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일체(海朴一體): 해양대가 전부라는 그! 박한일 총장을 만나다
해박일체(海朴一體): 해양대가 전부라는 그! 박한일 총장을 만나다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5.12.0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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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제6대 총장! 박한일 총장 인터뷰

 

 

▲ 학생들의 질문을 들고있는 박한일 총장

_77년에 발 디딘 아치섬에서 총장의 자리까지 오게 된 박한일 총장. 우리대학 제6대 총장으로 자리해온 그의 임기가 올해면 끝이 난다. ‘박한일에게 해양대란?’이라 묻는 기자에게 ‘어쩌면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내 전부’라 답한 그. 그가 총장으로 있던 4년 동안은 해양대가 박한일이고 박한일이 해양대였다. 그를 총장의 자리에서 떠나보내며 마지막 인터뷰를 이어본다.

 



Q. 우리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대학의 교수, 학장, 그리고 총장까지 오랜 시간을 해양대와 함께 했다. 이쯤 되면 한국해양대를 사랑한 남자라 칭할 수 있지 않은가? 여태까지 본 해양대는 어땠나?

_한국해양대를 사랑한 남자라(웃음). 벌써 4년 임기를 마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우리대학을 다닐 당시엔 캠퍼스의 낭만이라든지 다양한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건물도 해사대학관 하나뿐이었고 나무도 없어 삭막하기까지 했다. 배를 내리고 다른 대학을 보니 우리대학이 확실히 시설부분이나 낭만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교수가 되고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아름다운 섬 캠퍼스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모두 60~70년대 디자인의 노후한 건물이었다. 해양대가 특별하면서도 멋있는 대학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총장으로서 우리대학 재정확보를 위해 발전기금 250억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렇듯 발전기금을 모으는데 힘쓰는 이유와 성과는 어떤가?

_국가에서 내려오는 예산은 정해져 있어 새로운 사업 진행에는 제약이 많다. 그 예로 40년 숙원사업이었던 정문 건립을 들 수 있다. 이는 국가에서 예산 편성이 어렵고 해주더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중장기 사업이다. 또한 여러 심의를 거쳐 최종 편성해준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경우 대학 발전기금을 유동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정문뿐 아니라 70주년 기념관 착공식, 국제학술대회, 대학홍보기금 등 특히 학생들의 장학금 부분으로 많이 쓰였다. 실제 모금한 기금은 146억 정도이며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역대 총장 중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요즘 해운·조선 경기가 좋은 편이 아님에도 많은 동문들이 도와주신 점 감사를 표한다.

 



Q. 올해 70주년을 맞은 우리대학은 새 승선생활관이 들어설 제2캠퍼스 뿐 아니라 초량동의 다운타운 캠퍼스, 미음 산업단지의 서부산권 신캠퍼스 등 외부로 뻗어나가는 움직임을 많이 보였다. 이렇듯 교외 캠퍼스 사업에 주력한 이유가 궁금하다.

_섬 안에 위치한 우리대학이 아름답긴 하지만 접근성 부분은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외부 재교육으로 직장인을 수업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직장인 재교육 및 외국인 수업을 접근성이 좋은 곳에 진행하고자 함이 첫 번째 이유이다. 또한 서부산권 신캠퍼스 부지 주변에는 신공항과 첨단기업들이 들어 설 예정이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융화될 수 있도록 464억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 건물도 짓고, 몇몇 학과도 옮겨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진해 해군사관학교 안에도 건물을 확보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대학이 섬 안에만 갇혀있지 않고 뻗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지난 인터뷰에서는 국립대 법인화와 학과통폐합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최근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는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아닐까 싶다.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비롯한 외부 압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또한 우리대학이 B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_솔직히 A등급을 받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와 비슷한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대학의 경우 B등급을 받음으로써 4%의 정원감축이 불가피해졌지만 국제대나 공대 일부 학과가 축소되고 해사대로 옮겨간 것이 감축으로 인정받았다. 사실상 정원 감축은 없으며 오히려 전체적인 인원은 늘어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편이다. 만약 C, D등급을 받는 심각한 상황에는 인원을 대폭 감원해 학과를 없애야 한다. 그럴 경우 내부적 갈등도 불가피해질 텐데 진통 없이 무사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대학구조개혁은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니 불가피한 일이다. 평가에서 우수한 대학은 적게 줄이고 아닌 대학은 많이 줄이는 형식으로 말이다. 어쩌면 이제는 서바이벌 게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에는 B등급으로 잘 넘어갔지만 다가오는 18, 21년도 평가에 대해서는 대학구성원들이 합심해 잘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Q. 차기 총장에게 바라는 점이나 우리대학에 남은 과제에 대해 당부할 말이 있나?

_전체적인 건물의 노후화 문제와 인프라 구축에 부족한 점이 많다. 학생회관인 예섬관과 다솜관은 너무 낡은데다가 강당, 체육관도 작고 부실하다. 이에 우리대학 구성원들을 위한 공간을 여전히 많이 만들어가야 하고 개선해야 한다. 학생, 교수, 교직원의 복지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에서 뒤지지 않고 살아남는 해양대만의 경쟁력이 있어야한다. 무엇보다도 부산 내에 국한 되지 않고 국제적으로 뻗어나가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Q. 본인에게 총장으로서 지낸 지난 4년에 점수를 매긴다면?

_높게 불러도 낮게 불러도 민망한 것 같다. 그래도 매겨보자면 에이마이너(A-) 정도이지 싶다. 학교가 외형적으로 많이 개선되었고 청렴도 2위, 중앙일보 대학평가 등 우리대학에 대한 평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조심스레 ‘A-’라는 점수를 줘본다.

 

 

<총장님께 묻는다!>

_  총장님과 학생들 간의 소통을 위해 어울림관 1층에서 ‘총장님께 묻는다!’가 진행되었다. 일주일간(11/5~13) 아치인의 참여로 가득 채워진 포스트잇의 질문을 추리고 추려 지면에 소개하고자 한다.
   (미처 지면에 담지 못한 건의사항과 질문들도 모두 총장님께 전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Q. 임기동안 우리대학의 교육에 대해 아쉬웠던 점이 있는가?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_  총장에 취임하면서 ‘소원을 말해봐’라고 포스트잇에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받은 적이 있다. 여러 요구사항들이 많았고 실제로 학내 Wi-fi설치 등의 해결이 있기도 했다. 학생들이 좋아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총장으로서 학생들과 자주 대화하고, 소통하고 싶었는데 외부 활동으로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그야말로 지구촌 시대다. 생각을 섬에 가두지 않고 국제적인 활동을 목표로 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영어를 배워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 견문을 넓혀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심성이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삐뚤어진 사람이라면 길게 승리할 수 없다.

Q. 아치잔디공원(구 중앙운동장)은 평소에 잘 개방하지 않으면서 동문회 행사나 70주년 행사에만 개방을 했다. 그렇게만 사용하기에는 상실되는 가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학생들은 배제된 처사가 아니었나?
_  처음 아치잔디공원을 조성한 이유는 황폐한 흙바닥을 푸른 잔디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업하는 건물 안인데, 흙먼지가 날리는 운동장 대신 학생들이 담소를 나누는 휴식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잔디도 식물인지라 공을 차고 뛰어 다니면 살 수가 없다. 불가피하게 제한하게 된 점은 아쉽다. 하지만 공을 차는 등의 격한 운동 외에 간소한 행사나 휴식을 취하는 정도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두 달에 한 번 잔디밭 위에서 학생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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