생활덕분인지 그는 또래보다 여유로워 보인다.
  그는 중학생 시절 성적이 중위권에 머물러 진로를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 쪽으로 생각해 부산관광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산관광고등학교에서 관광컨벤션학과를 전공한 하경씨는 “여행을 좋아해서 처음에 여행사에 취직을 하고 싶었다”며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던 도중 그는 “우연한 계기로 은행에 취직한 선배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이것이 은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렇게 그는 은행에 매력을 느껴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산은행 인턴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인턴을 통해 은행 업무를 경험하면서 적성을 찾을 수 있었다”며 “그 계기로 경남은행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차근차근 준비하여 외환전문역이 되고 싶다
 
  그의 일과는 7시 50분, 업무를 시작하기 전 전날 처리했던 서류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9시, 드디어 은행 문이 열리고 그는 오늘하루도 바쁘게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다. 그렇게 바쁘게 일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덧 4시, 퇴근 전까지 오늘 하루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가 막을 내린다.
  이렇게 경남은행에 입사하게 된 유 씨는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 상사에게 호칭을 붙이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한 “일처리가 더뎌 곤란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고객들이 격려와 위로를 해줘서 잘 버틸 수 있었다”며 고객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그는 “현재는 업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단계이고, 더 나아가 은행업무 중 외환분야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외환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차근차근 준비하여 5~6년 뒤 외환 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외환전문역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표했다.

  나 자신의 역량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유하경씨는 “지금 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덧붙여 “남들보다 일찍 시작을 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선택에 만족을 표했다.
  사실 그는 입사 1년 차 때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야간대학에 진학을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은행 업무를 마친 후 바로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렇게 하니 일과 공부 둘 다 제대로 되지 않아 자퇴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대학 진학 대신 개별적으로 공부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다만 유씨는 “대졸자가 대학에서 사회생활을 더 하고 와서 그런지 상사를 대하는 태도와, 고급스러운 언어를 선택하는 면에서 더 능숙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은행 내에서 대졸자와 고졸자의 차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오히려 자신의 역량에 따라 고졸자가 더 우대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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