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토론, 머라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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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수혁 기자
  • 승인 2015.10.09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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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호 사회 이슈 ‘사법시험 존치’

막장토론, 머라카노

이 코너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 이슈에 대해 극명하게 갈린 두 입장을 가정하여 두 기자가 토론하는 기사입니다. 각 입장을 학우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 다소 과격한 표현과 가정은 기자의 의견이 아닌 설정이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305호 사회 이슈 '사법시험 존치' 찬찬히 되돌아보자

 고시 낙오생을 만들어 국가험인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기존의 사법시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09년 전국의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문을 열었다. 이로써 2017년을 끝으로 사법시험은 폐지된다. 로스쿨이 출범한지 7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돈스쿨',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폐지 2년을 앞둔 사법시험을 존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로스쿨을 유지하면서 보완해나가야 한다는 사법시험 폐지론과 사법시험을 존치하면서 로스쿨의 단점을 메워야 한다는 존치론이 맞서고 있다.

주요 쟁점
1. 전문성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더 좋은 제도는?
2. 현대판 음서제 vs 개인의 도덕성문제
3. 사회‧경제적 계층 간 연결 역할


정 기자 vs 배 기자의 막장토론

정 기자
"로스쿨은 짧고 부실한 교육으로 인해 직무능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매년 저하되고 있는 불확실한 장학금으로 인해 '돈스쿨'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입학과정에서의 불투명성도 문제다"

vs

배 기자
"로스쿨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사법고시의 폐해를 안고가는 것 보다 좋으며 더 다양한 학벌, 경제적 계층을 포함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다"

 

 

정 기자

현행 로스쿨 제도에서는 3년간 법조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이는 사법시험 제도에서 6~7년이 걸렸던 기간에 비해 짧다. 사법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법학사 4년을 졸업하거나 법학과목 35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년의 사법연수원 실무기간을 거친다. 그러나 로스쿨은 3년의 교육기간과 6개월의 실무교육을 받는다. 실제로 판사와 검사를 임요할 때 사법시험 출신은 선발 후 바로 직무에 투입하는 반면 로스쿨 출신은 각각 8개월, 1년의 교육기간을 가진다.


배 기자

실무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또한 로스쿨 출신에게도 일본처럼 변호사 시험 합격 후 1년의 체계적인 사법연수 교육의 기회를 준다면 해결될 것이다. 더욱이 로스쿨 교육을 통하면 보다 전문성 있는 법조인 양성이 가능해진다. 법률 시장이 세계화된 시점에서 법조인은 전문성과 다양성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쿨에서 심화교육을 받은 법조인이 잠재력을 발현해 특성화 교육의 유용성을 증명할 시간이 필요하다.


정 기자

유용성을 증명할 기회 이전에 공정성이 무너진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최근 국회의원, 고위관료의 자녀 법조인들이 취업특혜 의혹에 휘말려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로스쿨의 불투명한 입학 전형과 채용 과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사법시험은 성적 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집안이나 배경의 영향력에 의한 의혹에서는 자유로웠다. 로스쿨 지원자 평가 기준에서 면접이 40%나 차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때문에 사법시험을 함께 병행해야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이 발견될 때마다 효과적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


배 기자

음서제 논란은 로스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다. 지금껏 로스쿨은 입시의 불공정성이 제기되어 법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대학 선발기준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전공의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졸업 후 취업에 관한 사항은 졸업생을 취업시킬 권한을 가진 기득권의 도덕성을 비난해야 할 문제다. 올해부터는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

 

 

정 기자

▲ 25개교 로스쿨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음서제 논란 뿐만 아니라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로스쿨이 가진 문제점이다. 사법시험을 병행하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로스쿨은 향후 장학금 지급 규모를 약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사법시험보다 더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 25개 로스쿨 등록금 총액에서 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규모가 줄고 있다. 국공립 로스쿨은 30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았고 사립은 타 학부나 대학원생이 내는 학비를 끌어서 지급한다. 이런 실정에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가 의문이다.

 
배 기자

▲ 25개교 로스쿨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로스쿨이 오히려 더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층을 아우를 수 있다. 로스쿨 출신이 사법시험 출신보다 대학 전공이 다양하고, 특별전형과 장학금을 통해 경제적 취약 계층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실제로 같은 시기인 연수원 40~43기와 로스쿨 1~3기를 비교해보면 지방대 졸업자 비율, 비법학사 비율이 로스쿨이 더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비용의 경우는 로스쿨이 법과대학보다 등록금이 많더라도 장학금 비율이 훨씬 높다. 또한 1년에 평균 127명의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특별전형으로 선발되어 3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봤을 때 사법시험이 오히려 서민도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도록 만드는 제도가 아닌지 의심된다.


배수혁 기자
movingpassion23@gmail.com

사진1 : ▲사법시험 응시자 현황 및 선발인원 변화추이
사진2 : ▲국회에 제출된 '사법시험 존치'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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