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지 어언 반년, 그들의 짠내 나는 삶의 향기
입학한지 어언 반년, 그들의 짠내 나는 삶의 향기
  • 박규태 기자
  • 승인 2015.04.1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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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다르지만 마음은 해대생인 그들을 만났다

올해 우리대학이 받은 외국인 유학생은 약 160명이다. 그만큼 학내건물을 비롯한 연구실 주변에서 외국인 대학원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그들은 학문 연구뿐 아닌 인생 즐기기 또한 몰입중이다. 공부하기 위해 매일 아침 방파제 바람을 맞으며 바다 냄새를 공유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이들은 누구인가? 우리와 같이 아치섬 해대생으로 물들어 버린 그들이다. 이제 뼛속까지 해대생인 외국 친구들을 한번 만나보자!

 

▲소비아 린드

 

 Part 1. 공학계 원탑박사가 꿈인 소비아 린드

올해 15년부터 석사과정을 거치고 있는 소비아 린드(IT 공학부·15)는 파키스탄 신드주 하이데라비드 출신이다. 그녀는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제작, 로봇 조종 연구에 관심이 많아 공학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아일랜드에서 IT 공학을 공부 하고 본교로 돌아와 6개월간 인턴쉽 과정을 거쳤다. 이후 고향에 있는 메르한 공학 기술 대학을 졸업하고 'Geek's root'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을 했으나 곧 그만두고 만다. 평소에 해외로 나가 공학 기술을 더 배우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대학은 Colarship position 홈페이지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IT공학 분야 프로젝트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했었다. 소비아는 이 정보를 알게 돼 담당 교수에게 바로 연락해 메일로 면접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그녀는 올해 IT 공학부 대학원생으로 석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기분인지 묻자 그녀는 “힘들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매일 하는 일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는 소비아

 

 일과를 마치고 고시텔 요리 경연대회

 소비아의 일과는 아침 7시에 일어나 손수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시작한다. 도시락을 준비하다보면 눈 비비며 부엌에 들어오는 친구들을 종종 맞이하곤 한다. 일찍 일어나 피곤한 친구와 숙취하는 친구들에게 웃음과 아침인사를 건네며 출근 준비를 한다.
 9시 쯤 연구실에 도착하면 평소와 같이 세미나, 프로젝트를 준비하곤 한다. 그녀는 현재 구글맵으로 선박 항로를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해가 저물 무렵에 한국어 수업을 끝마치면 퇴근을 한다.
 이후 그녀는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이때 항상 냄새를 맡고 등장하는 단골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어김없이 나타난 한국 친구들은 서로 요리솜씨를 보여주기 위한 요리경연대회가 펼친다. 그녀는 “멋진 음식과 테이블에 다 같이 앉아 보는 우리대학 경치는 담소를 더욱 흥겹게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미숙할지도 몰라

한국어를 잘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한국어에 많이 서툴다고 했다. 매일 한국어 수업을 듣는 그녀는 “한국어 강의담당 교수님이 영어를 안 쓰고 한국어만 사용해 너무 어렵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번은 식사하려고 레스토랑을 가거나 쇼핑을 가면 언어 문제로 사람들과 이해관계에 차질이 생긴다고 불편을 고했다. 그녀는 “정말 안타까웠던 순간은 비행기를 탔을 때”라고 말했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사교적인 한국인 아저씨가 앉았는데 심심하지 않게 내내 대화를 했었다. 근데 아저씨가 영어를 잘 못해 대화에 흐름이 종종 끊기곤 했다. 그녀는 지금에서야 그 아저씨의 심정이 무척 이해가 간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한국에 오래 살아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배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는 칼루 아넬


 
 Part 2. 해적과 싸우는 나이지리아 변호사 칼루 아넬

 

 칼루(Kalu Anele)는 한국에 오기 전 Nigerian Institute Advanced Legal studies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올해 한국해사법학회 주최하에 한국선원센터에서 열린 학술 세미나에서 나이지리아 해적 심각성에 대해 언급했었다. 지금도 나이지리아 인근에선 해적이 많기 때문에 국제적인 문제가 매번 발생한다. 그는 “아직도 그 세미나 프레젠테이션이 머릿속에서 안 잊혀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며 “해적들과 싸우기 위해선 더 풍부한 지식과 높은 자리에 올라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일했던 기관에서 진급하려면 지식적 뒷받침이 돼야 하기 때문에 박사를 의무적으로 거쳐야한다. 그렇게 칼루는 “법을 더욱 심도 있게 공부해서 진급하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의 아내 머시 아넬레와의 다정한 모습

 

 평생의 연인을 가까이 두다

 2013년 칼루는 39세라는 나이에 약혼자 머시 아넬레(Mercy Anele)와 결혼식을 올려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의 인연은 시작은 이러하다. 그는 고향에서 줄곧 여행을 즐겼다. 그러다 우연히 버스에서 지금 아내를 만나 같이 여행을 다녔다. 그렇게 사랑은 싹트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했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칼루는 자신의 꿈과 공부를 위해 우리나라로 입국한다. 이후 한동안 떨어져 살던 그들은 큰 고심에 빠졌다. 이들은 평소 아기를 원했었는데 타국이다 보니 그럴 수가 없는 처지였다. 결국 칼루는 “만약 아내가 임신하면 본국에 홀로 둘 수 없다”며 아내를 한국에 데려오기로 한다. 그는 이제 기숙사를 떠나 하리에서 아내와 같이 살고 있다. 또한 그는 식사시간이 될 때마다 아내가 해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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