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많은 경험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라!
[기자가 만난 선배] 많은 경험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라!
  • 배수혁 기자
  • 승인 2015.08.31 15: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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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세관 휴대품과 관세행정관 김재훈(국제무역경제학부·95학번)

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코너에서는 부산경남본부세관에서 13년째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김재훈(국제무역경제학부·95학번) 동문을 만났다. 7년 이상 국제수사계 조사관으로 일을 하다 지금은 중앙동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여행자 휴대품 검사업무를 하고 있는 김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대학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본고사 준비가 싫었던 놀기 좋아하는 청년'
 내가 95학번이니 그 당시에는 본고사라는 것이 있었다. 그 때에 본고사를 따로 보는 대학은 주변에 부산대, 지금은 부경대이지만 당시 수산대 정도가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대학은 본고사를 보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었다. 그 때를 회상하던 김 동문은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엄청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능 이후에도 본고사를 또 준비해야 하는 것이 너무 싫었고 노는게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추억했다.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1학년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내일은 사랑',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드라마다. 수능이 막 끝난 학생들에게 캠퍼스 라이프라는 낭만을 제대로 꿈꾸게 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교 1학년 때에는 수업에 잘 빠지기도 하고 도서관이라고는 한 번도 안 갔었다. 지금과는 너무 다른 생활이라는 기자의 말에 김 동문은 "그 때는 IMF 이전이었고 선배들이 별 무리 없이 취업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없었다"며 "동기 중 상당수가 1학기 학사경고를 받고 교수님께 불려가기도 했다"고 웃음 지으며 말했다.

'자의반 타의반 단과대 학생장'
 대학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학생장으로 출마했던 일이다. 전역 후 복학을 하고 95학번에서 학부 학생장을 할 순번이 되었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김 동문은 "동기들 아무도 지원하지 않아서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동기들에게 내가 나갈테니 힘을 실어달라한뒤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과대 학생장도 아무도 출마하지 않아 결국 국제대 학생장까지 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이었던 당시 대학가에서 가장 큰 이슈는 '국립대학 등록금 인상문제'였다. 우리대학도 총장실 점거와 학생대표의 삭발식 등의 큰 반발을 가져왔다. 삭발식에 대해 김 동문은 "지금도 3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주고 곱슬머리를 스트레이트로 폈는데 하필이면 그 다음날 삭발식을 한다고 하더라"며 "결국 총장실 점거만으로 끝났지만 그 때는 여자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정말 삭발하기 싫었다"고 생생하게 회상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삭발식에 대한 일화는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가끔 회자된다고 한다.

세관 공무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래에 대해 고민 많던, 3학년'
 IMF이후 가장 많이 느낀 것이 주변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김 동문 또한 학생장 임기가 끝나고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김 동문은 "3학년 때 부터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교수님들의 강의에 흥미도 느끼고 4.5학점도 받아봤다"며 "그렇지만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더 많이 한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던 김 동문은 결국 세관에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김 동문은 체질상 술이 맞지 않는 점과 공무원 집안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 26세'
김 동문은 휴학을 결심하고 공무원 시험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정보를 얻어 실제로 합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했다. 그 후에는 하루를 5시에 시작해 학원 문을 닫은 11시까지 계속 공부를 했다. 시험 1달 전부터는 시험시간과 똑같이 문제를 풀고 쉬는 시간도 가겼다고 한다. 1년간 꾸준히 공부한 끝에 결국 9급 기업행정직과 관세직에 합격했다. 공부하던 시기에 대해 김 동문은 "더 공부를 해서 7급과 5급에 도전할까도 생각했지만 그 시간을 감당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한다면 잘못된 선택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관 직무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근무하는 김 동문
 세관 업무는 13년차에 접어든 김 동문이 아직 절반도 경험하지 못했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크게 수출입 통관, FTA관련 수출입업체 지원, 보세화물 업무, 여행자 휴대품 검사·통관 업무, 특별사법경찰업무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김 동문은 세관 경력의 절반 이상을 조사과에서 근무했다. 경찰처럼 수갑을 차고 밀수업자를 검거하고 구속시키는 업무를 말한다. 가장 기억나는 일은 2006년 100억원 가량의 가짜시계를 반입하려한 밀수업자를 검거한 사건이다. 밀수업자가 시계를 싣고 경부고속도로에 나타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몇 시간을 잠입하고 있다가 불심검문을 하고 그 자리에서 구속을 시켰다고 한다. 김 동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힘도 들었지만 이 사건이 KBS뉴스에 나오고 지인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았을 때의 보람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김 동문은 중앙동에 위치한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국내외 여행객들에 대한 휴대품 검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친 여정의 마무리에 짐을 검사받는 것이 불편할 여행객들을 이해하지만 심한 경우 욕설을 하는 여행객도 더러 있다. 그럴 때면 세관업무가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김 동문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 때도 많다"며 "내 가족, 나아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총기류, 마약류를 반입하지 못하게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는 김 동문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한다. 자신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처한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만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 동문은 "지금 돌이켜보면 대학 생활에 아쉬움이 참 많다"며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애를 해봤다면… 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앞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인생의 반려자를 잘 만나기 위해서는 연애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아르바이트나 대외활동도 많이 하면서 시간을 알차게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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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팬 2022-07-13 22:58:28
와 정말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