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화학, 바다를 품어라!
천연물화학, 바다를 품어라!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5.04.13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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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해양천연물화학을 통한 신약연구개발 동향

 

_천연물화학은 생물체 내에서 생합성 되어 나온 이차대사산물을 분리한 것을 토대로 응용하는 것을 말한다. 천연물화학은 의약품의 개발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천연물의 보고였던 육상생물로부터의 신 물질 개발이 정체됨에 따라 해양에서 유래된 천연물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해양생물의 다양성과 접근의 제한성으로 연구가 많지 않은 미개척 분야. 해양천연물화학이라는 알짜배기 블루오션이 펼쳐지고 있다. 

 (이차대사산물? 생명체에 있어 일반적인 성장, 발달 혹은 생식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유기 화합물. 향료나 마약, 의약품 등으로 사용된다)

 

 

해양천연물화학?

_해양에 서식하는 모든 생물로부터 의약품과 같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잠재적 생리활성물질을 분리하고 연구하는 분야를 해양천연물화학이라 한다. 그동안 해양생물에 대한 연구는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 생물채집의 어려움으로 등한시 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해양생물 종에 대한 해양천연물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해양생물은 해수에 녹아있는 염분과 저온, 고온, 고압, 빈영양 등의 여러 극한조건에서 서식해 육상생물에서 볼 수 없는 특이성과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해양환경에 서식하는 생물의 특별한 생명현상 및 생체물질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해양천연물화학의 주 연구이다.

 

 

 


왜? 바다친구들의 무한한 가능성 때문!

 

▲ 방선균

 

 

_육상생물을 이용한 유용 신물질의 개발은 한계에 달했다. 하지만 해양생물에 대한 연구는 아직 1%미만으로 분석될 정도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해양환경에는 곤충을 제외한 지구상 동식물의 80%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양 미생물의 경우 1mL의 해수에 1백만 개체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종의 다양성은 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대변한다. 또한 해양소재를 통한 제품화 성공률은 1/6000으로 1/13000인 육상생물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여러 극한환경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생명현상 및 생체물질은 다양하며 육상생물의 일반적 경향과도 두드러진 차이가 있다. 해양미생물 중 방선균 등 이미 육상에서 널리 알려진 종이 해양환경에 적응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들 또한 극한 해양환경에 대한 체내 생화학적 대사작용의 변화로 육상환경에서 발견된 종과는 다른 천연물을 생산해낸다.

 

 

 

신약개발의 원천이 되다

 

 

▲ 청자고동

 

 

_해양천연물 관련기술 개발과 연구가 계속되면서 해양천연물화학은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화학제품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신의약품 개발에 있어 해양천연물이 고부가가치 물질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천연물 생리활성의 발견에 가장 주된 것은 항암 및 항미생물 관련 활성이다. 세포독성, 혈관신생억제, 항암관련 제반 활성 뿐 아니라 결핵, 말라리아 등 난치성 감염질환에 대한 활성이 대표적이다. 약물내성을 지니는 결핵균이나 말기 암의 경우에는 신의약품을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어 앞으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양천연물화학을 통한 신약개발의 예로 ‘청자고동’을 들수 있는데, 청자고동은 맹독성으로 작은 물고기를 마비시켜 잡아먹는다. 청자고동의 독이 신경전달계를 마비시키는 20여가지 물질의 조합으로 구성된 것을 통해 환자들의 진통제로서 신약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 세계에서 개발 중인 해양천연물 신약

 

 

 

 

해양천연물화학에 관심 있는 당신, 해양미생물로!

_식물 중심의 육상천연물과는 달리 해양천연물에는 동물로부터의 천연물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해면동물은 해양천연물화학의 원천으로서 가장 많은 연구비율을 차지해왔다. 그 다음으로 갈조, 녹조와 대형해조류의 빈도가 높았으나 비교적 단조로워 최근에는 주는 추세이다. 한편 접근이 어려웠던 해양미생물은 오랫동안 연구빈도 1%에 그쳤으나 최근 7~8%로 많은 연구가 시작단계이다. 해양미생물은 지속적인 신종 미생물의 발견 가능성과 대량 배양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에서 새로운 보물창고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아직은 시작단계

_전세계적인 해양생명공학 산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다. 해양천연물화학을 통한 신약개발도 아직 FDA승인을 받아 유통 되고 있는 것이 없을뿐더러 선진국과 비교해 할당된 예산도 적다. 미국이 세계 생산액의 1/3이상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에 그쳐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면이 바다라는 점은 해양천연물화학이 발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남은 아쉬움 해결하면 무한한 가능성 열릴 것

_해양천연물은 구조가 복잡해 합성에 어려움이 크다. 따라서 해양천연물 신약의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은 시료의 제한된 공급이라 할 수 있다. 해양생물에는 신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생물학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생물들의 시료를 대량으로 획득하는 방법은 완벽하지 못하다. 이전의 육상미생물과 같이 대량으로 경작, 발효시키는 방법으로는 대량으로 시료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생물공학적 기법을 활용하여 대량확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매우 활발히 진행 중이다. 크게 천연물을 함유하는 해양생물의 대량 양식이 미국의 NCI, 뉴질랜드의 NIWA 등 공공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해양천연물로부터의 신약 연구개발은 육상에 비해 매우 짧은 역사이지만 구조적 특이성과 강력한 약리활성으로 신약개발의 중요한 원천이다. 또한 해양천연물화학의 연구는 아직 1% 미만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활성물질의 탐색 등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다. 신약개발에 대한 해양천연물화학의 우수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연구개발로 블루오션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도움주신 분]
서영완 해양환경생명과학부 교수

 


김효진 기자
hj_wow_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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