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재난, 과학기술을 입다
해양재난, 과학기술을 입다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5.06.0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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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세월호와 같은 대형 해양사고를 겪으며 해양재난안전이 국민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반복되어온 대형 해양재난과 해양구조의 문제를 보았을 때 세월호 참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들고, 숙지하고, 고쳐나가더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감당하기엔 인간의 힘에 한계가 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1%까지도 대처할 수 있는 해양재난 과학기술. 이제는 해양재난도 과학기술이 답이다!

 

 

해양구조와 재해대응 기술에 대한 고찰

_최근 전 세계에서 해양재난이 대형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세월호, 서해페리호, 남영호와 같은 수백 명의 대규모 인명사고뿐 아니라 연호(1963), 인천 여객선(1963), 거제 유람선(1876), 유조선 시프린스호(1995), 참독수리 357함(2009), 천안함(2010), 제98금양호(2010), 자월도 화물선(2012)등 크고 작은 해양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해양재난 사고는 일반재난 사고보다 구조에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 대응시간이 지연되고 기상상태에 따라 조난자 생존시간이 단축된다. 또한 해수의 유동성으로 수색작업에도 난항을 겪어 전문 인력과 선박, 항공기 및 특수장치 등 전문장비 또한 필수적이다. 특히 극한 수중환경을 이겨낼 수 있느냐가 큰 문제이다. 차가운 수온은 체온을 떨어뜨리고 기상이 악화되면 구조대의 접근조차 어렵게 된다. 해양구조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극한 수중환경에서는 사람의 손끝조차 닿기 힘들다. 이에 미연에 해양재난을 방지할 수 있는 과학기술뿐 아니라 극한 수중환경에서의 구조를 위한 과학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해양재난, 이젠 과학기술로 대처한다!

_해양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극한 수중환경에서의 구조를 위한 과학기술을 만나보자.


1. e-Navigation


▲ 선박에 사용되는 이내비게이션

이내비게이션이라고?

_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선박과 육상 사이에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는 체계이다. 기존 선박에서 이용되던 전자해도를 발전시켜 전자해도 기반 항법시스템 표준화를 구축하고, 육상에서 운항되는 해상정보를 분석 모니터링 해 다시 선박으로 운항정보를 원격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항해사고의 65%가 항해사의 실수나 잘못된 의사 결정 등 인적요인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네비게이션은 육지에서 운항정보를 제공해 운항에 도움을 준다. 이에 국제해사기구 IMO는 지난 2006년부터 사람에 의한 해양사고 감소를 위해 이내비게이션 도입을 결정하고 2019년 도입을 계획 중에 있다. 우리 정부 또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0년까지 64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선박과 운항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_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총 16개의 해사서비스 포트폴리오 MSP(Marine Service Portfolio)가 이내비게이션에 주요 정보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16개의 MSP는 ▲VTS정보서비스IS ▲항해보조서비스NAS ▲통항기구서비스TOS ▲지역항구서비스LPS ▲해상안전정보서비스MSI ▲도선서비스 ▲터그서비스 ▲선박육상보고 ▲원격의료 보조서비스TMAS ▲해상보조서비스MAS ▲해도서비스 ▲항해출판물서비스 ▲방해항해서비스 ▲기상정보서비스 ▲실시간 수로정보와 환경정보서비스 ▲수색과 구조SAR서비스 등이다. 사실상 선박과 항해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이내비게이션 하나로 통합 가능하게 된 셈이다.

 

구조 효율은 높이고 사고위험은 줄이고

_특히 이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해양재난 사고 시 해상교통관제센터 VTS에서 근처 선박의 위치를 파악해 구조 요청이 쉬워진다. 또한 통신장비 고장으로 조난신고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VTS에서 선박의 위치가 파악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선박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에서 개발한 ‘충돌 회피 지원시스템’ HiCASS는 항해 중인 선박이나 암초 등의 위험물을 최대 50km 밖에서 자동 탐지해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적의 항로와 항해사의 행동지침 안내를 통해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능형 해적방어 시스템을 개발해 해적선박의 식별 및 퇴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선박에 설치된 레이더 신호로 영상정보를 분석한 뒤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의심 선박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를 통해 위협을 가할 해적인지의 여부를 자동 판가름 하는 것이다. 해적으로 의심되는 선박 접근 시 접근금지 경고방송을 함과 동시에 선내 경계 태세를 준비한다. 접근을 멈추지 않을 경우 고출력의 음향대포와 물대포, 레이저를 사용해 해적의 접근을 실질적으로 무력화 한다. 이에도 해적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선원들은 피난처로 대피한 후 안전한 공간에서 모니터링 및 상황별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다.


2. 해양재난 로봇

나와라! 해양재난로봇

_지난 해 해양경찰연구소는 해양사고 시 대신 구조에 나설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기상악화로 경비함정과 대응요원의 접근이 어려울 시 해양재난 현장에서 사고선박에 접근해 선박과 위험물 누출 상황을 사고대책 본부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로봇이다.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화학물질 사고 시에도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한 GPS 및 GIS(지리정보시스템)를 통해 특정해역을 지정, 작업경로 입력 시 여러 대의 로봇이 자동으로 편대 기동해 오일펜스를 예인하고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역할수행이 가능하다. 기상악화로 전복이 되어도 자율적으로 복원하는 기능이 있어 기상악화 시에도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고현장에서 위험한 작업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해저탐사로봇 크랩스터


 실제 세월호 사고 해역에 미국의 원격수중탐색로봇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크랩스터가 투입되었다. 크랩스터는 게 모양 탐사로봇으로 6개의 다리와 30개의 관절을 갖고 있다. 장착된 카메라와 물체 탐지하는 음향표정장치가 장착돼 어둡거나 탁한 시야에서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해역의 빠른 조류를 버티지 못해 제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해양재난에 무인로봇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강한 조류를 이길 수 있는 추진력과 무선조종을 위한 수중 전파송수신기능, 직접적인 구조를 위한 소형화는 물론 로봇팔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해양재난구조 목적의 로봇개발, 아직은...

_최근 인간이 하지 못하는 극한 작업들에 재난구조로봇이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양재난의 경우 아직 구조 목적의 로봇이 많지 않다. 수중로봇은 대게 심해 자원 개발에 투입될 목적으로 개발된다. 세월호 사고 해역에 투입되었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크랩스터도 원래는 탐사목적의 해저탐사로봇이다. 해양수산부와 군을 중심으로 수중로봇이 개발되고 있지만 재난 구조와는 거리가 멀어 해양재난에 적합한 로봇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로봇 연구는 제조용이나 휴머노이드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실제 2012년 국내 로봇산업실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시장 규모 2조 1327억원 중 사회 안전과 극한상황 대처 로봇은 93억원에 불과했다.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재난구조로봇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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