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다이닝,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꽃
소셜다이닝,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꽃
  • 박규태 기자
  • 승인 2015.06.09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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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를 마음껏 들어줄 사람들이 어디 없을까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작년 1인 가구가 488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1인 가구 수가 2000년 226만을 시작으로 올해는 506만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단독 가구주 증가를 토대로 집단, 조직 문화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함께’ 라는 느낌을 찾을 수 있는 매체가 필요했다. 요즘에는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식당도 생겼고, 혼자 오는 손님을 겨냥한 가게도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다. 혼자 밥 먹는게 일상화 되었지만 우리는 늘 함께 하는 밥상을 그리워하곤 한다. 어느 순간부터 함께 하는 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시간을 맞춰 한 밥상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함께 밥을 함께하는 모임이 생겨나면서 소셜다이닝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에 기자는 우리나라 대표 소셜다이닝 웹사이트인 ‘집밥’을 이용하여 부산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가해 보았다.

▲ 소셜다이닝 집밥에 참가한 집밥인들

밥상 위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꽃

 지난 5월 16일 서면의 한 음식점에서 소셜다이닝 집밥 모임이 있었다. 처음으로 가보는 집밥. 기자는 처음 집밥에 참석할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누가 올까? 초면인 사람들끼리 모여 밥을 먹는 게 어색할 것 같다. 다들 아무 말 없으면 어떡하지? 과연 모르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줄까?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초조한 마음이 앞섰다. 식사하기 전에 앞서 기자를 포함한 집밥인들은 음식점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 모였다. 카페에 도착해 만난 집밥 참가자들은 직장인, 교사,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었다. 이전부터 꾸준히 참가한 몇몇의 게스트도 있었다. 초면인 탓에 긴장한 기자에게 집밥 구성원들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후 한자리에 모인 집밥인들은 가볍게 자기소개를 마친 후 곧바로 밥을 먹기 위해 식사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롭게 참가한 사람들을 포함한 집밥인들은 어떤 사유로 참여하게된 걸까? 부산에서 꾸준히 집밥 모임의 주최자인 연제혁(40)씨는 “12년도 4월 집밥 박인 대표가 부산에서 ‘밥 한끼 먹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셜다이닝 모임을 열었다”며 “다 같이 부산의 소셜다이닝을 활성화 시켜보자는 제의에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본래 소셜다이닝은 밥을 함께 먹기 위한 취지였으나 최근엔 사람을 만나는 커뮤니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밥을 먹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익을 무렵 집밥인들은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왜 기자생활을 시작했나?”, “결혼식 얼마나 가세요?”, “매번 혼수를 볼 수 있을 정도면 많이 내는게 좋다”, “집에서 자주 해먹는 요리 추천 해주세요!”, “뷔페 가끔 혼자 가곤 한다”, “혼자서 고기 구워먹기 힘들다”는 등 평소 일상 같은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 밥상 앞에서 우린 허울을 벗고 속마음을 공유한다. 이렇게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야 말로 밥상의 이점이자 소셜다이닝의 취지가 아닐까 싶다.

▲ 서로 수다 떨고 있는 소셜다이닝 여성분들

 대학생 때는 아는 친구들과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고 가끔은 술자리에서 지친 마음을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훗날 취업을 하고 바쁜 일상이 반복되면 대학생 시절처럼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은진(24)교사는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고 부산에 아는 친구가 없다”며 “이야기도 하고 싶고 사람을 만날 수 있기에 소셜다이닝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갓 대학을 졸업한 이수남(26)씨는 “혼자 밥을 먹을 때 가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 형편이 생기면 소셜다이닝에 참가 한다”며 “항상 올 때 마다 새롭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게 큰 이점인 것 같다”고 말을 전했다.

 

▲ 소셜다이닝 집밥에 참가한 한기웅 학생

일단 한번 참여 해보는 건 어때?

 지속적으로 소셜다이닝에 참가했던 부산대학교 김한별(식품공학과·11)학생은 “소셜다이닝에 참가하는 사람들 중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며 최근 타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 한다”고 말했다. 현재 동서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기웅(중국어학과·10)학생은 “처음에는 굳이 모르는 사람들과 모여 함께 밥 먹을 필요가 있는지 궁금했다”며 “막상 식탁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해보니 성격, 공감대도 잘 맞고 함께 이야기하니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덧붙여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자리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용기를 가지고 자리에 참석한다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을 전했다.

소셜다이닝 어떻게 이용할까?

 대표적인 소셜다이닝 웹사이트로 ‘집밥’이 있다. 주최자는 마음대로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이야기 주제와 식사 자리를 제안하는 글을 올린다. 참가비는 최소 5000원으로 시작하며 참가비 20%는 집밥 웹사이트의 수수료로 책정된다. 참가자들은 가고 싶은 지역을 설정한 후 본인이 선호하는 글을 보고 참가신청을 하면 된다.

식사를 넘어 여러 문화의 세계로

 소셜다이닝을 단지 식사 모임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실제 소셜다이닝 ‘집밥’ 웹사이트를 보면 ▲요리/음식 ▲활동/놀이 ▲지식/배움 ▲만남/연애 ▲봉사/나눔 ▲공예/DIY(가구인테리어) ▲문화/예술, ▲대화/일상 분야 모임들이 있다. 예를 들어 붓으로 배우는 캘리그라피, 칵테일 만들기, 바리스타 되기 등과 같이 평소에 체험하고 싶었던 문화 활동이 있다면 하루 체험 형식으로 짧게 배울 수 있다. 평소 바쁜 생활 탓에 하고 싶은 걸 못해 참기만 했던 나 자신. 앞으로 소셜다이닝을 통해 마음껏 분출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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