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학술] 심해저의 노다지를 끌어올려라!!
[해양학술] 심해저의 노다지를 끌어올려라!!
  • 김기섭 기자
  • 승인 2016.02.27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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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간단괴와 양광시스템

 해양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육상 광물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돼 2023년께 육상 자원보다 심해저 광물자원을 활용한 기술이 경제성을 갖출 것이라는 게 국제적인 시장분석결과”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자원 수급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상황을 고려해, 해양 경제영토 확장 및 미래자원의 장기 안정적 공급원 확보라는 측면에서 '심해저 광물자원개발사업’을 국가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 광물자원에 대한 관심도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수심 5천 미터 이하의 심해저에서 망간단괴를 대량으로 채광 가능한 양광시스템을 하였다. 이는는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상용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다 밑 검은 노다지 망간단괴란?


 망간단괴는 수심 3천~5천 미터에 주로 분포하는 광물자원으로 상어이빨이나 뼈, 작은 결정 등이 핵을 이루고 그 주위로 여러 가지 금속 산화물들이 침전하여 형성된다. 이는 니켈·코발트·구리 등 첨단산업 기초소재로 활용하는 전략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바다 밑 검은 노다지’로도 불린다. 망간단괴의 또 다른 특징은 부존량이 풍부하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현재 막대한 양의 망간단괴가 태평양을 포함한 전 세계의 대양저 및 호수의 바닥에 부존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보유한 독점광구인 클라리온-클리퍼톤(C-C) 해역(하와이 동남쪽 2000㎞ 지점)에서만 자그마치 약 5억 6천만 톤의 망간단괴가 부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300만 톤 씩 100년 이상을 채광할 수 있는 양이다.

 

▲ 망간단괴

대량채광으로 상용화의 길을 제시한 양광시스템

 ‘심해저 망간단괴 개발’은 ▲탐사 ▲채광 ▲수송 ▲제련 4단계의 과정을 갖춘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 중에서도 채광은 네 단계 중에서도 핵심적인 과정이다. 이는 다시 순서상 ①집광시스템 ②양광시스템 ③채광선 세 단계로 분리된다. 단순하게 보면 심해저에서 집광(채집)한 망간단괴를 채광선 위로 양광(이송)하는 시스템이라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잠시 ②양광시스템에 주목하자면, 지난 1월 해양수산부는 언론을 통해 ‘채집한 망간단괴를 파이프로 수면 위의 채광선까지 이송하기 위한 시스템’인 양광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양광 시스템의 개발은 세계 최초로 망간단괴 개발 상용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이전에는 작은 채집선을 통해 망간단괴를 일부 채집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젠 양광시스템의 개발로 대량 채광이 가능하게 되었다.

 

▲심해저 광물채광시스템 개념도

다각적 시스템이 공동작용하는 양광시스템


1. 수력펌핑양광시스템

 양광시스템을 하나의 큰 시스템이라고 본다면 ▲수력펌핑양광시스템 ▲공기양광시스템의 펌핑시스템 ▲버퍼시스템 등의 시스템은 그것을 구성하는 부분적 시스템이다. 그 중 수력펌핑양광시스템은 양광관을 심해저로 내려 보내고 관에 붙어있는 수중펌프를 통해 집광한 망간단괴들을 해수와 함께 선상으로 양광하는 시스템이다.


2. 공기양광시스템 

 공기양광시스템은 공기흡입관을 통해 압축 공기를 양광관 중간에 주입하여 망간단괴와 해수가 들어있는 양광관 내부의 압력를 양광관 밖의 압력보다 낮게 만들어 압력차를 통한 상승류를 이용하여 망간단괴를 선상으로 양광하는 시스템이다.

3. 버퍼시스템 

  버퍼시스템은 일반적으로 20t에서 300t까지 이르는 실린더 형태의 거대한 용기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이 거대한 용기는 집광장치에 채집된 망간단괴들을 한시적으로 저장하는 ‘중간저장소’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공급량을 적절한 속도로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선상으로 이송한다.

  해양수산부는 작년 12월 포항시 인근 해역에서 양광시스템과 관련한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했다. 이 시험은 심해저에서 ‘버퍼시스템’을 수심 500m에 설치한 후 ‘양광펌프’와 파이프 형태의 구조물인 ‘양광라이저’를 이용해 버퍼시스템에 저장된 망간단괴를 선상으로 이송하는 시험이었다. 버퍼시스템과 더불어 망간단괴를 선상으로 올리는 ‘양광펌프’ 기술도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실증시험을 성공한 기술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지상범 책임연구원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양광 펌프기술을 개발 및 실험하고 있지만 망간단괴를 배 위로 끌어올린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고 밝힌 바 있다.

 

▲양광관과 양광펌프
▲ 버퍼시스템

 

 

 

 

 

 

 

 

 

양광 기술개발 상용화가 불러올 막대한 파급효과


 우리나라는 이번 양광시스템의 개발 및 실증시험으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시작한지 20여년 만에 사업의 상용화를 위한 채광핵심기술을 확보하였고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의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망간단괴 개발기술 상용화를 선도할 수 있는 큰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평가했다. 해양수산부 해양 정책국은 지난 2002년 보도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가 독점한 C-C 해역에서 상업생산이 본격화 될 시 매년 300만 톤 씩 100년 이상 채광이 가능할 것이라 보았다. 이를 통해 구리, 니켈, 코발트 및 망간 등의 주요 금속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됨으로써 연간 2조원 이상의 수입대체 및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 연영진 해양정책실장은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은 극한 환경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라며 “이번 시험 성공으로 광물자원 상용화 개발 기술 전환이 가능해져 조선·해양플랜트 등 분야의 극한 기술 응용에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남은 숙제는

 망간단괴의 상업생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양광시스템의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제련(광석을 녹여서 함유한 금속을 분리ㆍ추출하여 정제하는 일) 기술 개발까지 함께 추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망간단괴의 제련에 대해 제안되고 있는 망간단괴 처리법 중 실용화가 유망한 방법은 크게 ▲용련 침출법, ▲배소 침출법, ▲직접 침출법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망간단괴가 함수율이 높은 저품위 복합광물(필요한 성분의 함량이 낮은 광석)이기에 이러한 습식 처리(전기 분해나 화학적 방법으로 금속을 액체에 녹아 나오게 하여 광석을 정련하는 과정)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제련연구는 주로 유가금속의 고회수에 중점을 두어 수행하여 왔다면 앞으로는 이와 더불어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절약 공정의 개발, 제련폐기물의 극소화 및 재활용 방안 그리고 망간의 경제적인 회수방법 등을 고려한 기술개발이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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