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와삭바삭 문화를 먹다!
[문화] 와삭바삭 문화를 먹다!
  • 이창현 수습기자
  • 승인 2016.02.29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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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 오감을 자극하는 ‘스낵컬처’라는 놈이 나타났다”

_덕선이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자마자 오늘 나온 웹툰을 보며 소소한 행복을 즐긴다. 학교 수업시간... 덕선이는 책상 아래 스마트폰으로 웹소설을 보고 낄낄 웃으며 시간을 보낸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 카드뉴스를 읽는다. 덕선이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 스마트폰 덕분에 재밌었던 하루다. 덕선이가 즐긴 웹툰, 웹소설, 카드뉴스 모두가 스낵컬처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 스낵컬처! 생소하고 낯선 단어다. ‘스낵컬처’란 과자를 뜻하는 ‘스낵(Snack)’과 문화를 뜻하는 ‘컬처(Culture)’가 합성된 단어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모두를 일컫는 소비 트렌드다. 어디서나 짬 나는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과자처럼 문화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간식이 아니다, 메인요리가 되어버린 스낵컬처”

_스낵컬처는 우리 일상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웹툰&웹소설, 웹드라마, 웹예능, 모바일 영화, 인터넷 방송, 카드뉴스 등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모든 문화를 스낵컬처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광고시장까지 바람을 일으키면서 사회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문화를 누리기 위해 시간은 물론 높은 비용까지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짧은 시간,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찾는 현대인들에게 더 이상 과거에 문화를 즐기던 방식은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스낵컬처로 문화 트렌드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스마트폰이 매우 대중화되어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낵컬처는 스마트폰을 통해 바쁘고 지쳐있는 현대인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든 스낵컬처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바쁜 생활 속 힘이 되는 에너지’일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편향적 문화’일지는 스낵컬처를 받아들이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20대 남녀 91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실시한 ‘모바일 및 콘텐츠 이용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동영상 및 그림, 일러스트 46%, 텍스트와 사진 및 움짤 42.4% 등 모든 유형에서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오직 재미만을 추구하는 현실에 걱정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이에 정지혁(해사IT공학부·15) 학생은 “주변에 친구들만 봐도 재미있는 영상만 보고 정말 필요한 정보인 뉴스 같은 것은 눈길도 안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홍준(해사수송과학부·15) 학생은 “재미를 위한 요소도 많지만 ‘TED 강연'처럼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인생에 도움 되는 강의를 볼 수 있어 인생의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스낵컬처의 종류

부산 : 우리지역 ‘스낵컬처’ 활동들을 소개한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는 어떨까?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든다! [웹툰작가 박종찬]

 

▲웹툰을 그리는 장비 ‘신티크(Cintig)'를 사용하는 박종찬 작가

_드라마, 영화까지도 점령했다! 웹툰 전성시대! 신인 박종찬 작가를 직접 만나기 위해 부산지역 콘텐츠 분야 창작·창업자를 위해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코리아 랩을 찾아갔다. 랩에 입주해서 활동하고 있는 박 작가는 14년도에 「갈매기 2014」라는 웹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두 개의 작품을 연재한 신인 작가다. 스낵컬처의 대표적인 종류 중 하나인 웹툰은 100% 생산자의 능력에 달려있는 창작물이다. “생산자 입장에서 스낵컬처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 작가는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다고 했다. “꼭 수입을 위해 웹툰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웹툰을 공짜로 보고 있는 소비자들이 생산자의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소비자가 보는 웹툰은 한순간이지만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일주일을 투자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끝으로 생산자 입장에서 소비자들이 스낵컬처를 수용하는 방법에 대해 박 작가는 “결국은 학생들(수용자)에게 달려있다”며 “웹툰 작가들은 사람들이 웹툰을 보고 웃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용자에 따라 나쁘게 혹은 좋게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당하게 조절하는 것은 생산자의 역할이 아니라 수용자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라면 끓이는 시간이 아깝다! [72초 TV ‘부산경찰편’]

▲[72초TV] 성지환 대표와 부산경찰 SNS팀(맨 왼쪽이 성지환 대표)

_라면도 끓일 수 없는 짧은 시간! 짧고 강력한 메시지와 재미를 전달한다! [72초 TV] 성지환 대표와 부산경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 장재이 경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부산경찰과 [72초 TV]의 콜라보는 작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 경사는 홍보활동을 하던 중 성 대표에게 연락해 “[72초 TV] 콘텐츠를 패러디해도 되는지, 아니면 혹시 같이 작업해줄 수 있는지”를 제안했다고 한다. 부산경찰의 SNS 활동을 직접 본 적이 없었던 성 대표는 제안을 받은 후에서야 직접 확인했는데 ‘너무 잘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후 바로 부산으로 내려와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4대악 근절」을 주제로 한 <누군가 앞에 있는 엉디를 만짔다>와 <잠복근무>라는 두 편의 모바일 드라마가 탄생하게 된다. 앞으로도 부산경찰은 ‘성폭력’과 ‘불량식품’에 이어 4대악 근절을 주제로 테마에 맞는 에피소드를 담은 모바일 드라마를 공개할 예정이다. “생산자 입장에서 스낵컬처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성 대표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짧은 시간에도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형성된 새로운 시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존 거대 미디어 매체 때문에 시장에 끼기 힘들었던 소규모 동영상 생산자들이 시장을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규모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본인들의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이 환경은 거대 미디어 매체에 갇혀있던 생각들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즉 소소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개개인의 이야기도 들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소비자들이 스낵컬처를 수용하는 방법에 대해 성 대표는 “더 이상 제작자가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결정할 수 없는 시대다”고 말했다. 생산은 제작자가 하더라도 제작자의 의도 와 관계없이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고 책임을 진다는 말이다. 제작자로서는 “각자 환경에 맞고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즐긴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낵컬처의 운명은?...

_스낵컬처를 만드는 사람들은 단지 소비자들이 즐거워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스낵컬처에 대해 반감을 가지든, 그것을 즐기든 결국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수용자의 몫이다. ‘스낵컬처’를 누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녀석’의 운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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